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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아메리칸 허슬 (American Hustle, 2013)

by 김곧글 Kim Godgul 2014. 11. 8. 18:51



얼마 전에 봤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2013)'도 그렇고 헐리우드 영화 중에 사기꾼들의 인생역정이 심심치 않게 다뤄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영화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한국 영화 중에도 '타자', '범죄의 재구성' 이 이런 부류에 속하지만 헐리우드 영화처럼 다양하고 풍부하게 제작되지는 않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기보다는 그냥 관객들의 취향이 그런 것 같다. 

  

상도 많이 탔고 최고 스타급 배우들의 열연도 해외토픽으로 간간히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선입관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열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앞서 감상글을 적었던 '루시(Lucy, 2014)'와는 정반대로 영화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재밌거나 흥미롭지 않았다. 즉, 건물의 내부는 흥미로웠는데 건물을 나와서 건물 외관을 둘러보면 그냥 그런 정도였다는 얘기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정답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배경이 미국의 1970년대 중반이니까 그 시대의 미국 사회와 문화를 아련하게 느끼며 즐길 수 있는 관객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인물들의 대사가 엄청 많다. 자막을 보랴 인물들의 행동을 보랴 엄청 숨가쁘다. 그렇다고 시원한 액션이 약방의 감초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분기점이 될만한 청량음료 같은 명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1970년대의 공간적 배경과 배우들의 의상이 기존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과 달리 어딘지 모르게 좀더 세련되게 표현된 점이 눈을 즐겁게 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 만으로 치자면 비슷한 시기에 상영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가 훨씬 재밌었다. 그렇지만 확실히 작품성, 영화적인 표현력을 따져보자면 '아메리칸 허슬'에게 좀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할 것이다. 시각적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영화의 이야기 구성 방법에서 어떤 레벨 업 같은 또는 차별화된 독착성 같은 공적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화의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을 다시 보면서 조목조목 살펴봐도 좋을 것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본래 내용이 재밌어지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크리스천 베일'의 연기도 좋았고, 잠깐 출연한 '로버트 드 니로'의 존재감도 좋았고, '제레미 레너'의 연기도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의 연기가 좋았다. 비록 많은 시간 등장하지는 않지만 관객을 몰입시키는 퇴폐적이고 백치미적이고 동시에 거칠지만 철들지 않은 순수한 매력이 넘치고 넘쳤다. 

  

영화 '아메리칸 허슬'은 내용적으로 기대했던 것보다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다만, 주요 인물들의 몰입시키는 뛰어난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다시 감상하면 좀더 가치있는 영화적인 무엇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인데 내용이 그렇게 재밌지는 않아서 언제 다시 볼 지 기약할 수는 없다.

  

  

2014년 11월 8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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