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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책] 천재들의 뇌를 열다

by 김곧글 Kim Godgul 2013. 2. 4. 19:04


  


보통 아이큐(IQ)가 높으면 '천재'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것은 관습적인 표현이지 완전히 옳지도 틀리지도 않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천재라는 의미를 '어떤 것을 굉장히 잘 습득하는 재능을 타고났다'라는 것에 국한한다면 옳은 표현이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탁월한 창조력이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는 어떤 분야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반드시 아이큐가 높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통계적인 사례 조사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창의성, 창조력에 대한 아이큐의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웬만한 사람들만큼의 지능이면 됐지 지나치게 똑똑하면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까지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인 위인에 속하는 과학자, 철학자, 음악가, 화가, 작가, 무용수, 운동선수 등등의 아이큐는 평균이거나 평균보다 약간 높은 정도이지 소위 멘사 회원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창조력에 관한 아이큐는 과유불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천재'는 '굉장히 탁월한 창조력'을 발휘한 역사적인 인물을 말하고 이들이 어떻게 탁월한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를 연구한 내용이다. 전문적으로 파고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일반인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정도의 교양서적 정도이다. 작가의 문체 또는 역자의 문체가 어느 정도 술술 읽혀지도록 쓰여 있어서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편이다. 

  

제목이 '천재들의 뇌를 열다'여서 혹시 어떻게 암기를 잘하는지, 어떻게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을 기대하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런 내용은 아니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평범한 창조력'도 아닌 소위 '매우 탁월한 창조력'이 뇌에서 어떤 작용을 거쳐 발휘될 수 있느냐를 살펴본 것이다. 살펴봤다고 말한 이유는 아직 뇌에 대한 과학이 미개척분야이기 때문이고 사람의 뇌를 마음대로 탐구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도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알 수 없고 정의내릴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평소 창의력, 창조력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볼만 하다. 전혀 관심이 없더라도 책의 후반에 의례 이런 류의 책에 흔히 담겨있곤 하는 내용, 어린 아이에게 창의력을 어떻게 키워줄 것인가에 관해서 몇 페이지에 걸친 내용은 젊은 부모들이 읽어볼 만하다. 

  

창의력도 유전된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 명확하게 단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창의력도 유전이 된다니...' 평소 관심 없었던 이들에겐 생소하고 생뚱맞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단지 이 책에서만 말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까지 알려진 대략적으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합의는 창의력도 보통 운동을 잘 하거나 피아노를 잘 치는 것처럼 유전적인 영향이 있다고 한다. 다른 재능도 그렇지만 유전만이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고 자라면서 환경과 학습의 영향이 많이 작용하여 탁월한 창조력이 발휘되거나 말거나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결정론적으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창의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것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평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책의 후반에 알려준다. 다이어트 방법이 그렇듯이 특별한 비법은 아니다. 웬만큼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이미 알고 있는 좋은 생활습관인데 다만 실행을 못하며 살았을 뿐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2013년 2월 4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