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뮤직(Music)

'이매진 드래곤즈'의 '먼데이'에서 '싸이(Psy)'의 신작 뮤직비디오 아이디어를 착상

by 김곧글 Kim Godgul 2023. 4. 15. 15:25

 

이 뮤직비디오를 알게 된 경위도 바로 앞의 포스팅에서 말한 것과 같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지만 궁금한 사람은 읽어보시길 바란다. 아무튼 필자가 이 블로그 첫페이지 오른쪽에 붙여 놓은 (예전이 아닌) 최신 팝송 유튜브 동영상의 상당수는 (기존에 알고 있던 유명한 뮤지션을 제외하고) 그런 경로로 알게 된 것이다.

 


참고글: 우연히 발견한 것 'More Than Woman'과 '단발머리'

 


이 글에 적는 뮤지션도 그렇게 알게 되었다. 물론, 'Imagine Dragons' 라는 록밴드를 인터넷 이곳저곳을 싸돌아다니면서 이름 정도는 들어봤지만 딱히 관심을 갖고 청음하지는 않았었다.

 


몇 주 전, 음악만 들려주고 텍스트 화면만 띄워주는 케이블 채널을 틀어놓고 서서히 잠자리에 들려고 꼼지락하다가 문득 필자의 달팽이관을 완전히 매료시킨 사운드를 듣게 되었다. 나름 친숙한 톤의 (과거 록밴드가 많이 썼던 것 같은 느낌의 이펙트 톤, 몇 시간 후에 록밴드 Queen의 브라이언 메이의 느낌이 떠올랐었다) 기타 멜로디와 삑싸리 소음 같은 키보드 소리들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텔레비전 화면의 텍스트를 봤더니 Imagine Dragons – Monday 였다. 그리고 유튜브로 검색해서 공식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게 되었다.


그렇게 감상하게 된 Monday 뮤직비디오에서 또 한 번 화들짝 놀라며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초반에는 그냥 흥미롭고 유쾌한 정도였는데, 주인공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외부로 나갔는데 그곳은 거의 컴퓨터 게임 ‘폴아웃(Fallout)’ 또는 영화 ‘매드맥스’를 연상시키는 척박한 환경의 지상이었다. 주인공과 지인들이 흥겹게 노래하고 춤추고 핫도그 먹고 수영하며 행복하게 살았던 곳은 다름 아닌 소위 지구적 대참사(기상이변, 핵전쟁, 운석 충돌, 전염병...)에 대비한 사설 지하벙커 속이었던 셈이다. (한국에서는 아니지만 미국의 옛날 SF 영화, TV 시리즈, 만화 등에서는 매우 흔하게 등장하는 소재이다). 주인공은 벙커 입구에서 신문을 집어 들고, 신문에는 지구 종말을 암시하는 큰 제목이 써져 있고, 입구 옆에는 커다란 나무가 인상적으로 활활 불타오르고 그 뒤로 멸망한 도시 같은 세상은 온통 누런 황사로 뒤덮혀 있고... 그리고 북한의 ICBM 같은 핵탄두가 아니 유성 같은 불덩이가 곤두박질치고...


이렇게 반전이 있고 인상적인 장면(확실히 복고적인)이 뮤직비디오가 등장할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은 미국이니까 가능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미국 문화의 큰 흐름 중에 하나, 반문화(counter-culture)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이 뮤직비디오와 음악을 매우 여러 번 질리도록 감상했다. 이매진 드래곤즈의 다른 음악도 들어봤지만 나름대로 인상적이고 좋았던 곡도 있었지만 비록 전부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이 곡 ‘Monday’가 가장 좋았다. 뮤직비디오도 화룡점정,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느낀 이매진 드래곤즈이 음악성을 짧게 언급하자면, 보컬과 가사가 대중에게 호소력 있고 좋았지만, 무엇보다 너무 대중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이너에 푹 짜지지도 않게 고상하고 세련된 느낌의 신선하고 매력적인 음악을 만드는 '웨인 서먼(기타, 키보드, 잡음...)'의 재능과 실력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더 스트로크(The Strokes)'에서 기가막히게 좋은 기타 간주 멜로디에 감탄했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무튼 보컬도 좋았지만 음악 자체가 신선하고 좋았다.

 


아무튼, 이런 이유만으로 이 글을 포스팅하기에는 뭔가 심심하다. 그럴리가. 사실 이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면서 다름 아닌 국내 가수 ‘싸이’가 떠올랐었다. 그의 신작 뮤직비디오에 사용되면 좋을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매진 드래곤즈의 먼데이 뮤직비디오를 여러 번 감상하면서 문득 떠올랐던 내용이다.

