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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메이즈 러너(The Maze Runner, 2014)

by 김곧글 Kim Godgul 2014. 12. 4. 19:16



스토리와 메시지는 흔히 예상되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관객에게 긴장감과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유도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롭게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헐리우드 영화에는 심심찮게 이런 소재의 영화가 발표된다. 어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폐쇄공간 속에 주인공과 사람들을 가둬놓고 그곳을 죽기살기로 탈출하게 하는 이야기, 마치 새장 속을 탈출하는 새들처럼, 생각해보면 가끔 심심찮게 등장하는 감옥탈출 이야기의 현대적 변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메시지적으로 봤을 때 기존질서체계의 틀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라는 메시지가 표현되어 있는데 이것도 서구문학 또는 헐리우드 영화에서 심심찮게 자주 사용하는 메시지이다.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설령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하라고 말하는 사회문화적인 공공가치관이다. 이런 정신이 과거에 유럽에서는 대항해시대를 낳았고, 미국에서는 서부개척시대를 낳았을 것이다. 물론, 제국주의로 발전했고 수많은 원주민이 죽었고 그들의 고유문화가 파괴되는 안 좋은 측면도 있었지만, 어쨌튼 서구인들의 입장에서는 발전하고 풍족해지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현재는 달과 화성으로 우주로 나아가 개척정신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정신이 이 영화에도 들어있는 '기존의 안락한 체계에 안주하고 말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 기꺼히 위험을 감수하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메시지는 익숙하지만 이야기는 나름 신선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잘 만들었다. 물론 지구의 미래에 어떤 조직의 서바이벌 테스트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단지 서바이벌 테스트를 위해서 어마어마한 비용을 투자한다는 설정이 비현실적이다) 감상하는 동안에 빠져들어서 볼 수 있었다. 어떤 관객은 만화 같고 유치한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문화적인 가치관과 관련하여 현실세계를 은유하는 측면도 있고 나름 괜찮게 봤다.  

  

끝에 보니까 시리즈로 나올 것 같은데 이미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 상황에서 그렇게 막 기대되지는 않는데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나올지 그게 더 궁금해진다. 소설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설마 그 조직의 배후에 외계인이 있다는 황당한 이야기는 아니기를 바란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외계인이 개입되었다는 설정은 한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배후에 재벌가계가 있다는 설정, 또는 사극에서 평민이 왕족과 연결되어있다는 설정만큼 흔하기 때문에 식상하다. 물론 각 국가의 관객들이 재미있어하는 편이니까 꾸준히 사용되는 설정이긴 할 것이다.^^;

  

  

2014년 12월 4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