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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카메론 감독 작품의 공통 분모

by 김곧글 Kim Godgul 2010. 1. 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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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의 영화에는 공통적으로 전 세계 평범한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좋아할만한 전제, 배경, 주제가 깔려 있다. 당연히 영화 자체가 재밌었기 때문에 흥행했겠지만, 사회적인 인간이 그것도 지배자 계층이 아닌 평범한 인간이 소망하는 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에 더 널리 흥행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이렇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과학문명에 맹신하면 인간의 인지를 넘는 또는 초자연적인 무엇과 맞딱들여 인간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인위적인 무엇보다 자연적인 무엇에 더 많은 비중을 둘 때 인간적인 행복이 찾아온다.

달리 말하면 '인간은 신(넓은 의미의 신, 초자연, 초월, 운명, 무, 섭리)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또는 '인간을 좀더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교육하는 문명화(과학기술, 정치, 법, 종교, 사상, 도덕, 이데올로기)의 한계를 깨닫고 맹신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이다.

터미네이터 - 최첨단 무기가 인간 전체를 공격하고 궁지에 몰린 인간은 사투를 벌린다. 무지막지한 터미네이터가 인간을 공격하는 것은 죽음의 사신이 죄를 지은 인간을 지옥으로 끌고가는 모습이다. 성모 마리아(사라 코너)가 최후의 희망을 제공한다. 존 코너(이니셜 JC는 Jesus Christ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음)

에이리언 2 - 무리한 식민지 정책으로 피폐해진 도시에 투입된 최정예 해병대도 벌벌 기며 죽는다. 거들먹거리며 자만했던 해병대가 제대로 된 전투도 못 해보고 거의 몰쌀당한다. 최후에 살아남는 자는 악과 두려움을 제대로 알고(인간의 한계를 아는, 인간의 인지 너머에 초자연적인 두려움을 아는), 모성애를 지닌(생명의 순환과 그 소박함을 아는) 리플리 뿐이다. (고양이와 몇 명이 더 살아남지만 리플리가 구해준 것이지 스스로의 의지로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터미네이터 2 - 터미네이터 1편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과학 문명을 적절히 이용하는 자는 살아남는다는 메시지가 추가되었다.

타이타닉 - 최고의 과학기술력으로 제조된  바벨탑 같은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 그 속에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신분제도, 도덕, 규율이 강력하게 살아있다. 그곳은 현대 문명사회의 축소판이다. 바벨탑이 그랬듯이 인간의 인지를 초월하는 초자연적인 의지에 의해 인간은 초라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그 속에서 희망을 전하는 인간적인 무엇은 바로 '사랑'이다.

어비스 - 못 봤지만 대충 주워 본 것을 떠올려보면 위의 주제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트루 라이즈 - 카메론과 어울리지 않는 영화인 것 같다. 어떤 감독이던지 자신의 전공 장르와 다른 것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얻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만든 것 같다. 그렇게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이후에 타이타닉을 만드는데 긍정적인 시행착오를 경험했던 것 같다.

아바타 - 아직 안 봐서 모르겠다. 내용은 디즈니 애니 '포카혼타스'와 닮은 구석이 있다고 하는 걸로 봐서 카메론 감독의 전체적으로 흐르는 주제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01월 19일 김곧글

ps: 내가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러 창문을 넘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