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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감상글] ‘노멀 피플 (Normal People, 2020)’

by 김곧글 Kim Godgul 2022. 8. 4. 20:58

 


왜 이제야 이 작품을 봤을까? 진작에 감상하고 더 이른 시간에 감동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래봤자 그저 2년 정도 차이일 뿐이긴 하지만...


한마디로 ‘순수 청춘 연애물?’ 요즘 시대에 전 세계를 통틀어 아니 최소한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장르가 아닐까 생각된다. 일본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만들어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노멀 피플’이 기존과 (필자가 기존의 수많은 작품을 모두 본 것은 아니지만 대충) 차별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꼽자면 ‘순수 청춘 연애물’이지만 적나라한 러브씬을 리얼하게 여러 번 보여줬다는 점과 미니멀리즘적인 이야기 전개가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 아닐까 생각된다.

 


비록 1회에 30분 정도이고 12회나 되는 길이인데, 매우 남녀 주인공 연인의 사랑 자체에 포커스를 집중했다. 각자 가족과 친구가 있기는 하지만 정말 최대한 줄이고 줄여서 꼭 필요한 부분만 살짝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의 거의 대부분이 남녀 주인공 연인의 리얼해 보이는 사랑과 갈등에 관한 내용이다. 관객이 일단 이 커플의 마음속 우물안에 빠졌다면 결코 끝날 때까지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만큼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의 마음을 홀리는 작품의 흡인력이 다이슨 진공 청소기의 뺨을 칠 정도이다.

 


원작이 나름 유명한 소설이었다. 국내에서도 진작에 번역이 되었다. 평도 좋은 편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런 작품은 요즘 시대에는 가물에 콩 나듯 하므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어줘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12회를 감상하면서는 먹먹한 느낌 마저 들었다. 이 커플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계속 이들의 사랑과 갈등을 감상하고 싶었다. 필자처럼 자신도 모르게 과몰입해서 감상했던 관객이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커플의 가상세계 속에서 (주인공과 한 몸이 되어 또는 최측근으로 함께) 살다가 어느 날 모두 각자의 인생을 살 수밖에 없는 기로에 맞닥드리게 되어서 뿔뿔이 흩어진 것 같은 감정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쉽게 말해서 아련하고 먹먹하고 아쉽고 그리웠다.

 


여담으로, 여주인공 ‘데이지 에드가 존스(Daisy Edgar Jones)’가 얼핏 외모적으로 살펴봤을 때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를 많이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남주인공 ’폴 메스칼(Paul Mescal)‘을 처음 봤을 때는 영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2012)'에서 동면에서 깨어난 거인 외계인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최근에 간만에 몰입해서 감상했던 드라마였다.

 


2022년 8월 4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