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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심리 묘사가 세련된 영상미의 수작 - 마크 오브 엔젤 (Mark of an Angel, 2008) imdb.com 찾아보니 벨기에 출신 감독이지만 영화 배경은 파리 근교인 듯 하다. 원제목은 L‘Empreinte de l'ange 이다. 그저께 KBS2에서 방영했다. 간간히 괜찮은 영화를 TV에서 볼 수 있어 좋다. 게다가 더빙이 되었기에 케이블이나 컴퓨터로 보는 것보다 한층 더 몰입된다. 이런 정도의 수작 영화를 수입해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공중파 방송국의 사회적 공헌이자 책임일 것이다. 헐리우드 영화, 국내 영화만을 틀어준다고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국내 독립 영화만을 틀어준다고 그것도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만들어진 저예산, 중예산, 뻔하지 않은 이야기, 식상하지 않는 영상기법이 사용된 영화들을(다큐도 포함해서.. 2008. 11. 17. 20:45
제목, 포스터의 기대감을 산산히 무너트리는 옛날 영화 - 지구가 정지한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1951년, 흑백) 드물지만 옛날 영화도 재밌는 경우가 있다. 이 영화는 예외다. 제목, 포스터만 보고 상상한 영상이 비록 1951년을 감안하더라도 산산히 무너진다. 따분하고 지루하고 긴장감도 없고 오직 냉전시대에 유행했던 메시지만 노골적으로 울려퍼진다. 이후에 수많은 SF영화, 만화에서 비슷한 메시지를 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현 시대와 1951년이 꽤 다른 시대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왜 이 영화가 유명한지 의문만 남는다. 영문 제목을 번역하면 '지구가 정지한 날' 또는 '지구가 멈추는 날'인데 영화를 보고 나면 제목이 몇가지 다른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구가 아직 존재하는 날'(소위 우주 경찰 로봇이 아직 지구를 침범해서 멸하지 않았고 맛뵈기만 보여줬으므로 지구는 아직(still) 존재한다(stood)). 또는 통.. 2008. 11. 17. 16:00
영화는 영화다 (2008, 국내) 김기덕 팀이 만든 영화답게 김기덕 기류가 전체적으로 흐른다. 그래도 확실히 상업영화스러웠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지루한 장면 생략 하고 간결하게, 살살 고조시켜서 결말에 이르고 비장미 흐르는 아이러니한 결말 맺고 크레딧 올라간다. 이런 느낌도 있을 수 있구나. 나름 괜찮고 재밌게 봤다. 소지섭의 연기가 근사하다. 어찌보면 함께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고 감독의 연출이 좋았기 때문에 더욱 돋보였다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소지섭하면 떠오르는 '슬픈 눈으로 남녀 홀리는 비장한 사나이'를 계속 연기하는 것도 경계해야할 것이다. 어쨌튼 이 영화에서는 성공적이었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영화를 망칠 정도는 아니다. 어찌보면 아쉬운 점 때문에 이 영화가 매력적으로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전.. 2008. 11. 6. 17:13
어떤 의미에서 최진실은 행복했다고 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진실이 한국 땅의 TV 연기자 중 최고였던 시대가 있었던 것은 진실이다. 한 시대를 화려하게 풍미했던 거물 여배우였다. 개인적으로 특정 대중 예술가가 불미스럽게 죽었을 때 적잖게 큰 대못을 가슴에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때는 커트 코베인(Curt Cobain, Nirvana 그룹 리더)이 자살했을 때다. 그 특유의 열정적인 노래와 사운드 창작물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니... 그 정도에 훨씬 못 미치지만 나 자신과는 직접적으로 상관없지만 최진실이 자살한 것은 인간의 삶, 세상, 역사, 문명, 성공, 행복, 존재론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어떤 의미에서 최진실은 행복했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지만 최진실은 자신의 평생 직업 분야에서 .. 2008. 10. 10. 21:46
