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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그리운 2011, 반가운 2012

by 김곧글 Kim Godgul 2011. 12. 30. 18:56



세월이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처럼 빠르다. 엊그제가 2010년 같은데 벌써 2011년이 다 갔고 이제 2012년이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엄한 길이 아니라 괜찮은 길인가? 멈출 수도 없고 되돌아갈 수도 없는 내 인생의 길, 계속 앞으로 걸어가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다.

공적으로 따지면 보잘 것 없겠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2011년은 그 나름대로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었다. 내 생각에 하찮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매우 소중한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남들에게 하찮은 것도 나에겐 의미 있고 소중한 것이 될 수도 있다. 매우 사적인 것을 이곳에 적을 수는 없고 아무튼 가만히 2011년을 먼 산 바라보듯이 지긋히 바라보면 푸른 숲속에 비록 만질 수는 없지만 꿀맛 나는 크고 작은 열매들을 느낄 수 있다.

세상에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직업)을 하지 못하며 사는 사람이 아주 많다. 자신의 타고난 능력, 운명, 노력, 인내력, 환경, 기타 등등의 이유 때문에 현재를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현대사회가 과거에 비해 많이 윤택해지고 여러 모로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렇더라도 모든 사람들의 삶에 평등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은 인간 세상에 선과악이 공존하고 빈부의 격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도 상통할 것이다.

아무튼 극소수의 누군가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또는 매우 근접)일텐데, 그것을 간절히 원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열정의 몫을 생각해서라도 (그들의 몫까지) 열심히 열정을 쏟아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어떤 사람은 비록 현재는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과는 무관한 일을 하고 있지만 꿈을 완전히 잃지 않고 언젠가 비상할 날을 생각하며 차근차근 재능을 발전시키고 있을텐데 그들 중에도 냉혹한 사회의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필연적으로 성적이 매겨질텐데 그것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진정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며 깊은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해마다 이맘때면 진하게 다짐하지만 따뜻한 봄기운을 업은 나비와 함께 날아가버리기 일수인 '올해는 땡땡땡을 기필코 해내고야말겠다' 라는 신년목표를 현실적으로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현실을 더욱 직시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내 또래들과 비교하면 그들이 보기에 나는 정말 별종으로 보일 정도로 평소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렇다고 여기에 굉장한 시크릿이 있다는 얘기는 아니고 예를 들어 나 같은 경우에는 정치, 사회, 주식, 부동산, 근현대 국내사, 스포츠(유일하게 프로야구는 좋아함)에 관심이 매우 적은 편이다. 그 대신 영화, 소설, 컴퓨터 게임, 만화, 미술, 대중음악 등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가끔 만나 술한잔 하는 친구들 중에는 이런 것에 관심 있는 친구는 없다. 그래도 요즘 세상은 인터넷과 연결된 컴퓨터가 있으니까 그렇게 고립된 것은 아니다.

아무튼 2012년에도 갑자기 내가 다른 사람으로 변할 일은 없을 것이다. 나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레일 위를 기거나 달리거나 할 것이다.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지극히 행복하지는 않지만 어떤 면에선 행복한 측면도 없지는 않다, 라고 말할 수 있다. 행복이라는 과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타점은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마냥 무의미하거나 허망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2012년에도 계속 나에게 의미있는 행복을 찾아 오르막길을 걸어야할 것이다. 꼭 2012년에 국한된 목표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내 여자를 만나서 사랑을 하는 것도 2012년의 목표 중에 하나이며 또한 이것은 2012년에 국한된 목표만은 아니다.


2011년 12월 30일 김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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