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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폴락(Pollock, 2000) - 천재 미술가의 삶을 솔직 담백 진실되게 그림

by 김곧글 Kim Godgul 2009. 1. 3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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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그제 구글의 로고가 '잭슨 폴락(Jackson Pollock)'의 작품으로 대체되었었다. 그의 출생일이었나보다. '에드 해리스'라는 걸출한 배우가 주연, 감독을 한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떤 계기가 없어 미루기만 했었는데 마침내 일직선 감상을 했다.

2000년에 만들어졌지만 화면발은 저예산 필름 땟갈이다. 그러나 이야기와 연기는 잔잔한 감동을 충분히 전달한다. 특별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영상미지만 담백하고 진실된 연출이다. 실제로 '천재' 소리 듣는 미술가 중에 성격이 유별난 경우를 진실되게 의미있게 잘 그렸다.

어떤 관객은 '바스키아' 또는 '워홀'를 담은 전기영화 스타일을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영화 '폴락'은 좀 다르다. 건조하고 묵직하고 담백하다. 다만, 적당한 속도의 장면 전환과 다양한 생략법이 적절히 들어가 있어서 보통 예술성 짙은 영화만큼 낯설지는 않다.

유모는 없지만 과장된 감정을 끌어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시대상은 딱 필요한 만큼 만 알려준다. 영화의 대부분이 폴락과 폴락의 아내를 따라간다.

폴락부부의 고군분투, 고진감래, 획을 긋는 성공, 무절제, 천재 예술가의 불행.

왜 잭슨은 그토록 독특한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을 찾아 일생을 바쳤는지 영화에서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 자신을 돌아보니 자신이 남보다 조금이라도 잘 할 수 있는 것은 그림 그리는 것이었고 그 외에 할 줄 아는 것은 없으니 어떻게든 이것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쳐보자는 의지는 아니었을까? 게다가 같은 분야 여류화가 부인의 때로는 차갑고 때로는 따뜻한 매니지먼트 영향으로 잭슨은 폭음을 끊고 전원에 뭍혀 그림에 열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한적한 시골이라면 그림을 좀 그린다는 사람이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면 달리 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내용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은 잭슨이 한가로이 그림을 그렸을 뿐인데 그게 한 획을 그었다는 동화같은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위 세상이 폴락을 기억하게 만드는 추상표현주의 화풍은 수많은 세월의 고민, 시행착오, 습작, 실패 후에 얻는 신내림이었다고 영화는 말하는 듯 하다. 어떤이가 보기엔 물감을 캔버스에 슥슥 뿌린 정도로 치부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하기까지 수많은 고뇌가 있었고 번쩍이는 영감을 획을 긋는 화풍으로 승화시킨 것도 그동안의 피나는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폴락은 스스로의 노력으로(부인의 도움도 컷음) 일궈낸 천재 미술가처럼 보인다.

오늘날 폴락의 그림이 피카소의 작품에 견줄만큼 경매 호가되는 명작에 오른 이유로 수많은 변수가 있었을 것이다. 폴락 자신과 전혀 무관한 변수도 많을 것이다. 행운, 시대상, 화랑가의 비즈니스 전략 등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어쨌거나 폴락의 추상표현주의 그림은 독특하고 새롭고 오묘하다. 어떤 작품은 새로운 아름다움 그 자체다.

2009년 1월 30일 김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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