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감상글(Movie)

푸른 소금 (2011)

by 김곧글 Kim Godgul 2011. 11. 7. 22:49



화사한 색감과 나른한 영상미도 괜찮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지만 내용이 지루했다. 몰입도가 떨어졌다.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긴장감이 상승하면서 가파르지 못하고 그냥 평이했다.

그렇다고 미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감수성과 분위기의 영화는 아마도 1990년대에 유행했었던것 같다. 그때 스타일과 감수성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았고 (그때는 다소 칙칙하고 비극적인 분위기가 많았다) 현시대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러나 웬지 붕뜬 느낌, 덜익은 빵 느낌, 속이 완전히 익지 않은 훈제치킨 느낌이 났다. 언밸런스 멋부리기? 요즘 시대에 멋부리기가 나쁘다고 볼수는 없지만 결과물이 자연스럽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아싸리 구수하게 한국적인 분위기가 더 좋았을 뻔 했다. 국내 영화에서 드물게 정말 우아하고 근사한 분위기로 조폭을 묘사한 '달콤한 인생'조차 해외에서는 인정받았을지언정 국내에서는 흥행하지 못 했다. 국내 관객은 조폭이 우아하게 멋부리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또한, 두 남녀 주인공의 멜로적인 내용에 좀더 치중하는 편이 좋았을 것 같다.이 영화는 사랑이야기와 느와르가 맛깔나게 섞이지 못한 것 같다. 아무래도 두 주인공의 캐릭터 특징상 사랑이야기에 더 많이 치중하고 조직쪽의 일들은 상당부분 숨기면서 관객이 알아서 상상하게끔 하는 쪽이 더 좋았겠다.

결말이 다소 뜬구름 잡는 느낌이었다. 짧고 간소하게 암시하는 방법이 더 좋지 않았을까? (만약 이 영화의 결말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앞부분에서 러브스토리와 관련해서 더 많은 내용이 들어갔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최고의 청부회사의 엘리트 암살자라는 자의 파괴력도 너무 허술해보였다(비현실적인 느낌).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불만인 점은 스토리 자체였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확실한 매력은 남녀 주인공의 연기다. 자연스런 연기가 좋아서 그럭저럭 몰입할 수 있었다. 다만,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가 좀더 깊고 다양하게 현대적으로 애뜻하게 펼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2011년 11월 7일 김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