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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감상글] Don't Worry Darling (돈 워리 달링, 2022)

by 김곧글 Kim Godgul 2022. 12. 17. 14:50

 




얼핏 영화 포스터만 보면 로맨스 장르를 기대하게 만든다. 극중 초반까지는 기대되는 대로 관객을 만족시켜준다. 남부럽지 않게 행복한 신혼부부의 모습.


관객은 시대적 배경이 현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보게 된다. 딱히 시대적 배경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관객은 출연하는 인물들의 의상과 승용차와 주거지와 실내를 둘러보면서 대충 어느 시대인지 예상해볼 수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1950~60년대로 예상해봤다. 


마치 미국 사막의 어떤 지역에 매우 잘 계획된 소도시, 동네 사람들이 죄다 같은 직장에 다닌다는 설정. 그 직장의 업무는 매우 극비사항이고 대의를 위한다는 느낌. 예전에 미국의 유명한 TV 시리즈 ‘환상특급(Twilight Zone)’ 또는 예전의 SF 관련 Pulp 잡지에 기고된 SF 단편 소설 또는 만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친숙하고 반가운 클래식 설정이다. 이런 설정은 영미 작품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에서는 (이런 장르에 익숙한 팬들을 제외하고) 대중적으로는 인기가 없는 설정인 편이다. 


대부분의 이런 설정은 십중팔구, 정부 산하 비밀 기관에서 외계인과 함께 인류를 위협할 치명적인 비밀 병기 개발, 핵무기 개발, 타임머신, 공간이동, 초능력... 등등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경우가 있었다.


이 영화는 관객이 익숙하게 상상하는 그런 것에 대한 변주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느낌을 줄 뿐, 그것이 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아마도 감독이 여성(Olivia Wilde)이라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몰라도 필자의 생각에 과거의 작품들에서 익숙했던 그런 설정을 활용하여 ‘여성을 사회 관습적으로 탄탄하게 조직적으로 지배하는 남성중심의 사회체계’에 대응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주인공 ‘앨리스(Florence Pugh 분)’는 이상한 나라에 떨궈진 앨리스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상한 나라는 매우 탄탄하고 비밀스럽게 오랫동안 잘 유지되고 있었던 남성중심의 세계인 셈이고 앨리스는 다른 일반적인 여성들(실체를 깨닫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거나 그냥 체념하고 현실에 안주하거나)와 차별되게 이상한 나라를 의심하고 탈출하려고 고군분투한다.


영미문화권의 명작 영화나 소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느낌의 이야기이다. 그것을 젊은 신혼 부부 특히 여성에게 포커스를 맞춰서 만들었다는 점이 기존과는 차별되는 요소라고 볼 수 있겠다. 


무릇 작금의 전 세계 열성 여성팬들로부터 인기도를 따진다면 ‘티모시 샬라메(Timothee Chalamet)’와 용쟁호투라고 볼 수도 있는 외모와 배경(영미 문화권 출신 백인이라는 배경) 엔터테인먼트 재능의 능력자 ‘해리 스타일(Harry Styles)’이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젊은 여성 관객이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하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내용은 결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던 셈이다. 아무튼 해리 스타일의 연기력도 점점 향상되고 있다. 한때 비슷한 동시대에 동료였었던 (또한 잠깐 청춘의 연인이기도 했던), 이제는 영화까지 찍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연출력이 발전하는 것도 보게 되면서 격세지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테일러 스위프트가 연출하는 영화 또는 뮤직비디오에 해리 스타일이 출연할 수도 있겠다는 예상도 해본다.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감상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위에서 장황하게 설명한 이야기(관객의 취향을 탐)도 있지만, 행여나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도가 깊지 않더라도 여주인공을 연기한 플로렌스 퓨(Florence Pugh)의 연기로 인해 몰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주인공의 연기력에 빠져들어서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감상했다.


2022년 12월 17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