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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비우티풀(Biutiful, 2010)

by 김곧글 Kim Godgul 2014. 11. 21. 18:42


언젠가 봐야겠는데, 라며 미루고 있다가 최근에야 비로소 봤다. 아마도 '하비에르 바르뎀' 배우는 미국인이 아니면서 전 세계적으로 헐리우드 스타 못지 않게, 게다가 깊고 폭넓은 연기력까지 인정받는 남자 배우 톱10에 들어갈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한번 더 그의 깊은 연기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시작부분과 끝부분에 약간의 트릭을 사용하는데, 보통 관객은 십중팔구 어떤 상황이라고 상상하게 되기 마련인데, 영화의 끝에 가면 그런 것이 아님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깊고 잔잔하고 뭉클한 감동까지 느끼게 된다.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기 보다는 일종의 다소 무거운 내용의 '인간극장'을 영화화한 것 같은 느낌도 있다. 그러나 어느 사건과 장면에서는 확실히 영화적이고 픽션이기에 가능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완전히 '인간극장'이라고 할 수 없다는 뜻). 처음에 영화를 보면서는 한국으로 치면 소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독립영화겠거니 생각했는데 몇몇 장면들에서는 제법 제작비가 들어갔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장면들로 인하며 영화적인 깊이감이 더 깊어졌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 제목이 'Beautiful' 의 철자를 잘못 쓴 'Biutiful'으로 한 것도 큰 상징성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이것과 관련된 장면이 짧게 나오는데 조금 짠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는 관객 자신의 문뜩 일상적인 삶이 지루하고 귀찮고 따분하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내용도 아니고 실종일관 무겁고 칙칙한 편이지만 마냥 처연한 현실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고 나름 인과관계로 연결된 픽션적인 스토리도 있고 그것을 영상적으로 적절히 연결했기 때문에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다. 폭넓게 생각하면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고매한 예술성이나 남녀간의 또는 인간 사이에 속 깊고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을 다룬 내용은 아니다. 간단하게 표현하기 어려운데, 인간의 삶과 존재성과 운명에 관하여 관객 각자가 생각해볼 수 있도록 만든 것 같다.


언젠가 삶이 고단하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 술한잔이나 기분전환으로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하거나 모호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고뇌를 느낄 때 이 영화를 보면 어느 정도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길을 희미하게 나마 찾을 수 있는 단서를 깨닫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이 영화의 유일한 단점은 남성 관객 취향이라는 점이다. 아무튼 세월이 흘러서도 다시 꺼내서 보고 싶은 영화였다.

  


2014년 11월 21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