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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스카이넷: 포털, 소셜, 구글, 페이스북...

by 김곧글 Kim Godgul 2011. 3. 6. 23:26

잘 알다시피 '스카이넷'은 초히트작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인류를 정복한 인공지능의 이름이다. 영화는 영화일뿐이라지만 은유적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다.

인류 종말을 몰고오는 어떤 거대한 존재에 관한 이야기는 서구문명의 정신적 바탕 교과서인 성경의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적그리스도(anti-christ)', '빅 브라더(big brother)'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때 이들은 실제 누구를 가리키는지는 다소 불분명하지만 아무튼 어떤 인간에 가깝다.

한때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 브라더'를 북한의 '김일성'과 비교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는 전 세계 어떤 국가의 독재자를 '빅 브라더'에 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건 그렇고, 문뜩, 신경섬유처럼 촘촘히 네트워크화된 전 세계를 지배하는 새로운 권력자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독재자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직은 단정할 수 없다. 또는 아직은 알아볼 수 없다. 그러나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확인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포효하며 전 세계를 쥐었다 놓았다 하는 공룡기업들이 몇몇 있다. 과거에도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를 만드는 다국적 공룡기업이 인기를 끌었었다. 그러나 소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처럼 개인의 사생활까지 다루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안방에 자사의 로고가 붙은 텔레비젼을 놓은 것 정도였다.

쉽게 말해서, 어떤 의미에서 좋은 쪽으로 가면 다행이지만 나쁜 쪽으로 흐르면 소위 '터미네이터'에서 '스카이넷'에 해당하는 존재가 '구글', '페이스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스카이넷처럼 썬그라스와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근육질의 똘마니(터미네이터)를 시켜서 전 세계 개개인을 지배하는 일은 불가능하겠지만, 일상적으로 알게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개개인을 지배할 수도 있는 미래사회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소 과장되고 암울한 미래상이지만 어떤 측면에서 일부분이라도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다소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최근에 TV홈쇼핑에 중독되어 가족의 행복이 위태한 경우가 종종 매스컴에 보도되곤 하는데, 그런 매커니즘과 비슷한 인터넷 쇼핑, 소셜 쇼핑을 구글 또는 페이스북이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하여 지배한다면(이미 어느 정도 그러고 있다)... 만약 그보다 더 깊숙하고 치밀하게 개개인과 관련되어 진다면...

전 세계적으로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기업이 지구 미래의 스크이넷 후보라면 다소 좁은 지역인 국내에서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같은 '포털'이 스카이넷 후보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자는 얘기인가?

당장 인터넷과 소셜을 금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미 그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강물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있고 그 강물을 떠나서는 제대로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좋은 것도 과하게 쓰면 독이 되고 나쁜 것도 적게 쓰면 약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돌 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는 말이 있듯이, 인터넷 특히 소셜을 할 때 개인정보를 기업체에 입력하고 대중에 노출하는 것(또한 타인과 관련된 개인정보를 포함)에 관하여 한번 쯤 생각해보는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거대 다국적 공룡 기업을 이유없이 불신해서도 안되겠지만 마냥 맹신하는 것도 좋지 않을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삼성, 애플, 네이버, 네이트, 다음, 옥션, 지마트... 등등 수많은 다국적 기업을 말한다.

소셜 사이트에 올려질 수 있는 개인정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 기업에 분산되어지거나 또는 아애 '위키페디아' 비슷한 공공적인 기업에 필요한만큼만 조금씩 올려놓는 습관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는 올려진 정보가 일정 기간 후에는 자동으로 삭제되는 기능도 의무적으로 서비스되도록 하는 제도도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좀더 새로운 형태의 공공적인 소셜 인터넷 기업이 나타나야할 것 같다. 권력이 편중되지 않고 분산되는 인터넷 기업 말이다.

이 글이 다소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번 쯤 상상해볼 수 있다. 적그리스도, 빅 브라더, 스카이넷이 인간과 비슷한 특정한 인물(인공지능 포함)이 아니라, 어떤 다국적 주식회사이고 그곳의 수뇌부들은 교묘히 개개인의 신상정보를 활용하여 전 세계를 지배하는 실질적인 전 세계 독재자들이라고.(그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것이 그 수뇌부에게 전 세계를 쥐었다 놓을 수 있는 권력을 준다고 투표한 것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각자 스스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습관을 들이는 의식도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마치 게임에 중동되지 않고 스스로 통제하며 따분함을 달래는 정도로 게임을 즐기듯이 말이다) 그리고 특정 공룡 기업체에 편중적으로 몰려드는 것을 다시 분산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 의식, 주의들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침체되고 있는 인문학이 해야할 일 중에 하나인 것 같다.

과거 언젠가 자유, 평등, 박애,... 등등을 외치는 수많은 인본주의, 인문주의가 있었다. 그런 인류의 의식들이 스카이넷의 가면을 쓴 어떤 존재(이 글에서는 초거대 인터넷 공룡 기업)의 독점을 경계하는데도 쓰여져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특정 국가, 이데올로기, 민족, 종교가 전 세계를 지배한다면 과연 수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먼 옛날 바벨탑의 붕괴가 현대인에게 전승하는 메시지가 그렇듯, 과도한 권력의 편중은 본래 인간성을 파괴할 가능성을 매우 높여주는 가속성이 있다.


2011년 3월 6일 김곧글


ps: 아직 겨울신(winter god)이 퇴근하지 않아 아침에 이불 속 온기가 주는 행복을 떨쳐내고 세면대로 향하기 무척 힘들다. 하물며 만약 그녀와 함께 누워있었다면... 코알라가 나무에 붙어있는 것처럼 이불 속에 찰싹 붙어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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