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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직장인 인격 패턴

by 김곧글 Kim Godgul 2011. 3. 18. 21:55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와 마찬가지로 직업이 성격을 선택하느냐 성격이 직업을 선택하느냐를 생각해볼 수 있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던지 평소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지인들과 많이 다른 부류의 직원들을 만나기 마련인데, 낯선 그들조차도 생각해보면 어떤 패턴이나 범주로 묶을 수 있는 것 같다. (이것도 사물을 추상화하려는 인간의 속성에 의해 가능할 것이다) 기가 막히게 관상을 잘 보는 무속인도 자신이 습득한 그들 세계만의 지식 외에 누구나 주의 깊은 관찰로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의 성격 패턴을 요긴하게 참고하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생각해 보건데, 어떤 조직에 가보던지 일정한 수의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특정한 인격 패턴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물론 절대적으로 반드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대개 그렇다고 여겨진다.

평소 자기 자신이 단순히 어떻다고 단정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입체적이고 오묘한 성격이라고 판단하고 있더라도 어떤 조직(쉽게 말해서 직장)에 들어가서 밥먹고 일하고 자고 깨어나 세월 보내고 하다보면 자신이 어떤 성격 패턴에 속하는지 깨닫게 된다. 물론 그 모습이 진정한 자신의 인격과 완전히 일치하거나 매우 가까울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모습이 자신의 진정한 성격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 사람은 어떤 조직에 몸담았다가 다른 조직으로 옮겨가더라도 대개는 자신의 사회적 성격 패턴을 거의 그대로 유지해간다. 마치 자신이 평소 자주 입는 의류나 자신이 좋아하는 입맛처럼 말이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조직을 멀리서 넓게 바라보면 인간은 누구나 일정한 개수의 인격 패턴에 속한다. 당연한 얘기인가? 아무튼 그 가짓수가 마치 연기가 어느 방향으로 날아가느냐의 법칙처럼 오리무중만큼은 아니란 얘기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대개 누구나 비슷하게 느꼈을 것이다. 어떤 조직(예를 들어 50명 이상 근무하는 어떤 직장)에서 아래 패턴의 사람을 접할 수 있다.

  • 마르고 키가 크고 온순한 사람
  • 덩치가 거구이면서 무뚝뚝하지만 대범하지는 않은 사람
  • 자기 자신의 일에는 철두철미하게 일하고 그 외는 아주 조용히 지내는 사람
  • 여기저기 나서서 참여하기(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
  • 무리를 리드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
  • 외모는 촌스러운데 일 자체는 똑소리나게 가장 잘하는 사람(대개 동료들 사이에 인기는 없는 편, 그러나 나중에 관리자 계열로 고속 승진할 타입)
  • 지나치게 방관자도 아니고 지나치게 열심히 하지는 않고 적당하게 일하면서 조용히 자신을 유지하는 사람
  • 마초적인 사람. 술, 담배, 힘, 남성미를 강조하는 사람
  • 눈에 띄게 여성적인 사람(조직 내에서 그렇다는 뜻, 여성인 경우에는 남자 사원들이 주변에 몰려들고, 남자인 경우에는 여자 사원들이 주변에 몰려든다)
  • 업무에 관하여 다른 사람보다 까탈스러운(까칠한) 사람(그러나 상사에게는 절대로 까탈스럽지 않다)
  • 일보다 잡담(얘기, 농담)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
  • 평소에는 유순하고 한없이 친절하지만 어느 순간 표독스러워지는 다혈질의 사람 (대개 뒤끝은 없는 편)
  • 맹맹하게 보이고 순박하게 보이고 일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남녀선후배의 귀여움을 받는 사람
  • 무미건조하고 무덤덤하고 외양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
  • 고위 상사인데 추리닝을 즐기거나 아무렇게나 입고 다니는 사람(그래도 자신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잘하는 편)
  • 남자들이 많은 곳에서 당당히 존재감 있는 여장부 여자 리더
  • 그 여장부를 매우 잘 보좌하는 남자들
  • 업무는 업무이고 사원들과(특히 여사원)과 회사 내에서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마치 딸과 아버지 소꿉놀이 같은), 그러나 그런 성격이 아니라 고생하는 순박하고 점잖고 세련되지는 못한 사장 또는 고위 상사
  • 일은 잘 하지만 개인적인 얘기를 절대로 하지 않는 사람(필요 없는 얘기를 거의 하지 않고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함)
  • 이성을 특별히 혐오하거나 비하하는 사람(남자가 여자를 또는 여자가 남자를)
  • 이성에게 무관심한 사람(실제로 그렇거나 그러는 척하는 사람)
  • 평소 까탈스러운 자신의 이미지를 쇄신하려고 뜻밖의 신선한 시도를 했지만, 사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자(냉랭하자) 곧바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계속 예전 이미지를 고수하는 고위 상사
  • ...... 기타 등등 (언젠가 계속)

위의 '직장인 인격 패턴'은 최근에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분류해 본 것이다. 일반론은 아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수 공감하는 패턴의 사람을 현재 자신이 종사하는 직장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언급하지만 이것은 실제 그 사람의 인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직 속에 있을 때 타인에게 비춰지는 사회적 인격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한 종류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세미노가다'를 하는 중이라 집에 오면 피로를 풀기 위해 나홀로 방바닥 침대에 빠졌다가 아침에 일어나고, 그 다음 주는 가로등과 동거동락하는 달과 별을 보고 일하는 밤근무를 하는... 즉 낮근무와 밤근무를 격주로 교대하는 일을 좀 하는 중이라 이 블로그에 글을 자주 쓰지는 못하는데, 오늘은 좀 일찍 집에 왔고 문뜩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보여진 사람들에 대해 적어봤다.

주의할 점은 이것은 보통 인간의 인격을 범주화한 것이 아니다. 그런 것에 관해서는 전문 서적이 많이 나와 있을 것이다. 이것은 보통 인간이 어떤 조직(예를 들어 직장)에 속해있을 때에 한하여 타인들에게 거의 공통적으로 인식되는 직장인 인격 패턴일 뿐이다.(물론 이런 것에 관해서도 책이 많이 나와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적어본 것이다)


2011년 3월 19일 김곧글



ps: 꽃샘추위가 있는 것은 이제 곧 화사하고 찬연한 봄이 올 테지만 결코 얼음 시절에 품었던 마음가짐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인상적으로 남겨주기 위함이다. 사랑도 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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