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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절은풍운(Overheard 2009) 2003년인가, 어떤 이유에선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무간도' 1편, 2편을 지금은 사라진 KBS2 토요명화에서 2주에 걸쳐 방영했다. 대부분의 영화처럼 홍보문구에 이끌려 호기심에 봤었는데 솔직히 엄청난 문화충격을 받았다. 요즘은 흔하지 않은 국내 성우의 더빙으로 인해 영화 자체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그 이후 문뜩 생각날 때 몇 번을 더 봤다. 보면 볼수록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특유의 감흥을 느낄 수 있었다. 현시대 아시아권 상업영화의 연출, 각본을 논할 때 결코 빼먹을 수 없는 존재감을 지닌 작품이라 말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1편과 2편을 좋아한다.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알려지기로는 두 형제가 공동 연출을 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1편, 2편은 맥조휘 감독이 연출했고, 3편은 유위강 감독.. 2012. 8. 26. 23:43
록키(Rocky, 1976) - 숨겨놓은 다른 메시지 어떤 영화 정보 프로에서 사운드트랙 관련 코너에 소개된 것을 얼핏 보고 문뜩 다시 감상했다. 록키(Rocky, 1976) 영화에 대해서는 익히 알려진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은데 그것을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필자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먼 옛날 텔레비전의 '주말의명화' 또는 '토요명화'에서 일 것이다. 그때는 나이가 어려서 그랬는지 몰라도 그다지 재미없게 봤던 기억이 난다. 거의 온 가족이 14인치 텔레비전 앞에 모여 봤는데 늦은 밤이었기 때문인지 중간에 졸았던 기억도 난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사각의 링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달리면서 훈련하는 장면, 막판에 생생한 권투시합 장면은 그 당시에는 굉장히 감동적인 장면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오늘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다.. 2012. 8. 20. 19:06
케빈에 대하여(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1) 영화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심리묘사를 영상으로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수작이었다. 요즘 같은 시류에 심리묘사를 비중 있게 다루는 영화는 흥행과는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는 내용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영상미적으로도 작품성을 탐구한 영화라고 보여진다. 메시지 적으로 예술 작품에서 흔하디흔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다룬다. 다소 극단적이고 사회적으로는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그만큼 감독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강조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어떤 형태의 강한 사랑은 그 외의 어떤 것도 하찮게 여기도록 만든다고 말하고 있다. 영화는 관객이 의문을 가지도록 만든다. "케빈은 어머니한테 저렇게까지 지독하게 왜 그럴까?" 영화의 끝에 가서도 예술영화답게 명쾌.. 2012. 8. 9. 22:46
헝거게임 (The Hunger Game) : 판엠의 불꽃 평범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20대의 감수성으로 펼쳐진 SF 세계관에 기존 체계의 룰을 깨는 영웅, 그것도 여전사 영웅의 전설 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한국사람 무시 하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최근에 국내에서 만들어져서 대박을 친 영화 중에 이런 류의 줄거리를 따르는 작품은 없었다는 것에 근거해서 말한 것뿐이다. 이것도 문화, 관습, 집단 무의식 등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일 뿐 이래야 좋다 저래야 좋다는 판단은 각자 개인의 몫이다. 트와일라이트 1편을 처음 봤을 때 현대적 감수성으로 20대 여성(엄밀히 따지면 10대 후반이지만)의 성장기를 잘 표현한 수작이라고 생각했다. 헝거게임은 또 하나의 여자 성장기를 표현한 수작이라고 생각된다. 두 작품의 차이점이 있다면 트와일라.. 2012. 8. 7. 22:45
도쿄공원(2011) 미스테리인 것처럼 출발하더니 그런 장르는 전혀 아니었다. 청춘 드라마적인 요소도 있지만, '어떤 독특한 사랑에 대한 드라마'가 가장 어울리는 간략화일 것이다. 일본 영화, 드라마, 소설 중에는 제목에 '도쿄'가 들어가는 작품이 많은 것 같다. 도쿄는 일본의 또 다른 일본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어느 덧 한국의 서울도 국제화된 도시라고 볼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지만 아직 도쿄보다는 덜할 것이다.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 인종의 측면에서 도쿄는 거의 동양의 뉴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도쿄는 일본인에게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또 하나의 우주일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도쿄에 크고 작은 공원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어떤 여인이 유모차를 이끌고 매일 다른 도쿄의 어떤 공원을 산책한다. 그 이동 경.. 2012. 8. 5. 20:27
후궁: 제왕의 첩 (2012) 여러 홍보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예상한 영화와 다소 달랐다. 에로틱적인 장면이 한국 영화라는 관점에서 괜찮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 영화의 전체 이야기가 잔혹내방정권싸움이었기에 고려될 수 있는 점이었다. 전체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한 마리를 겨우 잡은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제작자나 감독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관객들이 홀딱 반할 정도의 에로틱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뭔가 차별된 에로틱을 만들어 관객에게 재미와 감동 그리고 감상 후 남겨질 수 있는 의미를 주고자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차라리 재미라는 측면을 강조했더라면, 라는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 된 것 같다. 그래도 상업영화로서 대박은 아니어도 중박은 되었으니 점잖은 보통 관객을 어느 정도 사로잡은 .. 2012. 8. 5. 02:48
