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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이프 아이 스테이 (If I Stay, 2014)

by 김곧글 Kim Godgul 2014. 11. 17. 20:14

 


영화 관련 정보를 전혀 보지 않고 순수하게 곧바로 영화를 봤는데 나름 신선한 영상미도 있고 내용이 동양적이고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나름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감상했다.   

  

요즘은 이런 상황에 처한 주인공 이야기가 굳이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는 편이라 오랜만에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아마도 많은 관객들에게는 일본 만화나 영화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주인공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식상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니 이 영화의 인물, 사건, 배경을 고스란히 일본으로 옮겨가서 제작되었다고 해도 아주 자연스럽게 그러려니 하고 감상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인물과 이야기의 정서가 일본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넓게 보면 한국과 중국을 비롯 동양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 주인공 '아담(제이미 블랙비 분)'은 영화 '비긴 어게인'의 '데이브'처럼 여성팬들에게 둘러싸여있는 록스타이지만 성격은 전혀 반대로 순애보적인 일편단심 사랑을 한다. 여자 주인공 '미아(클로이 모레츠 분)'도 어려서부터 첼로에 깊이 빠져서 살아가는 고지식한 여학생이다. 둘 다 고등학생이고 이들의 가족과 이웃이 밀착되게 연결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런 점이 정말 일본 드라마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녀 고등학생의 순수하고 끝없는 러브스토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착한 가족과 이웃들.    

  

이 영화를 좋게 감상하는 관객도 있겠지만 어떤 관객은 다소 현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이 영화만의 신선한 매력이 있는데 그것은 영상의 서술방식이다. 여주인공의 과거와 주변 사람들의 과거를 너무 사건의 인과관계에 얽매이면서 연결하지 않고 마치 소설로 치면 전지적 작가가 문뜩 이 정도 시점에서 과거를 서술하면 지루하지 않겠거니 생각하면서 서술하는 것처럼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지점이 익숙한 지점이 아니라 신선함마져 느껴졌다. 마치 음악으로 치면 엇박자 같은 느낌이다. 즉, 현재와 과거를 왕복하며 감동적인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그 영상서술이 나름 세련미가 느껴졌다는 얘기다. 설명하기 어려운데 이렇게 설명하면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만약 기차 모양 케이크나 빵이 길죽하게 있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일정한 길이씩 (샌드위치용 식빵처럼 얇게 말고 덩어리 지게) 자른다고 할때 대개 객차와 객차 사이를 깔끔하게 자르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것이 흔히 볼 수 있었던 인과관계에 의한 자르기라고 생각하자) 이 영화의 경우에는 객차와 객차 사이를 정확히 자르는 것이 아니라 객차의 5분의1 지점 또는 4분의3 지점 또는 객차와 객차 사이 지점... 등등 약간의 변화를 주며 자르는 영상서술 형식미가 인상적이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고리타분하고 식상한 이야기지만 영화를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요즘처럼 험난한 시대에는 가끔 순수한 사랑 이야기도 봐줘야 본인의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

  

아무튼, 이 영화는 별로 기대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의외로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2014년 11월 17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