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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The Hunger Games: Catching Fire, 2013) 전작에서는 신선한 느낌의 세계관, '캣니스(제니퍼 로렌스 분)'라는 불굴의 소녀가장의 독보적인 매력, 현대의 치열한 경쟁사회를 은유하는 죽음의 서바이벌 게임이 영화의 매혹과 감동과 재미를 주었었는데, 이번 후속작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이런 요소가 익숙해졌기 때문에 감흥은 감소되었고 다른 것으로 관객을 매료시켜야 하는데, 판엠이 지배하는 12개 구역의 암울한 현실과 우승해서 생존한 두 주인공들에게 처해진 가혹한 처분을 시종일관 어둡고 상세하게 보여주고 후반부에는 한층 더 잔혹성과 교활성이 업그레이드된 헝거게임을 선사해주는데, 본래 이런 어두운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감상하는 관객에게는 그럭저럭 괜찮게 감상할 수 있었겠지만, 미국의 경우와 달리 한국의 일반 관객들에게 매우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해가 간.. 2014. 2. 2. 18:16
시절인연(北京遇上西雅圖, Seeking Mr.Right, 2013) '시절인연'의 한 장면 중국에서 나름 흥행했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고, 가볍고 활동적인 인물을 연기한 탕웨이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관심을 갖고 봤다. 스토리만을 따진다면 요즘 국내 젊은 관객들의 취향과 다소 거리가 멀다. 남주인공 프랭크(오수파 분)도 국내 드라마와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력남 스타일이 아니다. 전직은 중국에서 잘나갔던 의사였지만 현재는 미국 시애틀에서 불법 콜택시 기사를 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청렴결백한 조선시대 선비 같은 스타일이다. 게다가 애 딸린 이혼남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자상하고 가정적이고 학식있어 보이니까 현실적으로 이런 남자 스타일을 좋아하는 여자들도 없지 않을 테지만 아무튼 국내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다소 고리타분하고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물로서 그다지.. 2014. 1. 26. 13:13
그래비티 (Gravity, 2013) 2013년도에 가장 이색적이게 뜨거웠던 외국영화는 '그래비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소 시간차를 두고 나중에 관람했는데 소문 듣고 기대했던 것보다 감동의 심도는 낮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영화라는 매체의 표현력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충분히 치켜세워질 만했다. 떠들석한 만큼의 고도까지 감동의 질감이 도달하지 못했던 이유는 실질적으로 온몸으로 연기한 배우는 두 명 뿐인데 그나마 남자 조연은 오래 못 가고 여주인공 혼자 영화의 절반 이상을 이끌어갔으니 거의 우주 모노드라마를 한 것 때문도 없지는 않다. 게다가 스토리는 구체적으로 없다고 봐도 좋을만큼 단순하다. 일종의 어떤 긴박한 위기 상황에 인물을 내던져주고 어떻게 살아남는지 실시간 페이크 다큐멘터리 같은 스타일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기승전결 스토리.. 2014. 1. 20. 20:09
배를 엮다 (舟を編む, The Great Passage, 2013) 문뜩 제목의 낯설음에 끌렸다. 대개는 수식어와 주어로 영화제목을 정하는데 목적어와 술어라니. (국내에서는 '행복한 사전'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는데 여기서 '행복'은 넓은 의미로 해석해야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아주 없는 일도 아니지만 말이다. 또한 핑계지만 일본영화를 구해놓고도 언젠가부터 잘 안보게 되었는데(아마도 국내 영화와 방송물 중에 골라서 봐도 동영상 볼 여유시간을 다 보내기 때문), '오다기리 조'가 나온다고 하니까, 또한 이 영화의 원작소설이 일본 서점가 베스트셀러였다는 홍보문구도 나름 호기심을 유도했다. 1995년 출판사가 배경이다. 대형 출판사에 귀속된 작은 출판사(회사는 같지만 건물이 따로 떨어져 있다)에서 사전을 전문적으로 만드는데 베테랑이 고령으로 정년퇴직을 하게되어 후임을 선택하는.. 2014. 1. 17. 20:08
언어의 정원(言の葉の庭, The Garden of Words, 2013) 헐리우드에서는 비(rain)를 느와르 장르 전성기에 비장함, 비극, 우울을 암시하는 소품으로 많이 사용했는데, 최근에는 예외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영화 '노트북'에서는 강렬한 환희에 비가 사용되기도 했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에서는 정화, 순수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소나기'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한 여름의 장마가 주요한 소재로 사용된다. 도심공원에서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면서 사랑이 싹트고 깊어지는 매개체로서 장마가 중요하게 작용된다. 특이한 점이라면 적어도 영화속에서는 햇살이 찬란한 공기를 뚫고 또는 화사한 녹색의 나무를 가로질러 빗줄기가 부수수 내린다. 우울함이나 비장함이 아니라 순수, 정화, 안락함, 평온함, 내면적인 것으로 인도한다. 아마도 전 세계 애니메이.. 2014. 1. 12. 12:31
상속자들 (TV 드라마) 다른 드라마와 차별적인 요소라면, 초반에 해외 로케이션 LA 에서의 촬영에 나름대로 투자를 많이 해서 그림이 미려하게 나왔다는 점이 돋보였다. 영화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드라마에서 고화질을 담는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해서 이국정취를 화사하고 부드럽게 그려낸 점이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어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비록 인적이 드문 말리부(Malibu) 해변의 고속도로지만 항공 촬영을 많이 해서 마치 LA 를 배경으로 한 헐리우드 TV 미니시리즈, 예를 들면 '베버리힐즈 아이들'을 떠올려주는 느낌도 들었다. 필자가 국내 드라마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해외 로케이션이 들어있는 국내 드라마 중에서 항공 촬영 씬을 가장 많이 보여준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된다. 국내로 무대를 옮겨와서 김탄(이민호.. 2014. 1. 10. 16:09