송곳니 (Dogtooth, 2009) 보는 관점에 따라 조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2009년에 그리스에서 만들어졌으니 홍보 문구 대로 독재정권을 비유한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영화의 표현이 그것에만 집중되어있지 않고 확장성도 염두해두었으며 노골적이지만 건조하고 딱딱한 성적인 표현이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요즘에는 별로 나오지 않지만 언제나 영화의 주요한 소재 중에 하나는 '탈출' 이야기였다. 억울한 누명을 썼던, 또는 그런 것에 관하여 확실치 않은 주인공은 어떤 철옹성 같은 감옥을 사력을 다해 탈출하는데 성공하는 내용이 영화의 전체 줄거리다. 왜 감옥을 탈출하는 이야기가 그렇게 많았을까? 우선, 겉으로 보여지는 이유, 감옥이라는 곳이 예전에는 정말 나쁜놈들만 수감되는 곳이 아니라 옳은 말을 하고도, 권력의 강권이나 제도의 허점에 .. 2012. 7. 30. 19:31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불과 몇 분만에 여주인공 정인(임수정 분)의 특징으로 내숭을 보여준다. 방금 전에 전화통화로 엄마한테 한국말로 줄줄히 속사포처럼 쏟아내더니 우연히 마주친 한국 남자의 호의에 비록 한국인이지만 '여기(일본)에 있는 동안 일본어만 쓰겠다고 결심해서...'라고 말하는 장면이 그렇다. 그러한 가벼운 내숭은 연애 때 여성의 특징이기도 하다. 정인이라는 여자의 특징은 평소에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순히 캐릭터의 특징만이 아니라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하는 주제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다. 인간의 뇌를 연구한 과학자들이 흔히 주장하는 말, 여자는 언어를 관장하는 부위가 남자보다 발달했고, 남자는 운동, 공간을 관장하는 부위가 여자보다 발달했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여자와 남자가 이 분류에 정확히 .. 2012. 7. 28. 00:50
돈의 맛(2012) 소재적으로는 최근 한국 영화 중에서 다소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고, 이야기적으로는 전형적인 것과 독특한 것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소재가 파격적이라는 것은 육체적 사랑 표현 수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같은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 알 수도 없는 상위 1% 종족(억 단위가 아니라 조 단위 황금연못에서 물놀이하는 종족)의 안방에 관한 비교적 적나라한 표현이 파격적이었다는 뜻이다. 모든 1% 종족이 이 영화에서처럼 산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 내면, 무의식은 어느 정도 닮아있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지금까지 이런 성격의 영화, 소설, 드라마를 보면서 알게모르게 학습된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인데 직접 볼 수는 없어도 대충 윤곽을 감지할 수 있다. '크리스찬 베일'의 '아메리칸 사.. 2012. 6. 23. 20:47
화차 (2012) 영화를 다 보고 제목이 '화차(火車)'인 이유가 얼핏 떠오르지 않았는데 영어 제목이 'Helpless'라는 것을 알고 바로 생각났다. 사고가 나서 차에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고 차안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사람이 살려달라고 소리치는데 근처에 있던 대부분의 보통 현대인은 달려가서 그를 구해줘야하나 말아야하나를 놓고 고민을 한다. 행여나 차가 폭발해서 자신이 큰 변을 당할 수도 있다고 본능적으로 자기보호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불이 붙은 차에 갇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처지의 사람이 이 영화의 여주인공 차경선(김민희 분)이다. 망망대해를 항해중인 어떤 유람선에서 고양이가 생쥐를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생쥐는 이제 죽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고양이는 생쥐의 뺨을 몇 대 후려치고는 그 자리를 유유히 떠났다. .. 2012. 6. 9. 00:27
은교 (2012) 소설을 영화화했을 때 대개 사람들은 다르게 느끼기 마련인데, 소설을 먼저 읽었느냐 그렇지 안냐에 따라 영화가 확연히 다르게 감상된다. 매체의 특성상 소설만의 장단점이 있고 영화만의 장단점이 있는데, 내 경우에 '은교' 원작소설을 안 읽어봐서 영화와 비교할 수는 없고 영화만을 놓고 봤을 때 잘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섬세하게 비교적 간결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작은 부분에 있어서 다소 아쉬운 점들이 눈에 띄기도했다. 현대 사회에서 터부시되는 관습을 깬 주인공이 비극적으로 끝나는 줄거리가 보편적 정서를 위해서는 옳은 선택이었겠지만, 현시대의 울타리를 뛰어넘지 못하는 대중영화로 완공될 수밖에 없는 멋진 육면체 빌딩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길을 걷다가 문뜩 눈에 띄는 건축물을 보고 '하! 근사하.. 2012. 6. 2. 19:15
우리, 사랑일까요 (A Lot Like Love, 2005) 며칠 전 TV 오락프로에 나온 출연자가 이 영화에서 사막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그런 연애를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서 찾아서 봤다. 두 연인들이 미국 서부를 여행하면서 겪는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상상하며 봤는데 그것은 전혀 아니었다. 사막을 잠깐 질주하고 별이 빛나는 달밤에 두 연인들이 꼭 껴안고 누드 사진을 찍는 장면이 나오지만 하나의 에피소드일 뿐, 전체적으로는 LA에서 세월이 흐름에 따라 꼬리의 꼬리를 무는 연애질 영화였다. 다만, 사막 누드 장면은 두 연인들에게 의미있는 찐한 장면이었다. 전체적으로 재밌게 봤다. 2005년에 나왔지만 지금 봐도 전혀 격세지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로맨틱 드라마였다. 이야기가 오밀조밀 짜임새도 있고 맞물리고 링크되는(복선 .. 2012. 5. 26.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