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부인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Cherry Blossoms, 2007)
국내 제목을 보면 사랑을 그리워하는 이야기 같다. 첫장면을 보면 시한부 남편을 위해 일본 후지산으로 여행을 떠나는 독일 노부부의 이야기 같다. 중간도 못 가서 주인공처럼 보였던 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전에는 의식하지 못 했던 아내의 빈자리를 그리워하며 아내가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던 일본 후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마침내 할아버지도 세상을 떠난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인간의 궁극적인 고독이다. 그리고 죽음이다. 그때까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남편과 아내일 것이다. 부귀, 명성, 지위, 권력, 인맥, 친구, 자식 등은 지극히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개는 한계가 있다. 훈장, 인테리어, 덧없음이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존재의 외로움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아주 특..
2009. 2. 23. 18:23
현대적으로 가벼운 하드보일드 - 킬러들의 도시 (In Bruges, 2008)
인물, 서로의 관계, 배경, 소재, 이야기가 유럽 장르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하다. 현대적으로 고풍스런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볼 수도 있다. 다소 어리버리하고 보수적이고 세속적이지만 순수한 죄책감으로 괴로와하는 '레이(콜린 파렐 분)'와 사리분별이 있는 보통 현대인같은 '켄(브레단 글리스 분)'이 새로운 살인 오다를 기다리며 벨기에 도시 브루쥐에 일시 머문다. 고풍스런 유럽 배경이 짙게 깔려있지만 이야기, 장면, 대사 내용이 한국적인 정서와 먼 경우가 종종 있다. 단지, 킬러 직업인 치고는 간간히 유머스럽고, 스케일이 소박하고, 기독교 기반의 권선징악이란 점이 국내 관객에게 어필하는 요소다. 국내 제목과 콜린 파렐을 보고 근사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것이다. 아마도 국내 개봉관에서 흥행하지 못 ..
2009. 2. 18.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