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CI와 곧글 모음

경향신문의 CI가 곧글 모음에서 나왔다는 뜻이 아니다. 또는 곧글 모음을 만들 때 경향신문 CI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도 아니다. 곧글은 2007년에 만들어졌고, 내가 경향신문 CI를 본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한글 모음 'ㅕ'를 조형적으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호모 사이엔스 인류이기 때문에 뇌구조가 동일하고 사고 체계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에 대해 비슷한 과정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지도 모른다. 한글 모음 'ㅕ'의 본질을 살려주면서 현대적인 조형을 만들려는 시도를 했었을텐데, 아마도 경향신문 CI를 만든 디자이너는 '곡선'을 선택한 것 같다. 한글 모음에 많이 쓰이는 수평선, 수직선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변형한 것이다. 마침내 고개를 살짝 갸우뚱 기울이며 미소를 짓는 사람 얼굴을 형상화한 CI을 디자인했다.

곧글이 2007년에 만들어졌는데 경향신문 CI는 언제 만들어졌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나도 이 CI를 최근에 봤고 CI를 만든 디자이너는 '곧글' 문자를 지금도 알지 못 할 확률이 매우 크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경향신문 CI는 곧글 모음과 매우 닮았다. 그 기원은 수직선과 점으로 조형된 훈민정음의 'ㅕ' 문자이다. 'ㅕ' 문자를 '곡선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착상을 했었기에 비슷한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경향신문 CI 출처: http://www.khan.co.kr/aboutkh/ci.html


여담이지만, 어떤 것도 새로 나왔을 때는 낯설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오랫동안 많이 노출되고 무심결에 많이 보여질수록 무릇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에 익숙해진다는 과학적인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이곳에 올려진 창작 문자들 중에 한두 개 정도는 그런 원리가 적용되어서 세상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시간이 날 때 동영상 클립을 만들어 그 속에 곧글류 문자를 넣어 유튜브(Youtube.com) 같은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 올릴 계획은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아직 실행하지는 못 했다. 최근에 After Effects, Premiere Pro, Final Cut Pro 같은 동영상 제작 프로그램을 사용할 일이 있어서 기웃거리고 있는데, 잘하면 올해 안으로 곧글류 문자가 들어간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010년 5월 22일 김곧글(Kim Godgul)


곧글 관련 참고 글: 곧글 모음의 형태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