굴레를 해탈하려는 맑은 청춘의 영상시 -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 2007 미국)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누구나 한번쯤 꿈꾸거나 계획한다. 벗어나고 싶다. 나를 둘러싼 이 모든 세속 굴레. 어떤이는 그 굴레를 행복하게 즐기며 수용하기도 한다. 어느 쪽도 정답일 수 있다. 이 영화는 벗어남을 아련하게 그린다. 탄탄대로가 보장된 젊은이가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모든 걸 버리고 무의 삶을 선택한다. 붓다가 그랬고 꽤 많은 명작의 단골 주인공이다. 이 영화 주인공 알렉스도 그렇다. 실화였다. 북미를 여정하는 헤르만 헤세 풍이다. 질풍노도 감수성이다. 문학적이다. 예술 영화 감수성이다.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다. 알렉스는 평범하지만 진실되게 사는 사람들과 만나서 인식의 성장을 이룬다. 주변사람은 잘 모르는 불행했던 자신의 과거도 어느 정도 치유된다. 낭만적이다. 이렇.. 2008. 10. 2. 01:56
감수성 영역을 청정구역 만들어준다 - 원스(Once 2007, 영국) 남들이 좋았다고 내게도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미루다 오늘 봤다. 소문보다 괜찮았다. 그리 깊지는 않다. 인적이 드문 산행에 떨궈졌다. 웬 여인이 떠준 약수물, 솔잎 안 건지고, 마실 때 느낌이다. 주변엔 사람 그림자 없고, 간간히 들짐승, 날짐승 울음, 울창한 숲 꿰뚫고 쾌속 가로지른다. 그 원시음은 개울소리, 바람소리와 뭉쳐져서 통키타 리듬과 보컬로 변한다. 명확한 영국 영어 밝음과 심플한 단문의 브리티쉬 모던 포크, very good. 깨어나니 해가 중천이다. 때로는 꿈 속이 더 좋다. 때로는 현실보다 영화속에서 살고 싶다. 먼 옛날, 영화와 그리 상관 없던 시절, 여러 사람 만나는 말단직업에 종사했을 때 고객과 점심하며 화재거리로 "Before Sunrise 재밌죠?" 라고 물었다. 젊은 여자 .. 2008. 9. 27. 15:45
고담 전설 영웅 화려하게 복귀 끝내준다. "내 파티 덕이지, 힛하하하" -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국외 2008) 세상 끝 침울한 지역 휘황찬란한 첨단도시, 시가지를 애워싸는 싸늘한 백주 대낮 이산화탄소 꿰뚫고 "빵!" 고담 묵시록 신호탄 터진다. 깜짝 어둠 파티 플래너, 불량 대붓 터치 화장발 형편없는 불청객, 불세출 사재 연금술 '소름 미소' 장착 난사 "힛하하하" 예민한 시민 피부에 닭살 콸콸 솟구친다. 지옥 연고지 절대악 팀 비장의 히스테릭 히든 카드 히스 레저 "조오우우커어, 힛하하하." 명문 재벌 출신 아웃사이더 성질머리 하고는 밤거리 품위 전도사 "모르면 고담시민 아니죠" 제대로 묵직한 천적 "조우커 뒤졌어!" 새 유니폼 직접 설계 주문제작 몸단장 배트맨 '고담 전설' 영웅 화려하게 복귀 끝내준다. 동에 홍콩 번쩍 아찔한 고공 점프 연이어 하이재크 '도련님 답군요' 서에 고담시 번쩍 '간만에 몸 좀 푼'.. 2008. 9. 9. 20:42
뒷담화 써진 망토 파랑파랑, 매미 꿈 몰고 한 여름 지구 밖으로 날아간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국내, 2007)' 들어나는 과거 실상 불쌍한 사람 어떻게 보면 잡는다. 화재 인명 구조, 장기 기증, 불특정 누굴 돕고 그런 그가 지구 떠난다. 진한 감동 전달 간절 소망 과해서 영상 다소 늘어졌다 술에 물 탔다. 영화적 환상 교차 실제론 이런것, 잔재미 괜찮지만 그다지 전체적 재미는 별로, '익숙해 식상스러' 그것보단 '연기력 연출력' 그럭저럭 '화장 진한 메시지 얼굴' 대츠 롸이트!(That's right!). 착하고 순수하고 '인간극장'스럽지만 숭고탑 치세울수록 그늘은 짙거나 넓어지는 법. 영화적 감흥은 땅거미 지는 하늘에 적란운되어 쾌청한 오후 후루룩 들이마신다. 꺼억! 젤 무스 땀 눈물, 앞 꼬랑지 머리카락 적시고 "열 까지 세면 슈퍼맨" 정말 날았더라면 응원했다. 지갑은 송수정(전지현 분)이 꼬랑지카락 뒤로 주.. 2008. 9. 1. 16:31
