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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홀리 모터스 (Holy Moters 2012) 세상의 모든 영화를 다 본 것은 아니라 단정할 수 없지만, 이런 형태의 영화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거의 하루 라고 볼 수 있는 시간 동안 주인공 오스카(드니 라방 분)는 리무진에 몸을 싣고 파리를 돌아다니며 일종의 미션들을 수행한다. 그런데 그 미션은 완전히 리얼리티라고 볼 수도 없고 어느 정도 판타지가 섞여있다. 이것은 얼마 전까지 드물게 유행했던 실시간을 보여주는 영화에서 한발짝 더 진보한 형식미라고 볼 수 있다. 실시간이라고 해서 거기에 보여주는 장면들이 반드시 리얼리티적일 필요는 없다는 형식미 말이다.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판타지를 내비치는 것은 아니고 논리적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판타지가 섞여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문뜩 떠오른 아이디어인데, 사극 또는 판타지 이야기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 2013. 2. 5. 18:47
회사원(2012) 개인적으로 감동과는 별개로 오락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선택할 때 이런 컨셉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혼돈과 질서가 공존하는 현대도시, 칼질보다는 총질, 보스나 왕은 조연이거나 배경이고 어떤 졸개가 주인공, 현대문명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은근슬쩍 비평해주는 센스의 메시지. 처음에 이 영화의 홍보영상을 봤을 때 매우 재밌어 보였었다. 겉으로 보기엔 완전히 흔한 보통회사인데 실상은 살인청부회사이고 이곳의 일개 회사원이 펼치는 이야기와 액션. 현대사회의 회사를 슬쩍 비판하는 메시지도 있을 것 같은 홍보문구... 간단히 말하면, 영화를 급조해서 만든 느낌이 들었다. 대사는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치더라도 이야기 자체가 덜 숙성된 느낌이 들었다. 겉으로 보여지거나 숨겨진 이야기가 훨씬 더 있어야 했다. 시나리오의 완성도.. 2013. 1. 26. 19:42
26년(2012) 26년(2012) 강풀의 원작 만화를 보지않고 영화를 봤는데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전달하려는 주제의식이 확연히 들어나보이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픽션이지만 매우 진지하고 묵직하고 처절한 분위기로 만든 것이 득이였을지 실이였을지 판정하기 힘들지만, 이 영화가 위로하고 싶은 관객층을 확실히 위로하는데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보여진다. 지금까지 '광주민주화운동' 관련해서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직접적으로 주제의식을 들어낸 상업장르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실화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닌 픽션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충분히 참신한 작품이였고 가치있는 시도였다고 보여진다. 초반에 애니메이션 시퀀스는 퀀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Kill Bill)'에서 사용되어진 것과는 전혀 다른 색채와 분위기지.. 2013. 1. 25. 22:37
도둑들(2012) 도둑들(2012) 2012년에 가장 흥행한 한국형 블럭버스터라고 말할 수 있고 재미라는 측면에서 수많은 국내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충분히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굳이 단점을 지적하자면 국내에서는 제법 큰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모난 돌을 너무 흥행을 의식해서 두리뭉실하게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최동훈' 감독의 이전 작품 '전우치'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다. 아무래도 초창기 작품 '범죄의 재구성(2004)' 같은 정교하고 오소독소한 구성이 돋보였던 영화를 다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충분히 이해는 간다. 흥행 때문에 다른 감독이라도 뽀족한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 깊은 감동은 없지만 - 이 영화의 목표는 액션 어드벤처라고 볼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 충분.. 2013. 1. 24. 19:49
투 로마 위드 러브 (To Rome With Love, 2012) 유럽을 대표하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여러 개의 로맨틱 러브 스토리를 종종 흔한 옴니버스식으로, 그러나 스파게티처럼 맛깔나게 비벼놓는 방식이 우디 앨런 감독의 최근 영화의 특징적인 기법일 것이다. 이것은 그의 작품 세계가 흥행성의 관점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꾸준히 계속 영화를 만들어왔지만 2008년에 '내 남자의 아내도 좋다(Vicky Cristina Barcelona)'부터 이런 기법이 두드러지게 사용되었다고 보여진다. 그 정점을 찍은 영화가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2011)'일 것이다. 전에 이 영화를 보고 너무 좋아서 감상글을 적으려 했었는데 때를 놓쳐서 말았다. 20세기 초에 전 세계 문화의 중심핵이었던 파리에 거주한 거장 예술가들.. 2013. 1. 16. 14:27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2011) 워낙에 유명한 원작소설도 국내에 번역되어 있고, 스웨덴에서 제작된 영화도 있는데, 최근에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만든 미국판 영화를 보았다. 영화 '렛미인(Let Me In)' 이후로 스웨덴 문화권 작품은 오랜만인데 비슷한 듯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좋았던 점은 전형적이거나 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이 평가 멘트 또한 너무 뻔하군.) 흔히 헐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패턴으로 펼쳐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힘겨운 예술영화라는 뜻은 아니고 확실히 장르영화의 재미를 제공하는 상업영화다. 전달되는 내용이 다소 많고 복잡해 보이기도 했는데, 전체적으로는 관객이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정도였고 화려한 액션이나 볼거리가 없는데도 흥미진진하게 보게 되는 재미 또는 매력이 있었다. 남자 주인공은 정직한 잡.. 2013. 1. 14. 19:12
