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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우주를 '무한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

by 김곧글 Kim Godgul 2010. 3. 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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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크기가 상상하기 힘들 만큼 너무 커서 '무한하다'고 할 수 있지만,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현대 과학기술로는 현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도, 이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령,우주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관측 또는 계산된다 하더라도 인간이 우주의 끝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또한 우주를 탈출해서 우주 밖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만약 나이를 먹지 않고 항상 현재인 인간이 빛의 속도로 무한히 날아갈 수 있는 로켓(빛보다 빠른 것은 없으므로)을 타고 우주의 끝을 향해 여유롭게 날아간다 하더라도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현 우주의 예상되는 나이 130억년을 훨씬 웃도는 시간을 날아가도 결과는 동일하다. 신비, 판타지, 철학이 아닌 과학으로는 결코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우주를 '무한하다'고 말할 수 있다.

빛의 속도로 무한히 날 수 있고 나이를 먹지 않는 인간이 탑승하고 날아가는데도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없는 이유는 이렇다. 가령, 지구를 탈출하려면 지구가 끌어당기는 인력, 즉 중력의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열나게 날아가야만 지구의 끝(대기가 존재하는 곳까지를 지구의 끝이라고 말할 수 있다)에 도달할 수 있고 마침내 지구를 이탈할 수 있다. 로켓의 추진력은 중력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를 벗어날 수 없다. 왠만한 항공기의 제트 엔진으로는 설사 지면과 수직방향으로 날아간다하더라고 지구의 끝에 도달할 수 없고 지구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지구 중력을 이겨낼 힘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지구는 공같은 구체(sphere)이지만 우주 전체는 구체가 아니다. 또한 지구의 중심, 중력의 중심은 거의 관측할 수 있지만 우주의 중심, 온 우주의 중력의 중심을 관측할 수는 없다. 어쩌면 그 이유가 만유의 인력 또는 중력의 정체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따라서 온 우주는 지구처럼 한 방향으로 중력이 작용하지 않아서 중력의 반대방향을 찾아낼 수 없다. 즉, 우리의 우주선이 우주 전체의 중력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날아야하는데 우주 전체의 중력방향을 현대 과학으로는 관측할 수 없어서 불가능하단 뜻이다. 또한 우주 전체에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설령 가까스로 정확히 알아내서 중력의 총합을 구했다고 하더라도 그 어마어마한 중력의 파워를 이겨낼 수 있는 엔진을 현대과학으로는 만들 수 없다.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별들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인력이 있는 물질을 모두 모았다고 가정하고 그것의 총 중력값을 구하고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낼 수 있는 엔진을 만드는 것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쩌면 먼 미래에는 다른 양상일 수도 있다. 어쨌든 현대과학으로는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없고 우주 밖으로 빠져나갈 수도 없다.

요약하면, 온 우주 전체의 질량이 가지고 있는 인력의 총합을 이겨낼 수 있는 엔진을 만들어야 하고, 동시에 온 우주 전체의 질량이 가지고 있는 인력의 방향과 정반대 반향으로 날아가야 하는데 그것을 알 수도 없다. 결국,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없고 우주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그래서 현재 우리 우주는 '무한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사랑과 우주의 공통점은 무한하다는 점이다.


2010년 3월 7일 김곧글


참고: 우주의 크기를 가늠하게 해주는 일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