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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카운트다운 - 두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

by 김곧글 Kim Godgul 2011. 12. 2. 22:17



초반에는 범죄물 느낌이 났고 중반까지도 그럭저럭 한국형 액션 장르로 재밌게 달렸는데 후반부에는 느닷없이 감성 멜로드라마로 바뀌었다. 관객의 예상을 뒤엎으면서 감동을 주려고 했던 의도였는지 장르 파괴를 통해서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주려고 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재미도 감동도 두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

이 영화의 감독이 신선한 감동과 재미를 주었던 '애자'를 만든 감독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후반부는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만약 결론을 그렇게 맺기로 작정했다면 초반, 중반을 드라마적인 장르로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표현했어야 관객이 영화를 재밌게 봤을 것이다.

어쩌면 감독은 평범한 장르 오락 영화를 탈피하여 신선한 감동을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가지 장르를 맛깔나게 혼합하지  못 했다. 그냥 범죄액션물로 끝까지 밀어붙였다면 나름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하는 의욕이 너무 강했던 것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또는 주변의 투자자나 제작자의 입김을 너무 의식한 것인지도 모른다. 대개 '재밌으면서도 보고나서는 진한 감동을 안고 돌아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주길 바란다'라고 주문하는데 정말 그런 영화는 거장도 만들어내기 힘들다.

대개의 경우 정말 진실된 재미를 주려는데 집중해서 영화를 만든다면 그 속에 자연스럽게 감동적인 요소도 적절히 들어가기 마련이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피곤한 일상에서 벗어나서 사고적인 유희를 즐기기 위해서지 도덕적인 메시지의 교훈을 얻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일 것이다. 대중가요 가사가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하는데 주력한다면 그 mp3는 거의 결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초중반까지 나름 재밌게 봤었는데 후반부에서 내용이 지루했고 감동도 재미도 없었다. 주인공의 안타까운 과거를 지금보다 아주 많이 짧게만 설명하고 주인공이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고 시원스럽고 통쾌한 액션을 펼쳐서 어떤 현대적인 영웅의 모습으로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인데 그것을 놓쳐버렸다.


2011년 12월 2일 김곧글


ps. 크리스마스에 짙은 안개가 끼는 것도 시각적인 관점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쳐줘도 괜찮을 것 같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하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이듬 해에 순수한 사랑이 이뤄진다. 물론, 그러지 못했다고 안 이뤄지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