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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2010년 올해의 단어가 될 '3D'

by 김곧글 Kim Godgul 2010. 1. 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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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를 개봉 전에 봤던 평단의 반응은 '괜찮은데.' 정도였지 '완전 놀라워'는 아닌 경우도 많았다. 평단은 대부분 기존 명작 영화의 서사와 영화적인 영상미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영화적인 영상미와 서사의 관점에서 놀라운 감동을 받을 수는 없었기에 이렇게까지 흥행하리라고는 많은 영화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 했던 것 같다.

영화 '아바타'의 기록적인 흥행은 타이타닉, 괴물, 실미도, 트랜스포머, 왕의 남자, 태극기 휘날리며, 해운대... 등등의 흥행과는 다른 양상도 있다. 기존의 폭발적 흥행에서는 배급력의 파워, 최고 CG 기술, 탄탄한 시나리오, 훌륭한 연출력, 심금을 울리는 연기력, 영화 마케팅의 발전, 영화 투자의 대규모 선진화... 등등이 주목 받았었다.

그러나 영화 '아바타'에서는 '3D 영화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인식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는 '보통 사람들'이다. 영화를 만드는, 연구하는, 투자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광범위한 보통 사람들이다. 기존의 폭발적인 흥행의 파급력은 주로 영화를 직접 만드는 사람들의 인식만을 폭넓게 북돋았다고 볼 수 있다. 관객은 극장에 가서 즐기는 것 외에 별다른 상황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아바타'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약간만이라도 영상과 관련이 있는 업종에 종사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갖게 만든 것 같다. 그 파급력이 기존 흥행작에 비해 매우 폭넓다고 볼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도 있다는 것이 수치적으로 증명이 됐기 때문에 3D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3D 상영관, 3D 텔레비젼, 3D 모니터, 3D 액정판, 3D 홍보 영상, 3D 뮤직비디오, 3D 애니메이션... 3D 전용 카메라 개발, 2D를 3D로 컨버팅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급진적 발전, 또는 그 반대를 가능케하는 것을 개발... 즉 전반적인 3D 관련 산업에 자본과 일꾼이 북적댈 포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여러 분야가 그렇듯이 3D 영상에도 거품이 몰렸다가 꺼지고 양적인 것보다 질적인 방향으로 신중해지며 발전할 것이다. 현재는 다소 과장되게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기대한 것보다 더 높고 넓게 발전할지도 모른다. 마치 인터넷과 핸드폰처럼 말이다. 아무튼 2010년 1월부터 아닌 밤 중에 홍두깨처럼 3D 영상의 장미빛 미래를 꿈꾸는 것 같다. 어쨌튼 영화 '아바타'는 기존의 대박 영화와 달리, 영화와 직접으로 관련이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 영화라 더 의미있었던 것 같다. 제임스 카메론 자신도 성공했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직,간접적으로 파급력있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들은 현시대에 훌륭한 자로 칭송되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는 아이폰이 세상을 뒤집을 것 같이 보도하더니, 아바타가 흥행하자 3D가 세상을 뒤집을 것처럼 보도한다. 어느 정도 거품이 씌어져 있다. 한 달에 하나씩 세상을 뒤집는 무언가 나왔다고 보도되는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내실, 내면, 감각도 중요한데 다소 소외되는 감도 있다. 아직은 IT 기술의 발전이 급속하게 발전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즐기기에도 급급한 것 같다.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국내에서는 '둘이 합쳐 하나가 된다'는 2010년 연말에 지난 해를 되돌아보며 10대 키워드를 꼽는 일을 많이들 하는데 이때 '3D'가 들어갈 것이다.


2010년 01월 24일 김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