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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칼럼, 단편68

[SF단편] 무중력 아기 (Zero Gravity Baby) 필자가 어렸을 때는 서기 2000년이 되면 달에 있는 호텔에 수학여행을 갈 수 있을 거라고 예견했었다. 서기 2021년 현재 아직도 이것이 실현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할 듯하다. 아마도 22세기(2100년대)가 되어야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특수한 일부 사람들은 21세기에 달에 들락거릴 수 있을 테지만 수많은 일반인이 그저 관광 차원으로 달에 가려면 22세기나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제작될 당시(1968년)에는 서기 2001년에 어느 정도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 미래를 예견했는데 실제로 이뤄진 것은 일상용 전자제품 같은 것 뿐이다. 아마도 22세기가 되어야 영화의 전반적인 것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달에 장기적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2021. 7. 17. 17:01
[게임] E3에서 제작 발표된 '폴아웃 런던 (Fallout: London)' 얼마 전에 미국의 수도 워싱턴 시에 대한 뉴스로 전 세계가 들썩였던 적이 있었다. 그때 ‘알링턴(Arlington) 도서관’이 언급되었는데, 미국인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필자처럼 평범한 한국인에게 알링턴 도서관은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는 명소이다. 그런데 ‘알링턴 도서관’이 언급되는 순간 필자의 머릿속에서는 ‘뭔가 익숙하다, 많이 들어봤는데, 어디서 였더라, 무슨 영화에서였나, 소설에서였나, TV시리즈에서였나... 어디에서 였지?’라는 궁금증이 맴돌았다. 분명히 건물 이름이 매우 익숙했다. 잠시 후 생각이 났다. 수 년 전에 밤새도록 몰입하며 플레이했었던 게임 ‘폴아웃(Fallout) 3’에서 ‘알링턴 도서관’이 비중있는 역할의 건물로 등장했었기에 필자에게 낯익었던 것이다. ‘폴아웃3’라는 게임의 주.. 2021. 6. 22. 16:57
[칼럼] 그저 핫한 거리를 걸으면서 찍는 동영상 콘텐츠 유튜브를 살펴보다보면 다소 색다른 동영상을 접하게 되는경우가 있다. 나온지는 좀 됐지만 이런 것도 그중 하나이다. 뉴욕 같은 세계 최대 대도시의 거리를 촬영자가 그저 걸어가면서 또는 일시적으로 서서 찍은 동영상이다. 편집도 거의 없다. 최대한 고화질로 촬영하는 것이 그저 추세일 뿐이다. 뉴욕이니까 전 세계가 선망하는 도시니까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 반드시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개는 그렇다) 그냥 거리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컨텐츠가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서울의 거리도 이런 식의 동영상 컨텐츠가 올라오는 것 같다. 정말 아무런 내용도 없다. 그냥 거리를 걸어가면서 일종의 도시의 거리 풍경을 촬영한 동영상이다. 아직은 초창기라 서울의 유명한 거리 위주로 올라오는 편이다. 신사동 가로.. 2021. 6. 21. 16:57
[칼럼] 냉동두뇌(Frozen Brain) 상품 죽은 사람을 냉동해서 보존해주는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는 것은 수십년 전부터 알려져온 일이다. 불치의 병으로 또는 자연사로 죽은 사람이 과학이 지금보다 월등히 발전한 미래 시대에 해동되어 깨어난다면, 미래의 후손들이 발전된 생명 연장의 기술을 발휘하여 새 삶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품고 이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을 해동해서 새 삶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과학이 발전한 미래 문명이라면 아마도 다른 과학 분야도 동반적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인체 장기 뿐만 아니라 몸의 구석구석 모든 조직과 세포 심지어 DNA까지 인공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관련하여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인간을 냉동 보존하는 상품과 차별적으로 오로지 인.. 2021. 5. 23. 22:58
