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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라이크 크레이지 (Like Crazy, 2011)

by 김곧글 Kim Godgul 2013. 4. 10. 18:01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제니퍼 로렌스' 때문이다. '헝거 게임' 이전에 출연했던 작품이다. 어떤 배우가 인상적이었다면 이전 작품을 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조연이어서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비록 짧지만 팬들에겐 좋은 인상이 남겨질 정도로 배우의 분위기는 괜찮았다.      

  

그건 그렇고, 이 영화는 두 남녀 연인의 소박하고 진실되고 리얼한 현대 청춘 러브스토리다. 소박하다는 것은 두 연인의 거의 첫사랑이 어떻게 위기를 맞이하고 비록 동화처럼 철저하게 환상적이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사랑의 시냇물이 흘러야 하는 곳으로 흘러가서 결혼생활이라는 강물에 진입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고, 진실되다,라는 뜻은 두 연인의 사랑이 비록 순탄치는 않았을지라도 거짓이 아닌 진실된 마음의 요동이었다는 의미에서 그렇고, 리얼하다는 뜻은 과정이나 결과가 어찌되었든 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히 서구문화권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러브스토리라고 생각되는 의미에서 그렇다.

  

로멘틱 코메디는 아니고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이런 분위기의 러브스토리는 몇 년에 한 편 정도 나올까말까 할 것이다. 일본이라면 좀더 많이 출시되겠지만 말이다. 요즘 한국사람이 보기에도 신파적인 느낌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30, 40대 장년층이 몇십년 전 추억을 되새기며 즐길 수 있는 영화일 정도로 고질적인 신파는 아니다. 순수하게 살아가고 있는 어떤 젊은 현대인의 러브스토리 쯤 될 것이다. 

  

굴곡있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두 연인이 대학졸업 쯤에 사랑을 싹티우고 사회에 나가 직업을 구하고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해나가면서 사랑을 키워나가려는데 두 연인이 더 높은 사랑의 완성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흔하지 않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그것은 여주인공은 영국인인데 사랑에 깊이 빠져있다가 비자만료기간을 오버하고 체류했는데, 그 때문에 영국에 갔다가 미국에 재입국할 때 거부당하기도 하고, 법적인 혼인신고를 거부당하기도 한다. 본의 아니게 견우와 직녀 같은 신세가 된 두 연인들, 먼 옛날 견우와 직녀가 실제로 어떻게 외로움을 이겨냈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이 영화의 두 연인은 치열하고 고단한 현대생활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멀리 떨어져 사는 지경에 팔팔 끓어올랐던 사랑도 식어가고 결국 각자 다른 연인과 어느 정도 충동적인 선택도 아니지 않은 사랑을 하게 된다. (참고로, 이때 남주인공이 잠깐 사귄 여자가 제니퍼 로렌스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렇게 끝나면 러브스토리가 아닐 것이다. 비자문제가 해결되면서 끊어질 듯 말듯 했던 두 연인의 심장을 연결한 줄이 어느 순간 살아나고, 여주인공은 새로 사귄 남친이 겉모습은 모델수준이지만 여러 모로 남주인공에게서 느꼈던 좋은 감정의 깊이감을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남주인공한테 다가간다.      

  

보통 한국관객이 좋아하는 러브스토리는 아닐 것이다. 국내에서 대박났던 영화, 드라마를 떠올려봤을 때 그렇다는 예기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에 대도시에 사는 젊은이들은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닮은 점이 많은 편이다. 비록 젊은 미국인과 영국인의 순수하고 소박한 러브스토리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2013년 4월 10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