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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뷰티 인사이드 (The Beauty Inside, 2015)

by 김곧글 Kim Godgul 2015. 9. 26. 19:49


'김우진(여러 남녀 배우 분)'과 '홍이수(한효주 분)'라는 두 남녀가 주인공인데, 초반에는 남자가 주인공의 무게감이였다가 끝으로 갈수록 여자가 주인공의 무게감이였다.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를 마치 '시간 여행자의 아내' 처럼 로맨스 장르에 사용했는데 액션이나 스릴러 장르로 만들었어도 그 나름대로 흥미로웠을 것 같다. 또는 로맨틱 코메디 장르도 괜찮았을 것이다. 아무튼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전달하는 로맨스 느낌은 순수하고 지고지순하고 달콤하고 매혹적이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다소 미지근하고 속도감이 느렸던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후반부에 뭔가 하나 더 로맨스의 긴장감을 고조시켜주는 사건이 없어서 다소 아쉬웠다.   

  


남주인공 김우진은 18살 생일 이후부터 매일 전혀 다른 남자 또는 여자로 변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버지에게서 유전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를 현실적으로 해석하면 어떤 특이한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위로하는 로맨스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다.


'우진'은 자신의 비정상적인 삶을 감싸주고 사랑해줄 여자를 만난다. 여주인공 '이수'이다. 순정만화 같고 골수 로맨스 장르처럼 두 남녀는 그렇게 큰 갈등을 겪지 않고 달달하고 아기자기하고 순수한 사랑을 엮어간다. 어느 순간 두 남녀는 결혼을 고민하면서 각자의 관점에서 현실적인 벽에 부딛쳐 고뇌를 하고 헤어졌는데, 이수가 용기를 좀더 내서 마침내 두 남녀는 다시 사랑을 이어간다. 배경시대가 현대인 판타지 순애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두 주인공의 설정을 약간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사실은 남주인공 우진이 수많은 인물로 변신하는 것이 아니라, 여주인공이 안면인식장애 같은 질병을 앓고 있어서 자고 일어나면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죄다 다르게 포맷되는 것이다(실제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은 그대로지만 여주인공 입장에서는 매일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안면인식장애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다고 설정한다). 즉, 이런 설정이라면 여주인공 입장에서는 원래 영화의 내용과 똑같지는 않지만 매우 유사한 로맨스를 하게 된다. 이때 남자 주인공은 변심하지 않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인내와 노고가 원래 영화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높은 수준이어야 할 것이다.  

  

  

오랜만에 순박한 로맨스 장르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다고 썩 만족스럽다는 얘기는 아니다. 소재도 좋고 캐릭터 설정도 좋았고 영상미도 충분히 좋았지만 이야기가 너무 진부하거나 순수하거나 착하게만 갔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다고 너무 괴팍해도 안 되겠지만 말이다. 지금의 전체적인 아름다움은 좋았는데 그것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떤 일탈이나 긴장감을 주는 사건이 후반에 추가되었다면 덜 지루했을 것이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좋은 느낌으로 감상했던 영화였다.


  

2015년 9월 26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