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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감상글] 본즈 앤 올 (Bones and All, 2022)

by 김곧글 Kim Godgul 2023. 1. 24. 12:58

 



감상 전에 거의 아무런 정보를 취득하지 않고 감상했는데, 초반에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에 당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사건의 발발로 인하여 이 영화는 공포 장르라고 정의하는 듯했다. 일상적인 분위기에서의 공포물이었다. 

 


어떤 측면으로 살펴보면 '박찬욱' 감독의 ‘박쥐(Thirst, 2009)’가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좀더 일상적인 느낌이라는 점이 차이점이었다. 그리고 주로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와는 달리 본즈 앤 올의 캐릭터는 인간의 단백질 또는 지방을 핏물보다 더 좋아한다는 점이 차이점이었다.

 


솔직히 이 영화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소화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물론 상영 시간이 경과할수록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반인과 매우 다른 특이한 특징을 가지고 태어난 캐릭터가 사회에 동화될 수 없이 떠돌아다니다가 같은 동질의 사람을 만나서 사랑 비슷한 것을 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동질의 또 다른 인물에게 파멸당하고마는 비극적인 공포 멜로 장르라는 것은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영화의 끝부분에는 그 뭔가 아련하고 안타까운 감정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그것이 일반적으로 보통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여운은 아닌 것 같았다. 아무튼 이 영화는 당혹스러우면서 매혹적인 뭔가가 있었다. 그것은 결코 가볍게 흘려 넘길 감정은 아니었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중간에 멈출 정도로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반드시 봐야할 명작이라고 할 수 있을 지는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다만, 이런 범상치 않은, 메이저와 마이너의 경계에서 빛날 수 있는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감상일 수도 있겠다.

 


이 영화에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남주인공 ‘티모시 샬라메’와 여주인공 ‘테일러 러셀’이 극을 전반적으로 잘 이끌었다. 전 세계 영화계는 아직까지 티모시의 독보적인 매력을 대신할 후발 남배우를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이 영화에서도 작품과는 별개로 티모시의 특유의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국내 뮤지션 중에 ‘잔나비’ 밴드의 ‘최정훈’이 나름 인기가 있는 것이 궁금했었는데 (다른 의미는 아니고 최신 케이팝에서 유행하는 장르의 음악을 하는 밴드가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 TV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KBS 열린음악회’에서 최정훈이 노래하는 화면을 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티모시 샬라메와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닮은 부분(전체적인 얼굴의 윤곽)이 있네. 이런 점이 대중적인 인기에 가산점이 되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국내에서는 이름보다는 여러 편의 흥행작에서 인상적인 조연으로 얼굴이 더 많이 알려지는 배우 ‘마크 라이런스’가 매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현실 세계에서 봤다면 그 뭔가 꺼려지고 친해지고 싶지않는 특유의 분위기를 정말 잘 연기했다. 이런 악당 캐릭터를 쉽게 볼 수 있을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를 통틀어 새로운 모습(어쩌면 현시대에 MZ 세대 중에 어떤 악인(악플러, 보이스피칭, 험담러, 사기꾼, 마약 딜러, 스토커, 엽기적인 살인마...)가 나이를 많이 먹으면 이런 모습일 수도)의 빌런이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아카데미 어워드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아도 고개가 끄덕여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 영화의 작품성을 빛내는데 매우 공이 컸다고 생각되었다.


뭔가 불편한 듯 하지만 감상을 멈출 정도까지는 아니면서 인상적이고 매혹적인 마무리를 했던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으로, 감히 거장 감독들의 작품을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2022년 특이한 로맨스 장르물의 관점에서) 기교 면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나지만, 비물질적인 측면 (달리 말하면 마음, 감상, 느낌, 여운, 영혼)을 떠올리면 ‘본즈 앤 올’이 더 뛰어났다고 생각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두 작품 모두 서로 다른 느낌으로 매우 좋았다.


2023년 1월 24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