결혼전야, 그녀가 부른다, 배우는 배우다 결혼전야(2013) 워낙에 홍보를 많이 해서 그런지 기대감만 높아졌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재밌게 감상할 수 있었다. 어떤 측면에서 로맨틱 코메디 컨셉 기획 영화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작품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상영 당시 트렌드와 궁합이 맞으면 수많은 관객에게 짜릿한 재미와 감동과 달콤함을 선사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차갑게 식은 피자를 먹는 느낌이 든다. 이 영화는 방금 출고되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피자쯤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엄청 재밌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멈출 정도는 아니었다. 엄청난 홍보에 따른 기대치를 낮추고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한다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결혼을 앞둔 여러 커플들이 나와서 나름 로맨틱.. 2014. 1. 2. 13:28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The Hobbit : The Desolation of Smaug, 2013) 판타지 장르에서 가장 흔하고 무난한 여행 플롯인데 전체 목표는 어떤 사람 (예를 들면 공주)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빼앗긴 옛날 왕국을 되찾는 것이다. 호빗 시리즈의 전편을 안 봐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점이 관객을 강력하게 몰입시키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라엘 국민들이나 유대인이 본다면 사뭇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흥미롭게 재밌게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았다. 이미 그 감흥을 충분히 즐겼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이어서 제작된 영화로서 (비록 스토리는 프로도의 모험 본편의 프로로그의 느낌도 없지 않지만) 세월이 다소 흘렀고 수많은 판타지 영화, 미드, 게임의 춘추전국 시대를 겪어오며 관객들이 차츰 지루해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 2013. 12. 20. 19:53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영화적인 테크닉은 자타가 공인하듯이 출중하여 감탄사가 나올 정도이고, 굵직한 배우들의 향연도 좋았는데, 아마도 그렇게 널리 흥행하지 못한 이유는 일부 껄끄러운 잔인한 장면이 있는 점도 있고, 관객의 취향 또는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는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체적인 이야기 자체가 요즘 국내관객들이 화려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즐길만한 대중영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장점을 말하자면, 어떤 장면을 보면 감탄과 부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영화적인 테크닉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만큼 자본과 시간을 투입할 여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장면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감독의 인내와 의지와 섬세함과 독창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준일 것이다. 단점을 말하자면, 개인적인 취향에 많이 기인.. 2013. 12. 17. 13:07
관상(2013) 무난하게 한국관객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도록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관객에게 인기있는 사극에 요구되는 몇 가지 공통적인 패턴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실존했던 왕이 주인공이면 좋고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왕이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주인공은 어떤 식으로든 왕에게 영향을 끼친다.주인공은 어김없이 유교적인 사상에서 크게 어긋나는 행동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또한 요즘 트렌드는 유교사상을 잘 지키는 인물을 남녀노소 불문하고 좋아하는 것 같다.비극적인 결말을 포함하여 안타까운 감정을 전달하면서 보편적인 생로병사를 포함한 메시지를 담는다. 비교적 인생무상 같은 서민적인 노장사상도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주인공은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이거나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실재로.. 2013. 11. 25. 23:53
톱스타 (Top Star, 2013) 영화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이 있다면 80-90년대 실제로 국내영화계 톱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배우 박중훈이 직접 메가폰을 잡고 감독을 했다는 홍보에 관심이 가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홍보를 그렇게 주도한 영향도 있지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배우 박중훈의 신선한 연출작이라는 것때문에 관심을 갖고 선택한 관객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놀라운 작품은 아니지만, 혹시나 했던 어두컴컴한 생각보다는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럭저럭 몰입해서 흥미롭게 재밌게 봤다. 만약 이 영화가 무명의 초짜 감독이 만들었다면 훨씬 치켜세워졌을 수도 있다. 대중영화 감독으로서 재능의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낙에 유명했던 박중훈이라는 배우의 후광이 남아있기 때문에 관.. 2013. 11. 13. 11:06
[다큐]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 (mankind: the story of all of us) KBS에서 방영했었는데 (2013.08.11 ~ 2013.10.19)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감상했다. 대개 한국인이 좋아하는 다큐 소재와 스타일이 있는데 그런 쪽은 아니다. 전 세계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주마간산으로 감상하기 좋게 만들었다.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와 장면 연출이 왠만한 영화 또는 미드의 한 장면처럼 보는 즐거움이 요긴했다. 총 12편으로 인류의 역사에서 주목할만한 사건 위주로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시간 관계상 특정한 선택 기준에 의해 제한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국에서 1차적으로 미국인 시청자를 위해서 제작했으니까 아무래도 미국의 역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세계사이다. 동양에서는 중국의 역사를 조금 추가했을 정도이고, 기독교에 관해서는 비중 있게 다뤘지만, 기타 종교 예를 들어.. 2013. 10. 23.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