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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Music)

우연히 발견한 것 'More Than Woman'과 '단발머리'

by 김곧글 Kim Godgul 2023. 4. 15. 12:22

 

그저 홀로 집에 있을 때 텔레비전도 볼 거 없고, 컴퓨터도 지루할 때, 일종의 진공 같은 고요로 인하여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정신줄을 빼앗기기 싫어서, 케이블 채널의 '최신 팝송'을 틀어 놓고 다른 볼 일을 하곤 한다. (한 때는 라디오를 듣기도 했는데 너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잘 안...) 이때 대부분은 흐르는 강물 위의 물안개처럼 한 귀에서 한 귀로 흘러 지나가서, 음악도 나를 모르고 필자도 음악을 모르는데... 드물게 문득 필자의 귀를 사로잡는 경우가 발생하고는 한다. 그래서 절전된 화면을 리모콘으로 쳐서 깨워서 뮤지션과 곡명을 확인하고 유튜브로 검색해서 다시 들어보고, 역시 좋으면 여러 번 반복해서 듣고는 한다.

 

그렇게 알게 된 팝송 중에 최근에 신선하게 잘 리믹스된 'More Than A Woman (TWOPILOTS & Yann Muller Remix)'이 있다. 원곡을 부른 뮤지션은 70~80년대에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비지스(Bee Gees)이다. 원곡이 처음 등장한 해는 1977년이었다. 전 세계 히트작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의 OST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무튼, 어제 밤부터 매우 여러 번 리믹스 버전을 듣고 있는데, 어느 순간 마치 뇌 속에 백열등(요즘은 LED 전구가 일반적이지만)이 켜지듯이 국내 불후의 명곡 가요의 초반 멜로디가 떠올랐다. 그래서 유튜브로 찾아서 들어봤더니 어느 정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엄청 유명한 노래의 초반에 4소절 가사의 멜로디가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되었다. 전주곡이나 후렴구는 매우 또는 전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일종의 다른 예술가의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해서 자신의 창작에 활용했다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관점도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이것도 아티스트의 능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 같은 세상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겠지만 그 시대 (한국의 90년대 초반 이전의 시대)는 인터넷으로 뼈속까지 연결된 별천지의 현시대와는 여러 면에서 매우 다른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하는 편이다.

 

아무튼 왠지 필자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한 것 같아서 포스팅한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그 곡은 '조용필'의 '단발머리(1979)'이다. 너무나 유명해서 필자같은 음치도 자신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는 명곡이다. 이 곡의 초반 네 소절 그러니까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오늘 따라 왜 이렇게 그 소녀가 보고 싶을까.

 

비에 젓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 소녀.

반짝이던 눈망울이 내 마음에 되살아나네."

 

딱 이 가사와 멜로디를 'Bee Gees'의 'More Than A Woman(1977)'의

 

Oh, girl, I've known you very well
I've seen you growing every day 
I never really looked before But now you take my breath away
Suddenly you're in my life
Part of everything I do
You got me working day and night Just tryin' to keep a hold on you

 

처음의 이 가사를 부를 때의 멜로디와 매우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즉 단발머리의 '그 언젠가 ~ 싶을까'를 부르는 동안의 가사 멜로디가 위에 적은 영어 가사 부분의 멜로디와 매우 닮았다. 그러니까 단발머리에서는 위에 적은 영어 가사 부분의 멜로디를 두 번 반복해서 사용한 셈이다.

 

한번, More Than A Woman 곡을 들으면서 가사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단발머리'의 4 소절을 열창해 본다면 (단발머리의 가사를 모르는 한국인이 있을까) 필자가 느꼈던 것처럼 닮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단에 첨부된 유튜브 동영상을 틀어놓고 직접 해보시기를...)

 

한편, More Than A Woman의 가사 내용과 '단발머리' 가사의 내용도 똑같지는 않지만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점도 알아볼 수 있다.

 

아무튼 필자가 우연히 문득 발견한 것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거듭 말하지만 필자는 그 옛날(90년대 초반 이전) 시대와 현 시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영화, 만화, 애니메이션(대표적인 것으로 빼도박도 못하는 '태권V'와 '마징가Z')도 그런 면이 있지만 그저 행복했던 추억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2023년 4월 15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