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감상글(Movie)

세상에 태어나 산다는 건 뭔지 - 날아라 펭귄 (2008)

by 김곧글 Kim Godgul 2009. 12. 10. 18:0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권을 다룬 영화라 의미는 있지만 재미는 없을 줄 알았다. 자막을 읽지 않아서 좋은 국내 영화를 보고 싶을 때 딱히 끌리는 영화가 없어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잔재미가 솔솔했다. 아이, 젊은이, 중년, 노인의 인권을 다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찌보면 인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산다는 건 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저예산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영상미를 비롯 영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재미를 느낄 수는 없다. 인권이라는 끈을 놓지 말고 시나리오를 써야했기에 내용도 오묘하고 깊은 맛은 없다. 어떻게 보면 특집 TV 단막극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처음부터 지루하지 않게 잔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롭게 끝까지 봤다. 아마도 한국에 보통 사람의 80%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묵은 문구지만, 인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산다는 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현실적인 문제다. 아주 극소수만 특별한 삶을 살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 속 이들과 비슷하게 살다가 죽는다. 남녀노소 인권을 부담스럽지 않게 다룬 영화였는데 한편으론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극영화풍 잔재미가 있는 '인간극장'쯤 될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깊게 따지고 들어가면 몇 개의 에피소드에서 고뇌하는 주인공도 그렇고,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반주인공이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넓게 보면 결국 남성들이 자기들 위주로 오래전부터 만들어놓은 전통적인 유교적인 인식때문이라는 것이 감독의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쥔 자들은 부부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런 현상은 한국과 일본이 거의 동일할 것이다. 이 영화는 일본 사람이 봐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그렇게 깊이 들어가서 고민하며 보라고 유도하는 영화는 아니다. 보통 사람이 자신과 가족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부부가 남편을 위해서 또는 아내를 위해서 한번 쯤 생각해볼만한 일련의 에피소드 나열이다. 정말 현대 사회는 부부가 엮어가는 일상들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인 것 같다. 

2009년 12월 10일 김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