 


먼데이 뮤직비디오에서 보컬 댄 레이놀즈는 (다른 멤버들도 그렇지만) 다소 엉성하고 덜떨어져 보이게(코믹스럽게) 자뻑 춤을 일관되게 춘다. 이 밴드의 평소 컨셉(진중한 록커)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어쨌든 이들의 엉성한 (그러나 나름 노력한) 춤(몸동작)이 정겹고 흥미롭고 재밌었다.

 


싸이의 춤 실력과 엔터테인먼트의 재능과 실력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유튜브를 통해서 전 세계의 수십억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싸이는 차기 뮤직비디오에서 더 프로패셔널한 춤만을 선보여서 유행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싸이의 춤실력에 역발상을 적용해서, 그러니까 뮤직비디오에서, 싸이가 예를 들어 ‘행오버(Hangover)’와 연결되는 이야기로써, 어느 날 싸이가 해외(라스베가스, 뉴욕 같은 화려하면서 지저분한 도시)에서 대규모 화려한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지친 몸으로 홀로 호텔로 향하는데 불현듯이 음주운전 뺑소니를 당해서 기억을 상실한다. (또는, 신종 마약에 취한 뺑소니 운전자, 또는 다른 어떤 불의의 사고...)


싸이가 깨어난 곳은 노숙자들과 쥐들이 형님동생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하수구 같은 주거지다. 해외이다 보니 (또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고 그의 쌩얼과 더러운 몰골을 봐서는) 그 유명한 싸이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싸이도 뺑소니 때문에 기억을 상실했다. 며칠 후 싸이는 노숙자들과 함께 화려한 거리로 가서 구걸을 하면서 힘겹게 목구멍에 풀칠한다. 그런데 화려한 대도시의 어느 전자제품 전문점에 전시된 대형 TV에서 춤을 잘 추는 KPOP의 공연을 스쳐지나가듯이 보게 된다. 싸이는 자신도 모르게 몸동작이 움찔움찔한다... 동료 노숙자들이 낄낄대며 비웃으며 놀린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공원에 가서도 어떤 아이가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싸이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찔움찔 거린다. 싸이는 스스로 영문을 몰라하고 오히려 자신의 몸을 탓하며 잠잠해지라며 스스로 때리며 벽에 부딛친다.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화려한 대도시의 여기 저기를 싸돌아다니면서 구걸하는 와중에 싸이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몸이 예전의 춤실력으로 점차적으로 복귀한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재미있는 다양한 장면을 여러 개 보여줌. 어떤 중년의, 노인의, 청년의, 반려동물의 어떤 몸동작에서 자신의 춤동작이 떠오르는 촉매로 작용하는)....... 


요약하자면, 뮤직비디오의 상당수 본편은 싸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는 춤을 완전히 잊어버렸는데 주변에서 여러 상황을 관찰하게 되면서 몸이 예전의 춤실력을 기억해내고 더불어서 자신의 과거 기억도 되돌아와서 다시 화려한 무대로 뛰어올라가서 열화와 같이 열광하는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실력 발휘를 찐하게 하고 기분 쩌는데... 무대에서 너무 자만하고 오버하다가 추락 사고가 발생해서 또 머리를 다쳐서 병원에서 일부 기억상실로 춤을 잊어버리고 지내고 있는데, 병원에서도 어떤 어린 여자아이가 우는 남동생을 달래기 위해서 강남스타일의 춤을 추는 것을 보고 흐릿했던 눈빛이 생기가 돋더니 몸동작이 자신도 모르게 움찔움찔하는 찰나... (이 장면에서 뮤직비디오는 끝난다)


아무튼 '이매진 드래곤즈'의 '먼데이'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면서 대충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었기에 끄적여봤다. 실화다. 중요한 점은 천하의 춤꾼 싸이가 뮤직비디오 내내 춤을 잘 추지는 않고 매우 짧은 딱 한두 장면에서만 잘 추고 나머지는 마치 이매진 드래곤즈의 먼데이에서처럼 다소 엉성하면서 몸치 같이 추는 몸동작이 많이 보여지는 신선한 역발상 컨셉의 뮤직비디오라는 점이다. (어차피 기억이 되돌아와서 매우 잘 추는 장면도 짧게 넣으면 상관없다)



2023년 4월 15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