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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주 알파벳/허그(Hug)

허그(HUG) - 세상 만물을 포옹하는 문자

by 김곧글 Kim Godgul 2010. 5. 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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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체계 '허그(HUG)'는 결과적으로 '곧글'을 개선한 '곧글2'라고 말할 만하다. 독특하게 생겨서 괜찮았지만 공간적인 효율성이 낮았던 곧글 문자체계를 좀더 개선하고 싶은 마음은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가끔 노트에 아이디어를 끄적여보기도 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는데, 최근에 문뜩 어떤 생각이 떠올라 허그를 만들었는데 그것을 정리하다가 생각해보니, 곧글을 좀더 개선했다고 말할 만했다.

우연이였을까 필연이었을까? 허그를 한참 구체화할 때는 전혀 곧글을 의식하지도 않았는데, 허그를 만들고 나서 정리를 하면서 생각해보니 그랬던 것을 알게 됐다. (또한
'하랑(Harang)', '해피(Happy)', '프리티(Pretty)', '가든(Garden)' 문자체계를 개선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전까지 가끔 노트에 끄적여봤던 아이디어가 무의식속에서 알게모르게 비벼져서 이번에 허그라는 결과물로 만들어졌을테니까 전혀 얼토당토 않은 현상도 아닐 것이다. 문자체계 이름을 '허그(HUG)'라고 지은 이유는 모음이 자음을 포옹하는 형상이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넓게 해석하면 '세상을 포용하는 글'이란 뜻이 담겨있다.


