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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두근두근 내인생 2014

by 김곧글 Kim Godgul 2014. 11. 8. 12:47



원작소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영화만으로 봤을 때 따뜻한 메시지와 현대 동화 같은 이야기는 좋았지만, 워낙에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널리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지나치게 맑고 푸른 청정수를 표현한 것 같아보였는데 그 이유는 주인공들이야 그렇다치지만 주변 인물들과 이야기 전개가 매우 익숙하고 상투적이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래도 후반부에 가서는 뭉클한 감동도 느낄 수 있었고, 끝부분에 거짓이 아니라 현실적인 결말을 간결하게 보여준 것도 좋았는데, 영화의 이야기가 너무 익숙하고 편한 것은 아쉬움으로 여겨진다. 

  

이 영화의 주요 타겟을 남녀 중에 고르라면 여성 쪽이다. 이야기가 비현실적이고 동화같은 것도 그렇고, 아이의 엄마 '미라'(송혜교 분)의 친구가 방송국 PD여서 '인간극장' 다큐에 출연하게 되었다는 설정도 작위적인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여기에 연결되어서 어렵게 살아가던 시나리오 지망생이 거짓으로 선천성 조로증 환자 '아름'이를 농락하는 에피소드도 식상스러웠다.


아름이와 그의 부모 자체가 너무나도 인간극장 프로에 나올법한 인물인데 차라리 인간극장에 나가서 치료비에 보태쓰려고 굴욕을 참으며 힘겹게 노력을 했는데 그것마저 일이 꼬여서 안 되는 설정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뜻하지 않게 다른 오락프로에 우연히 출연하게 되어서 원하던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하는 이야기는 어땠을까? 또는 아애 미디어와 얽히는 이야기는 많이 줄이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아름의 아버지 '대수(강동원 분)'는 정말 여자 관객 취향적으로 이상화되었다고 보여진다. 정말 비현실적인 인물로 보여졌다. 그 정도 얼굴과 신체조건에 택시 기사를 하는 경우를 (택시를 많이 타 보지 않았지만)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어느 정도 현대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표출하는 이야기이므로 그렇게 흠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아름의 어머니 미라는 그나마 현실적으로 보여졌는데 반하여 대수의 인생자체는 동화를 위해서 만들어진 인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야기가 신선하지 않고 게다가 어두운 사실적인 측면도 많이 생략하고 밝고 긍정적인 면만 보여주는 동화에 가깝고, 익숙한 이야기에서 너무 변주를 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렇게 빠져들어서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대기업 자본을 듬뿍 받아서 대박을 치는 영화만 사랑받고 그들만이 성공한 영화인으로 취급받는 시대에 기획단계부터 그런 것과 다르게 (완전히 다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다르게) 만들려는 시도는 매우 좋았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영화가 전달하려는 좋은 메시지와 주제의식까지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전반부보다 후반부가 훨씬 좋았기 때문에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느낌은 충분히 감동받을 수 있었다. 한편, 송혜교 배우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또한 영화의 규모가 크거나 작거나 얽매이지 않고 차별성 있는 작품에 출연하여 자신만의 연기력을 펼치는 현재의 행보가 매우 좋다고 생각된다. 흥행의 성패와 무관하게 차기작을 보지않을 수 없다. 

  

  

2014년 11월 8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