[칼럼] 암호화폐가 인간의 전뇌(Electronic Brain)화를 촉진한다 암호화폐로 인하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최근의 요지경 세상이다. 이것으로 어떤이는 큰 이익을 챙기고 어떤이는 깡통을 찬다. 그 이유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중산층 이하 사람들은 수십년 심지어 수백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지만, 돈을 많이 걸어 놓은 사람이 그만큼 더 많이 먹는 판이라 전 세계를 빈익빈부익부, 양극화를 더욱 가속시키는 가상의 절대반지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또한, 버블은 버블이므로 언제 풍선껌이 터질지 예측하기 힘들다. (당분간은 바람이 빠졌다가 다시 부풀었다가 하되 터져서 풍선의 고무조각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시기까지는 좀더 세월이 흘러야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도 수많은 웹비즈니스나 스마트폰 앱이 그렇듯이 모든 암호화폐가 휴지조각 아니 전기신호 조각으로 전락하지는 않을 것.. 2021. 5. 16. 18:33
[칼럼] ‘공각기동대’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인형사와 인형 1995년에 공개되었던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최근에 다시 감상했는데 이전에는 지나쳤던 것들이 새롭게 보였던 것도 있었다. 대부분은 시각적으로 맛있는 것들이었는데 내용에 관한 것도 있어서 적어본다. 개인적으로 20세기에 상영되었던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에 SF라는 장르로 한정한다면 ‘아키라(Akira)’, ‘마크로스 극장판(비주얼의 퀄리티가 TV판과 완전히 딴판)’ 그리고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ell)’를 최고로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현실 또는 가까운 미래 사회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공각기동대’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인간의 두뇌가 전뇌(electronic brain)화될 정도의 고도로 정보화되었지만 국가와 민.. 2021. 4. 30. 18:42
[칼럼] 차별화된 메타버스(metaverse) 세계 현재 ‘메타버스 가상세계’(이하 메타버스)는 화려한 현시대 대도시 또는 고도로 발전된 미래 가상도시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가 발전할수록 당연히 차별화된 제품이 출시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언젠가 박빙과 절정의 시기를 넘어 완숙기에는 공룡업체 한두 개만 살아남고 나머지 메타버스는 파리만 날리게 될 것이다.(또는 메타버스 공룡업체에 흡수될 것이다). 그래도 메타버스의 춘추시대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니 아직 즐길 것이 헤아릴 수없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얼마 전 메타버스 관련 기사를 잃고 국내업체에서 개발해서 전 세계의 10대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제페토(Zepeto)’라는 메타버스에 로그인해봤다. 그러나 비주얼도 그렇고 필자와는 취향이 너무 많이 달라서 두 번 다시 들어가지 않고 있다. 개인.. 2021. 4. 25. 18:45
[자작시] 밀알 같은 파도 텍스트 동영상으로 읽기 밀알 같은 파도 무한히 질주하는 시간의 최일선에 가면 마치 막다른 골목에 다달았을 때처럼 과거와 미래가 별개로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지금 이 순간이라는 현재가 한없이 펼쳐진다 지평선 너머로 무한히 나는 어제 무엇을 했는가? 나는 내일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지금 무엇을 하는 중인가? 어제 내일 지금은 나에게 무엇인가? 무엇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인가? 뭐? 움직이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가만히 고정시키고 깊은 생각에 빠지는 시대는 유물의 전설일까? 각자 취향과는 별개로 대다수는 본의 아니게 선택되어지는 것 움직일 수밖에 없는 자 고정될 수밖에 없는 자 가장 행운아는 시시때때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 비 온 뒤 맑은 햇살을 받아 영롱한 풍경처럼 잘 보이는 목표는 열정을 북돋고 .. 2021. 3. 19. 18:53
