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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 쇼 2014 (Victoria's Secret Fashion Show 2014)

by 김곧글 Kim Godgul 2014. 12. 14. 12:14

  


필자가 처음으로 '빅토리아 시크릿' 이라는 미국에서 꽤 유명한 속옷 전문 회사가 있다는 것을 들은 것은 8년 정도 전이었다. 미국 LA에 여행 겸 몇 달 동안 헝그리하게 살아본 적이 있는데, 그때 옆방 사는 청년의 여자 친구가 '자바 지역'(LA에서 많은 한인들이 옷장사를 하는 지역으로 한국으로 치면 규모가 아주 작은 동대문 상가 같은 느낌. 그 지역을 두리뭉실하게 '자바'라고 부른다고 들었다)에서 의류 디자이너로 일했는데 그래서 그 업종에 대해 좀 알고 있던 그 청년과 함께, 야자수 꼭대기로 기어올라가는 팔뚝만한 다람쥐가 더 이상 놀랍지 않고 귀뚜라미들 합창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는 어느 늦여름 밤, 파라솔에 앉아 캔맥주를 마시며 문뜩 필자가 '속옷 전문 인터넷 쇼핑몰을 하면 잘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을 때 그 지인이 단박에 미국에는 '빅토리아 시크릿'이 있다며 '아서라'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처음으로 '빅토리아 시크릿'을 알게 됐다.

  

그 이후로는 내 인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영역이었는데 최근 들어 어떤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Victoria's Secret Fashion Show, 이하 '빅시쇼')를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노래하는 영상들을 유튜브로 보던 중에 '빅시쇼 2013'에 초대가수로 출연했다는 것을 알았고 좀더 화질이 좋은 동영상을 다운받아서 보면서 빅시쇼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빅시쇼 2013'을 처음 봤을 때는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못 봤다. 어떤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필자가 여자들의 속옷 드레스를 디테일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훈련된 동종업계 종사자도 아니고 속옷 오타쿠 매니아도 아니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쉬어가며 다 보고, 어느 부분만을 골라서 다시 보고 했었는데, 그런식으로 낯선 것에 익숙해졌던 것일까? '이것은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 했던 새로운 미(Beauty)의 세계다'라는 생각에 이르렀고, 며칠 전에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2014' 동영상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서 봤는데 중간에 멈추지 않고 한 번에 다 봤다. 세상에는 감상할만한 동영상이 많이 있고 그 대부분은 영화, TV드라마, 다큐, TV오락프로, 음악쇼,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등등인데 '빅시쇼'는 형식적으로 살펴봐도 이들과 다른 모습이다. 즉 대중예술적인 아름다움의 영역의 새로운 무엇이다.


다시 말해서, 패션 전문가들이나 동종업계 관련자들과 매니아들이 매우 몰입해서 볼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그 어떤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즐기기에 쉽지 않은 세상의 수많은 패션쇼들 중에서 유일하게 빅시쇼는 대중적으로 폭넓게 그 어떤 아름다운 미의 영역의 감흥을 제공한 차별성과 공적을 느낄 수 있는 패션쇼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단일 패션쇼가 40분 동안 CBS 같은 거대한 공중파 방송으로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경우는 아마도 전 세계를 통틀어 빅시쇼가 유일할 터인데 그만큼 대중적으로 폭 넓은 관심 또는 사랑을 받는 흥행성도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빅시쇼를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올해 2014년 빅시쇼를 보면 화려하고 정교한 무대연출, 아름다운 의상과 모델들의 환상적인 어우러짐, 당대 톱가수의 공연을 보면 충분히 제작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여담이자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의 수많은 젊은층 남녀들도, 비록 빅시쇼를 전혀 모르고 구입해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간접적으로 빅시쇼의 영향권 내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현시대 국내 수많은 젊은층 남녀들이 스마트폰으로 무료한 시간 떼우기 용으로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는 판타지 캐주얼 장르가 대부분이고 그곳에 나오는 여자 캐릭터들이 입고 있는 의상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빅시쇼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외출용 속옷(?)' 의상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꼭 국내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 세계에서 제작될 판타지 게임에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에 입혀질 의상을 디자인할 때 빅시쇼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2014년 빅시쇼를 보면 더욱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거의 교과서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빅시쇼를 보게 된 것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와 그의 절친 '칼리 클로스(Karlie Kloss)'가 출연했기 때문이지만, 단순히 화려하고 특별한 형식의 패션쇼를 넘어서 새로운 미적인 감흥을 창출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픽시쇼의 미래가 기대된다. 앞으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년 감상하게 될 것 같다.


빅시쇼는 단순히 속옷 브랜드의 홍보 이벤트 쇼가 아니다. 수년 전에 시작은 그랬을지 몰라도, 여전히 자사 제품의 홍보는 어쩔 수 없지만, 빅시쇼를 감상하는 동안에는 새로운 미학적인 감흥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새롭고 흥미롭다.


현대인은 각자 매료되는 어떤 쇼가 있다. 영화 쇼, 음악 쇼, TV 프로그램 쇼, 자동차 쇼, IT 인터넷 쇼, 애플 쇼, 키덜트 제품 쇼, 프로야구, 유럽축구, 메이저리그, 프로농구,... 필자에게 픽시쇼는 매년 기대되는 톱10 쇼 중에 하나가 되었다.


추가로, '빅시쇼 2014' 2013에 비하여 향상된 점은 오프닝 무대 섹션이 새로 생겼는데 처음부터 관객의 혼을 빼놓을 정도로 압권이다. 2013에서는 초대가수가 곧바로 오프닝을 했었었다. 그리고 무대 장치와 조명이 더욱 더 현란해지고 정교해지고 판타스릭해지고 예술적이게 되었다. 게다가 카메라 시점과 워크도 좀더 다양해지고 좋아졌다. 기회가 되면 고화질로 구해서 감상하기를 바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오프닝



Dream Girls with Taylor Swift



Exotic Traveler with Ed Sheeran



University of Pink with Ariana Grande



Fairy Tale with Hozier



Finale with Taylor Swift




아래 사진들은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 쇼 2014' 사진들이다.  



참고로 덧붙여 쓰여진 문자는 곧나모(Godnamo) 문자로 쓴 영어인데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읽을 수 있다. 


관련글:  곧나모(Godnamo) :: 알파벳(로마자, for Roman Alphabet)

  


2014년 12월 14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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