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영양소
질서는 하늘이 지배하고
무질서는 땅속이 지배한다
질서도 없고 무질서도 없는 곳에서 살 수 없을까?
질서도 없고 무질서도 없는 곳은 없다
절충해야지, 인간 세상에 태어난 이상 별 수 없다
하늘은 무질서를 용인하고
땅속은 질서를 용인한다
하늘도 없고 땅도 없는 곳에서 살 수 없을까?
하늘도 없고 땅도 없는 곳은 없다
무한한 공간이 있을 뿐, 인간 세상에 태어난 이상 낸 들 별 수 있나
무한은 유한을 필요로 하고
유한은 무한을 필요로 한다
무한과 유한이 균등한 곳에서 살 수 없을까?
시간의 수유로 태어난 존재는 유한할 운명을 타고 난다.
변화가 있을 뿐, 인간 세상에 태어난 이상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다
사랑은 사랑을 낳고
사랑 속에 사랑이 들어있고
사랑 밖에 사랑이 감싸고 있다
사랑 따윈 개나 줘버려, 라고 말하는 자는 사랑에 목마른 자
그는 하늘과 땅을 헤메며
질서와 무질서를 무한과 유한으로 반죽해서
현실을 만들어낸다
사랑은 현실을 잡아먹어 소화해버릴 수 있어도
현실은 사랑을 잡아먹을 수 없다
현실은 소화되어 영양소가 흡수되면 똥이 되어 배설될 수 있지만
사랑은 아무리 어떻게 해도 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순수한 사랑은 전체가 순수한 영양소다
2009년 05월 05일 김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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