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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레드카펫 (Red Carpet, 2014)

by 김곧글 Kim Godgul 2014. 11. 12. 22:51



성인용 비디오를 만드는 사람들을 소재로 하지만 그렇게 야한 내용도 장면도 없다는 언론 기사를 읽었기 때문에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봤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감상할 수 있는 내용이였다. 성인용 비디오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다소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도 좋았다. 다만, 디테일은 떨어져보였는데 이런 정도는 그 동안 다른 영화에서 종종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은 후반부로 갈수록 신파이고 너무 많이 봤던 이야기라는 점이다. 정말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봤다. 특별히 차별화된 점이 없다.


남주인공 정우(윤계상 분)는 현시대에 어울리게 또는 봉만대 감독이 모델이었는지 몰라도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칙칙한 아저씨 외모의 감독이 아니라 젊고 반듯하고 깔끔한 이미지라는 것 이외에 성격이나 사고방식은 기존의 영화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주인공 은수(고준희 분)는 초반에는 나름 상큼하고 차별성이 있어보였는데 스타가 되고 부터는 이야기에서 특징적인 존재감이 생생하게 살아나지 못 했다. 그냥 대개 그런 스타의 모습일 뿐이었다. 두 남녀 주인공이 이런 영화에서 많이 봤던 너무 익숙한 모습에서 차별성이 적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물론, 좋았던 점도 있었다. 후반부에는 조금 뻔한 감상으로 시간을 늘어뜨렸지만 그 전까지는 재밌었고 흥미로왔다.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을 굴곡이 있으면서도 유지하는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촬영도 실내와 실외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뽀드득하게 깔끔하게 잘 만들었다. 이런 장르 치고는 촬영의 질감이 매우 좋았다고 생각된다. 특히 실외 찰영에서 질감을 로맨틱 코메디에 어울리게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 영화도 요즘 시대에는 케이블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될 수 있는 컨셉과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라면 뭔가 좀더 깊이 들어가든가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데, 물론 시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꼭 이래야 한다는 법칙 따위는 없다, 다만, 그냥 이야기의 뼈대가 너무 익숙하고 재밌었지만, 유쾌한 에피소드와 전체적인 이야기와 주제가 잘 섞이지 않고 따로따로 떠도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몰입도가 있을 정도로 지루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재밌게 봤다.  

  

  

2014년 11월 12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