용의자x(2012) 일본 원작을 본 적은 없고 순수하게 국내 영화만을 보고 적어본다. 개인적으로 처음부터 확연히 끌리는 영화적인 소재는 아니었다. 이야기 소재가 재밌어 보이지 않았다. 수학을 잘 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데 수학 천재 주인공의 활약상이라니... 기대감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높은 완성도를 느낄 수 있어서 감상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결말부분을 현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지나치게 신파적인 감상으로 늘어뜨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멜로 장르도 아니었는데 순수하고 깊은 멜로의 결말이였다. 그냥 립서비스는 아니고 주조연들의 연기가 좋았던 점이 영화의 높은 완성도에 큰 공헌을 했다. 특히 배우 류승범은 세월이 흘러 어느 덧 청춘 .. 2012. 12. 29. 12:23
본 레거시 (The Bourne Legacy, 2012) 국가를 위한 비밀조직들이 몇몇 있다. 이들 중 어떤 리더, 책임자들의 사소할 수도 있는 개인적인 잘못이 유튜브에 공개되는데, 이것이 빌미가 되어 적대국에 비밀조직의 정체가 노출되고 언론과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를 것을 우려하여 그 책임자와 관련된 몇몇 조직 자체를 아애 폐쇄시키기로 결정한다. 여기서 '폐쇄'란 '해고'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제거'를 의미한다. 이런 위협에 자신만의 능력을 백분 발휘하여 고군분투로 살아남는 황야의 외로운 늑대같은 영웅이 이 영화의 주인공 '제임스 본(James Bourne)' 또는 '5호(Five)'이다. 본명은 '애런(Aaron)'이다. 넓은 의미로서의 내용은 간단 명료하다. 조직의 쓴맛을 보란듯이 물리치고 살아남는 영웅 플롯이다. 세부적으로 차별성과 세련미는 작금의 현대문.. 2012. 12. 8. 09:27
[올해의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The Dark Knight Rises (Main Theme) 올해 2012년에 나온 영화를 모두 본 것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주목할만한 작품들은 놓치지 않았다. 올해는 유난히 출중한 국내 영화들이 많았고 장르도 다양했다. 단지 엄청난 관객수 동원에 대한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소위 작품성이란 관점에서 전체적으로 상향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적인 팝음악 K-Pop이 미국을 비롯 국제적으로 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전반적인 질적 수준이 팝의 본고장 미국, 영국, 일본과 비교했을 때 종이 한 장 차이 밖에 안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방식, 유통 경로, 마케팅 전략에 의한 흥행의 판도가 다를 뿐이지 음악 자체의 .. 2012. 12. 1. 19:15
프로메테우스(2012) 개봉 전에 기대한 것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여느 관객이 혹평을 한 것처럼 전혀 망작까지는 아닌 것 같다. 에일리언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개봉 전에 수많은 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주며 유혹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다. 진시황이 불노초를 찾아 사방을 헤맸듯이 생명 연장의 해법, 인류를 만든 외계인을 찾아 재벌이 직접 머나먼 우주 저편 슈퍼지구(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행성)으로 날아간다는 이야기는 미래에 충분히 있을 법해 보인다.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인류와 유전자가 동일한 타이탄 외계인이 지구인을 멸종시키려고 특별히 만든 일종의 유기체 병사(마치 스타워즈에서 클론 병사) 같은 것이 '에일리언' 괴물의 실체라는 설정이 그렇게 썩 매력적이지는 않게.. 2012. 9. 29. 18:04
아리랑(2012, 김기덕 감독 이야기)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전부 본 것은 아니지만 작년에 나온 '아리랑'을 포함해서 한두 편을 빼고 다 봤다. 요 며칠 사이에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으로 유교적인 관념이 깊게 베어있는 수많은 보수적인 한국사람들의 급호감을 받으며 제작된 TV 교양물도 챙겨서 보고 글을 적어본다. 영화 '아리랑(자신이 자신을 찍은 모노드라마 형식)'은 김기덕 감독 개인 자체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그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 영화였다. 오두막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그렇지만 100미터 전방에 작은 마을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사회와 담을 쌓고 격리되어 사는 것은 아니고) 기인이라는 꼬리표의 관점이 아니라, 과연 저렇게 사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날고기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 2012. 9. 18. 17:29
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 소문 듣고 기대한 것보다는 뭔가 아쉬웠지만 명성에 누가 되지 않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잘 만든 상업영화라는 생각이 든 것은 사실이다. 미국 만화 중에 슈퍼 히어로가 주인공인 영화 중에 잘 만든 순위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수도 있겠다. 또한, 영화 홍보사에서 다소 억지로 만든 느낌 나는 순위를 갖다붙이자면, 여러 명의 슈퍼 히어로가 주인공인 영화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참고로 이 순위에는 엑스멘(X-Men)처럼 원작에서 어떤 명의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것은 제외한다. 이것은 단일 슈퍼히어로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해보이기 때문이다.) 비록 만화가 원작이지만 어느 정도 현실적인 측면이 엿보였던 배트맨 시리즈와는 달리 어벤져스는 확연히 만화적이다. 먼 미래에 과학이 중력을 정복해서 -.. 2012. 9. 1.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