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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제목, 포스터의 기대감을 산산히 무너트리는 옛날 영화 - 지구가 정지한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1951년, 흑백)

by 김곧글 Kim Godgul 2008. 11. 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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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지만 옛날 영화도 재밌는 경우가 있다. 이 영화는 예외다. 제목, 포스터만 보고 상상한 영상이 비록 1951년을 감안하더라도 산산히 무너진다. 따분하고 지루하고 긴장감도 없고 오직 냉전시대에 유행했던 메시지만 노골적으로 울려퍼진다. 이후에 수많은 SF영화, 만화에서 비슷한 메시지를 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현 시대와 1951년이 꽤 다른 시대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왜 이 영화가 유명한지 의문만 남는다.

영문 제목을 번역하면 '지구가 정지한 날' 또는 '지구가 멈추는 날'인데 영화를 보고 나면 제목이 몇가지 다른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구가 아직 존재하는 날'(소위 우주 경찰 로봇이 아직 지구를 침범해서 멸하지 않았고 맛뵈기만 보여줬으므로 지구는 아직(still) 존재한다(stood)). 또는 통용되는 해석, 경고용 맛뵈기는 '지구가 조용히(still) 정지한(stood) 날'로 비유될 수 있는 정도의 위력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그렇게 강조되서 강렬하게 보여지지 않는다. 설마 이 에피소드가 제목?은 영화가 끝나고 이 글을 쓸 때 생각났을 정도다.

영화는 다이나믹하지도 않다. 영상미도 별로다. 특수효과는 1951년을 감안한다면 그런대로 보통 수준이다. 세계 대도시 군중씬이 약간 나오고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을 클로즈업하는 등의 헛점도 많고 뭔가 굉장한 사건이 떠질 것 같지만 전혀 없다. 수많은 군인, 시민을 연기한 엑스트라 때문에 제작비 좀 들였겠다 보여질 뿐이다.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2008년 영화는 어떨지 모르겠다. 영화 소개 프로에 잠깐 보여져서 재밌겠다고 기대했는데 옛날 영화를 보니 기대감이 많이 줄었다. 옛날 영화와 많이 다를수록 2008년판이 재밌을 확률이 높다.

2008년 11월 17일 김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