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감상글(Movie)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2014)

by 김곧글 Kim Godgul 2014. 11. 20. 19:42



히어로물을 많이 다루는 '마블(Marvel) 코믹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지만, 홍보 문구만큼 완전히 새로운 히어로물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B급 정서 스타워즈의 외전' 쯤 될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히어로물'에 속하지도 않을 것이다. 주인공들은 출신지가 다양한 용사들이지 초인적인 인격체는 아니다. 게다가 무엇보다 그들의 가치관과 행동은 흔히 볼 수 있는 영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넓은 의미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영웅이야기 범주에는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굉장하게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나름 재밌었다. 리얼리티는 많이 떨어지고 아주 만화적인 설정이지만 너무 익숙한 가치관의 영웅들이 아니어서, 너무 많이 봤던 행적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서, 비록 전체적인 줄거리는 당연히 예상하는 바 대로 진행되고 결말되어지지만, 이색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십중팔구, 시리즈물로 나올 것 같은데 크게는 아니더라도 손익분기점은 우습게 넘길 수 있을 정도로 흥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디까지나 B급 정서가 기초에 깔려있기때문에 여느 통속적인 히어로물처럼 초대박까지 나는 경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영웅들이 가끔 일종의 '썰렁개그'를 보여주는데 그런 것을 깔깔대며 좋아하는 관객도 있겠지만, 정말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실없는 소리 한다고 오그라드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그럭저럭 유쾌하고 재밌게 봤다.  

  

안마당 같은 비현실적인 우주를 황당하게 지키는 용사들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녀석은 대부분의 관객이 그랬겠지만 '로켓'이라는 이름의 너구리일 것이다. 지금 검색해보니까 한국에서는 팬층이 두텁지 않지만 헐리우드에서는 최고 스타급에 속하는 '브래들리 쿠퍼'가 목소리를 연기했던데,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로켓이었다. 

  

생각해보면, 이 영화 속 분위기가 카세트테이프로 들려오는 음악도 그렇고 대략 1980년대인데, 그 당시에 인기 있었던 미국 액션 영화의 주인공 중에는 '로켓'의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영웅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리셀웨폰(Lethal Weapon, 1987)'에서 릭스(멜 깁슨 분) 형사가 대표적이다. 또는 '스타워즈(Star Wars, 1977)'에서 '한솔로(해리슨 포드 분)'와 '츄바카'를 합쳐놓은 캐릭터라는 생각도 든다. 정말 이 '로켓' 캐릭터 때문에 이 영화의 후속작이 기다려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담이지만, 명배우 '베니치오 델 토로'가 골동품 또는 특별한 물건 수집가로 나왔다가 상점이 폭파되면서 더 이상 나오지 않았는데, 잠깐 출연했지만 어떤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시리즈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굉장히 재밌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흥미로왔고 볼만한 가치는 있었다.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다음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2014년 11월 20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