[시] 눈 내리는 한강 다리에서 텍스트 동영상으로 읽기 눈 내리는 한강 다리에서 “거의 다 왔어요! 거의 다!” 함박눈이 시야를 가려 한강 다리는 거북이 교통체증으로 북적였고 택배물을 실은 내 오토바이는 꼬불꼬불 질주하다 꽈당 넘어졌다. 고개를 드니,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한 여인이 한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멍하니 애처롭게 을씨년스럽게... 뒷모습의 그녀는 특이하게도 어깨에 샤넬 핸드백이 아니라 깁슨 기타 케이스를 메고 있었다. 그녀를 거의 묻어버릴 듯이 함박눈이 쏟아지는 장면을 뒤로 하고 나는 황급히 오토바이에 올라타 배송지로 달렸다. 쥐꼬리만한 수수료를 챙기고, 불과 십여 분이나 지났을까? 내가 다시 되돌아가는 한강 다리 위에 좀 전의 그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달랑, 그세 수북이 눈이 쌓인 깁슨 기타 케이스만 다소곳이 세워져 .. 2021. 1. 4. 12:59
[시] 나와 또 다른 나 텍스트 동영상으로 읽기 나와 또 다른 나 아무 때나 대체될 수 있는 컴퓨터 부품처럼 살기는 싫어. 나이가 쌓일수록 일상의 희망의 명암이 노안처럼 흐릿해져. 당당하게 내가 나를 마주하며 활짝 웃을 수 있었던 날이 언제였던가? 까마득한 옛날이려나... 어쩌면 추억이 장난친 환상일지도 몰라. 그렇더라도 연민의 시선을 던지지는 말아죠. 그 정도는 아니잖아. 언젠가 우리가 한몸이었던 때 기억나? 환상의 호흡으로 사실 그랬잖아. 아니면 우리들의 미래의 존재가 일기장에 끄적인 글귀인지도 몰라. 상상력이 발휘됐더라도 괜찮아. 뿌듯할 수 있어서 좋은 걸. 나와 또 다른 나는 열정적으로 거창하게 또는 소박하게 아니면 우아하게 또는 개털이 바람에 날리듯 거친 풍파를 헤치고 머나먼 바다로 항해했노라. 수면 위로 떠올라 때로는.. 2021. 1. 1. 15:56
[칼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창궐을 겪은 후 느낀점 10가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창궐을 겪은 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 점 10가지 1. 막연하게 선입견을 갖고 있던 선진국, 중진국, 후진국이라는 두리뭉실한 등급이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신종 바이러스 앞에서는 전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북미와 유럽 같은 선진국들은 그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과학과 이성을 기반으로 잘 다져진 사회 시스템에서 모범적으로 잘 대처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번 사태의 경우에는 선진국이나 중진국이나 후진국이나 특별히 안전한 곳이 따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치 현시대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예전의 전방과 후방과 외진 지역 같은 것이 따로 없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신종 바이러스 앞에서 특별히 강한 인종이나 민족도.. 2020. 4. 27. 14:35
[단편] ‘디에나’와 키스하기 ‘디에나’와 키스하기 얼마 후면 이사 가야 할, 이곳 옥탑은 내 삶에 있어서 적지 않은 페이지를 차지하고도 남는다. 거의 6년이라는 세월 동안 전망 좋은 단칸방에서 뒹굴었던 20대 후반의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추억이었다. 그 중에서도 바로 아래층 주인집에 사는 ‘디에나’라는 섹시녀(sexy girl)는 나에게 여자라는 존재에 다시 눈을 뜨게 만든 매개체였다. 내가 군대를 제대하고 몇 달 후에 죽어도 못 헤어질 것 같던 여자친구가, 회사 친구의 소개로 만난 어떤 녀석과 결혼한다고, 순수한 젊은이의 건강한 심장에 대못을 박는 일과 맞먹는, 끔찍한 통보를 듣고 실의에 빠져있던 시기에 이곳 옥탑방으로 이사 왔다. 옥상이라서 좋았던 점은, 밤에 방문 밖으로 나가면 캄캄한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는.. 2020. 3. 25.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