원조 적과 사투 쇼 펼쳤더라면 좋았겠다. 게임을 닮기 싫은 영화의 외침일지도 모른다. 긴장감 있다. 내 취향은 아니다. 괜찮게 만들 긴 했다. - 루인스 (Ruins, 2007, 미국) 소개 영상물에선 재밌어 보였다. 작가 '스티븐 킹'의 칭찬 릴레이도 언급 마케팅 됐다. 어떤 면에선 의미심장 머리카락 보인다. 아카데믹한 메타포 뭔가 느껴질랑말랑 한다. 영화적 재미는 소개 영상까지다. 그 이후는 찜찜하다. 누군가는 그게 좋았을런지도 모르겠다. 인체 잔혹 호러도 견딜만한 관객에겐 괜찮았을 듯 싶다. 이런 류 별로다. 내 취향 아니다. 주인공들이 무기력하게 패배한다. 너무 현실과 닮았을려나? 난 꿈꾸고 싶다. 영화 보는 이유다. 악몽도 간혹이라면 괜찮다. 단, 주조연 중 한 명은 구사일생해야 한다. 그래야 카타르시스 짜릿하다. 식상스러워. 고전적 패턴이야. 라고 비난 받아도 괜찮다. 근사하게 비튼 영화가 싫은 건 아니다. 이성은 이해한다. 마음은 오랜 습관을 그리워한다. 위급한 상황 발생한.. 2008. 8. 27. 00:45
찌그러진 갑옷 기사가 절대악 용에 붙잡힌 공주 구하기 - 추격자 (2008, 국내영화) 완전히 픽션이었다면 여자를 구하는 해피엔딩였을지도 모른다. 실화를 뼈대로한 픽션이라 끝내 여자를 구하지 못 한다. 용에게 붙잡힌 공주를 구하러 험난한 고행과 사투하는 중세 기사도 원형을 담았다. 자칫 다큐멘터리성 기록영화가 될 뻔한 소재를 ‘탐정+스릴러+호러’ 혼합하여 상업 장르영화로 출중하게 만들어냈다. 탐정물의 흔한 패턴을 선택하지 않았다. 초반에 범인이 잡힌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범행 증거를 한정된 시간내에 찾아내야하는 패턴도 아니다. 경찰이 그 일을 하지만 핵심 줄기보다 한단계 아래다. 녹슨 칼과 찌그러진 갑옷을 착용한 아웃사이더 기사(knight)가 절대악 용이 자신의 은밀한 성(castle)에 포획한 공주가 아직 살아있다고 혼자만 확신하고 한정된 시간내에 그녀를 구하려는 사투가 핵심 줄기다. .. 2008. 6. 29. 11:23
황진이(2007) - 정갈한 영상미, 몇% 놓친 연출과 내용 (2007년 11월 4일에 적었던 글. 문장을 조금 수정함) 관습적이고 피상적인 황진이 이미지로 관객을 즐겁게 해주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땅에서 황진이 모르면 간첩일 것이다. 요즘은 외국인 노동자, 며느리도 황진이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황진이 하면 얼핏 떠오르는 상상에서 다소 벗어난 내용이 아닌가 싶다. 영상미적인 측면에서는 정갈하고 아름답고 좋았다. 지고지순하고 절개있는 황진이 모습과 고급스럽고 깔끔하고 정교한 영상미는 찰떡궁합이었다. 다만, 시나리오 상의 내용과는 별개로 생략하면 더 괜찮았을 장면이 여러 개 눈에 띄였다. 가끔 카메라 앵글, 카메라 워크, 컷들의 연결과 배치가 전체적인 조화에 어긋나는 느낌이 들었다. 일반 관객이 한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에 영상미는 두번.. 2007. 11. 4. 21:30
러브 액츄얼리 :: 깔끔하고 담백한 사랑 꿈 (2007년 10월 3일에 쓴 글) 2003년 영화지만 최근 봤다. 모든 영화를 다 볼 순 없다.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미루다 며칠 전 보고 말았다. 로맨틱 영화를 싫어하지 않지만 잘 보지 않는 편이다. 잔혹한 공포영화를 보지 않는 이유와는 전혀 다르다. 로맨틱 영화를 보면 내 현실을 망각하고 로맨틱 상상을 나름 치밀하고 건실하게 꿈꾸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로맨틱 영화 10분의 1이라도 비슷하게 내 현실에서 일어나면 다행이련만... 로맨틱 영화 안경으로 상상한 꿈은 더 강렬한 씁쓸함으로 현실을 강타하기 때문에 아애 그 안경을 집어들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지 못 한다. 커피를 마시고 안 마시고, 술한잔 하고 말고도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힘든 .. 2007. 11. 3.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