허그(HUG)의 특징

  • 모음은 총 2가지 원호를 사용하는데, 12시에서 3시까지의 원호(한글 모음에서 수직선에 대응) 그리고 3시에서 6시까지의 원호(한글 모음에서 수평선에 대응)이다.
  • 모아쓰기와 풀어쓰기를 혼합해서 사용한다. 초성 자음과 중성 모음은 모아쓰고 나머지 자음은 모두 풀어쓴다. (모음 바로 앞에 있는 자음(초성) 앞에 있는 자음(전초성)과 종성(받침)과 후종성(종성 다음에 있는 자음)은 모두 풀어쓴다는 뜻) (아래 그림 참고)
  • 모음으로 인해 단어는 높낮이를 의식해서 표기해야 한다. (로마자에서 소문자만으로 표기할 때 위로 또는 아래로 삐져나오는 조형성의 성질과 비슷하다)
  • 모음을 원호 조형성으로 만든 이유는 한글 또는 한글에서 파생된 새로운 문자를 풀어쓰기 할 경우 원칙적으로 글자의 높낮이가 없어 단어의 조형성이 지루해지는데 그것을 피하고자하는 묘안 중에 하나다. 단어가 물결처럼 위 아래로 굴곡이 있으면 조형적으로 더 편한 느낌을 준다. 이는 좀더 빠른 문자 인식을 돕는다. (영어책 한 페이지 전체를 모두 대문자로 쓴 것과 모두 소문자로 쓴 것을 비교해 볼 때, 위 아래로 굴곡이 있는 소문자로 쓴 글자들의 나열이 조형적으로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때 소문자가 대문자보다 곡선이 더 많기 때문에도 영향이 있긴하다.)
  • 이중모음도 조형적으로 자연스럽게 표기되며, 한글보다 더 많은 갯수의 이중모음을 추가로 만들 수 있다. 한글의 이중모음은 원칙적으로 수평선형 모음을 먼저 발음하고 수직선형 모음을 나중에 발음한다. 조형적으로 그렇게 설계했다. 현행 한글에서는 이것을 따른다. 그러나 허그에서는 2가지 종류의 모음 중에 어느 쪽이 먼저 발음되고, 나중에 발음되는 지를 선택해서 표기할 수 있다. 게다가 한글의 모음은 수평선형 1개와 수직선형 1개(ㅔ, ㅐ를 1개로 간주)만이 결합할 수 있지만, 그 외의 방법으로 결합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수직선형이 2개 결합 또는 수평선형 2개와 수직선형 1개가 결합할 수는 없다, 그러나 허그의 모음은 어떤 식으로든 가능하다. 12-3형, 3-6형 모음이 어떻게 결합하든지 가능하다. 그러므로 허그는 한글보다 이론적으로 이중모음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아래 그림 설명 참고) 참고로 한글은 기본적으로 모아쓰기를 하기 때문에 수평선형 1개를 초과 또는 수직선형 1개를 초과해서 표기할 경우 글자를 크게 써야하거나 초성의 조형성이 매우 왜곡되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
  • 단모음을 추가로 만들 수 있는데, 단순히 추가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조형적으로 거부감이 적으면서 추가로 만들 수 있다. (동일한 방법으로 한글 모음에서도 추가로 모음을 만들 수 있지만 조형적인 거부감이 허그에 비해서 좀더 있는 편이다. 한글은 모아쓰기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필기구로 노트에 다양한 한글과 허그를 깨알같이 작게 써서 비교해보면 조형적으로 느낌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점을 추가해서 새로운 모음을 만들기 때문에 공교롭게도 훈민정음의 '천지인' 사상을 그대로 계승했다고 말할 수 있다.
  • 참고로, 한글 계통 문자체계를 새로 만들 때 풀어쓰기하는 것을 만드는 이유는 본래 한글의 모아쓰기에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라 한글이 한국어 외에 다른 언어 표기법으로 쓰여질 때 어떤 언어(소수 언어 포함)에서는 한글처럼 모아쓰기할 경우에 특히 초성, 중성, 종성 문자가 2개 이상일 경우에 글자가 너무 깨알같이 오밀조밀 모아지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다. 어떤 종족은 그냥 풀어쓰기 하고 싶을 수도 있다. 이때 단순히 한글 자모를 풀어쓰기하면 조형적으로 좋지 않은데 (편견이거나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본래 한글은 모아쓰기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풀어쓰기를 할 경우 로마자만큼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이 단점을 해결하는 방법 중에 하나로서 풀어쓰기했을 때 좀더 괜찮은 문자체계를 만들고자 시도한 것이다.
  • 한글을 풀어쓰기 할때와 비교해 허그의 장점은, 2가지 종류의 모음이 한글에 비해 안정적으로 더 많은 형태로 결합한다는 점이다. (이중모음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는 얘기와 같은 내용이다) 만약 '늦은밤'이라는 한글을 허그처럼 초성과 중성만을 모아쓰기하면서 풀어쓰기하면 '느ㅈ으ㄴ바ㅁ'이 될 것이다. 이때 'ㄴ'과 'ㅡ'가 결합하는 방법은 허그와 대동소이하지만 'ㅂ'과 'ㅏ'가 결합하는 것은 글자가 좌에서 우로 증가하는데 'ㅂ'과 'ㅏ'가 같은 방향으로 모아쓰고, 종성인 'ㅁ'은 풀어쓰기로 표기하는 규칙이 보통 사람이 쓰고 읽기에 다소 복잡한 규칙일 것이다. 그러나 허그의 모음은 초성을 기준으로 12시에서 3시 또는 3시에서 6시 공간에 달라붙어 모아쓰기를 하므로 풀어쓰기를 하는 다른 문자와 확연히 구분되는 장점이 있다.
  • 단어의 조형성에서 곧글과 마찬가지로 허그도 초성자음과 모음이 결합된 부분('음절핵'이라 한다. 음절에서 가장 분명하게 발음되는 부분)이 위 또는 아래의 공간을 더 사용한다.(단어의 높이가 위 또는 아래로 뻗어있다는 뜻. 로마자의 소문자에서는 문자 고유의 형태에 따라 위 또는 아래로 뻗어있는데 이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는 영어처럼 한 단어를 발음 할때 모음 없는 자음을 들리는 듯 마는 듯 발음하는 언어를 표기할 때 시각적으로 표현해준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student 에서 s 발음과 끝자리의 t 발음은 매우 희미하게 들리고 모음이 자음을 포옹하고 있는 tu 발음과 de 발음은 상대적으로 분명하게 들린다.(내국인이 발음하는 것 말고 영어권 출신자의 본토 발음을 들어보라) 즉, student 에서 초성과 중성의 결합인 tu 와 de 은 '음절핵'이고, s 는 '전초성'이고, n 은 종성이고, t는 '후종성'이다. 이때 희미하게 들리는 발음과 분명하게 들리는 발음의 차이를 문자에도 표현할 수 있다면 (허그에서는 상하 높이 차이 또는 조밀도 차이)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 허그는 원호 형태의 모음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곧글(Godgul)과 닮았으나 곧글에서는 사용하는 12시에서 9시 방향, 9시에서 6시 방향의 원호는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허그의 모음은 초성 자음을 감싸면서 모아쓰기를 하기 때문에 곧글에 비해 문자의 공간을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곧글 모음 중에는 사선(좌향, 우향 대각선)도 있지만, 허그 모음 중에는 사선이 없고 모두 곡선이다)
  • 단어를 풀어쓰기 했을 때 허그는 한글보다 좌우 길이가 짧아진다. 한 단어에 들어가는 모음이 많을수록 그 중에서도 'ㅣ' 모음 계열의 모음이 많으면서 이중모음이 많을수록 그 차이는 더욱 현저해진다. 물론 허그는 단어의 위 아래 공간을 약간 더 차지하지만 이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다른 단어들과의 순간적인 인식의 차별성을 강조해서 더 빠르게 단어를 인식하도록 돕는다.


2010년 5월 16일 김곧글


ps. 최근에 문자를 하나 더 만들었다. 이름은 '톨글(Tolgul)'이다. '쌀 한 톨'할 때 '톨'이다. 쌀 한 톨을 생겨나게 해주신 세상의 모든 창조주, 신령, 조상, 영혼, 정령, 농부, 사람들, 흙, 흙속의 미생물, 날씨, 시간,... 세상의 모든 만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물론, 문자의 조형성이 얼핏 쌀, 벼를 닮았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지은 이유도 있다. 최근에 핸드폰 문자 입력방식을 고안하다가 만들게 된 문자인데, 이곳에 포스팅하는 것은 몇 달 후가 될 것 같다.(엄밀한 따지면 몇 달 전에 착상이 떠올라 완성하려고 노력했었지만 미완의 상태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부족한 부분이 매워져서 완성할 수 있었다.) 참고로 '곧글 통합 자음'을 사용하지 않으며 소위 곧글류 자모와 전혀 다르게 생겼다. 곧글 문자의 조형성은 훈민정음 체계에 기원을 두고있지만 톨글은 전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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