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감상글(Movie)

[감상글] 그레이 맨 (The Gray Man, 2022)

by 김곧글 Kim Godgul 2022. 7. 28. 21:44

 


그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블록버스터 액션 장르지만, 동종과 차별되는 괜찮은 매력이 눈에 띄었기에 감상글을 적게 되었다.

 


내용으로 치자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장르에서 액션 능력자 주인공이 대개 늘 지겹도록 해왔던 일이다. 스토리만을 따지자면 매우 익숙하고 심플하다. 나름 볼만했던 것은, 세계 여러 지역을 이동하면서 돈 많이 썼을 법한 이런저런 액션 장면도 괜찮았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캐릭터의 특징이 익숙하게 알고 있던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주인공들과 차별되었다는 점이다.

 


뭐랄까? 일단 많이 근육질이거나, 무대뽀거나, 안하무인이거나, 자의식이 매우 강한 독불장군적이거나, 폭주하면서 괴력을 발산하는 특징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예전에 유행했지만 지금은 많이 희귀해진 첩보 장르의 주인공과 닮은 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렇더라도 은근히 차별성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렇게 거창하고 뚜렷한 특징이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무시하고 지나칠 정도로 미세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식스(라이언 고슬링 분)’라는 캐릭터가 익숙하게 봤던 액션 장르 주인공과 차별되게 느껴졌고 그 특유의 매력이 괜찮아 보였다. 다소 고상한 분위기의 액션 히어로라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액션이 고상하다는 뜻은 아니고 뭐라고 딱 부러지게 말로 설명하기 애매한 특징인데 그 점이 괜찮게 느껴졌다. 굳이 부연하자면, 마치 ‘제이슨 본(Jason Bourne)’이라는 캐릭터가 첩보 장르에서 기존과 차별되는 특유의 분위기의 매력이 있었던 것처럼, 이 영화의 주인공 ‘식스’만의 특유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아마도 나중에 후속편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농후한데, 지금의 주인공의 묘한 특징의 연속성을 잘 유지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얼마나 많이 돈을 쏟아부었을까?’를 궁금하게 하는 장르의 영화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추가로, ‘크리스 에반스’라는 배우의 악역도 차별적으로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캡틴 아메리카’를 연기했던 ‘크리스 에반스’가 맞아?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전혀 다르게 연기했기에 다소 놀랐다. 새삼스럽지만, 이렇게 짜증스럽게 뺀질뺀질하고 얄미운 악역도 잘 소화하는 것을 보니 배우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담으로, 아무래도 배우의 인원수가 할리우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종종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라서 보면서 피식 미소가 지어졌던 장면도 있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인간 같은 육체를 가진 안드로이드 ‘케이(라이언 고슬링 분)’과 시스템적인 인공지능 ‘조이(아나 디 아르마스 분)’이 인상적인 러브 장면을 만들기도 했던 극중 초월적이고 애절했던 연인이었는데, 이 영화 ‘그레이 맨’에서 직장 동료로 만나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보면서 ‘피식’ 미소가 지어졌었다. 아무튼, ‘아나 디 아르마스’는 최근에 007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에서보다 훨씬 비중 있고 분량도 많은 연기를 해서 좋았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했다.

 


2022년 7월 28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