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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올해의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by 김곧글 Kim Godgul 2012. 12. 1. 19:15

The Dark Knight Rises (Main Theme)



올해 2012년에 나온 영화를 모두 본 것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주목할만한 작품들은 놓치지 않았다. 올해는 유난히 출중한 국내 영화들이 많았고 장르도 다양했다. 지 엄청난 관객수 동원에 대한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소위 작품성이란 관점에서 전체적으로 상향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적인 팝음악 K-Pop이 미국을 비롯 국제적으로 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전반적인 질적 수준이 팝의 본고장 미국, 영국, 일본과 비교했을 때 종이 한 장 차이 밖에 안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방식, 유통 경로, 마케팅 전략에 의한 흥행의 판도가 다를 뿐이지 음악 자체의 질적인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외국 영화 중에서 놀랄만한 작품이 드물었던 한 해였다는 생각도 든다. 순수하게 작품성과 의미만으로 따지자면 얼마든지 좋은 작품은 많았다. 다만, 오락성과 대중성을 앞세우면서 속으로 의미심장한 것을 담아낸 작품을 따졌을 때 얼핏 떠오르지 않는다. '영화'란 어떤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겐 '최첨단 현대 예술'이지만, 수많은 보통 관객들에게는 '여가', '위로', '향유', '오락', '대리만족' 등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모든 영화들에게 일률적으로 오락성, 대중성의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지만, 오락성, 대중성이 없는 영화 시장이라면 지금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관람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관객수 정도에 그쳤을 지도 모른다. 어떤이는 영화를 돈벌이로만 측정하려든다고 기분 나빠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현대 시대에 문화 콘텐츠 최전선에서 영화만큼 순수한 작품성을 바라봐주는 콘텐츠도 없다고 생각된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는 텔레비전 드라마, 컴퓨터 게임, 대중음악에서는 영화보다 훨씬 더 많이 상업성을 따진다고 볼 수 있다.


  

각설하고,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가미되었지만, 올해 봤던 수많은 영화들 중에 가장 높이 치켜세우고 싶은 작품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이다.


대중성, 오락성, 완성도도 뛰어나면서 그 속에 담겨진 현대사회의 의미심장함도 출중하고 그 의미가 필자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이라는 칭호를 들어도 낯설지 않을 것이다. 현시대 영화 산업에 적응한 '스탠리 큐브릭' 또는 '히치콕' 감독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최근에 만든 '다크 나이트', '인셉션',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어쩌면 그의 최고 전성기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보다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길 기대하게 된다. 사람의 욕심이란 참...



한가지 부연하자면, 이 블로그에 감상글을 적었던 국내 영화 중에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배우들의 작품이 별로였다는 뜻은 아니다. 솔직히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 중에 어떤 배우가 출연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선택의 동기다. 마찬가지로 어떤 영화에 빠져든다는 것은 그 영화에 출연한 어떤 배우에 매료되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필자가 좋아했던 수많은 국내 영화, 국외 영화를 제끼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누구나 한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 외롭게 태어나 현대문명사회와 자신과의 상관관계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되는 인간 본연의 근본적인 것을 오락성, 대중성, 작품성 속에 보일 듯 말듯 그러나 분명하게 넣었다는 점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현대 자본주의 문명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는 산업혁명이 시작된 영국과 서구문명에 대한 반성과 재고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곧 '한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를 재고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역사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자주독립국가에 대한 개인의 애국 의지와 공헌도'를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추켜세우지만, 서구문명에서는 국가에 대한 생각은 한 단계 낮은 수준에서 이뤄지고, 근본적으로는 '현대문명사회에서 개인과 집단의 이기의 충돌과 절충 속에서 자유로운 삶'을 고민하는 것을 더 큰 의미와 덕목으로 추켜세운다고 보여진다. 쉽게 말해서 국내에서는 '국가와 나'의 관계에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고, 서구문명에서는 '세계(현대문명)과 나'의 관계에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여담이지만, 올해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도 산업혁명과 현대문명에 대한 내용이 비중있게 다뤄졌었다. 한국 같으면 주로 한국의 아름다운 생활풍습과 위대한 역사를 알리는데 주력했을 것이다. 어느 것이 더 좋다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높이 사는 이유 중에 하나는 단순히 애국주의를 미화하는 것에 촛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문명사회와 개인을 생각해보는 굵직한 내용이 들어있어서 좋았다는 뜻이다. 이것은 곧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세계와 나'를 생각해보는 것과도 관련이 깊다. 영화의 결말은 대중적인 영화답게 보편적이고 통속적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각자 언젠가 재고해보면서 현대사회를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선택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2년 12월 1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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