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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방자전, 파괴된 사나이,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워킹 데드... 악마를 보았다(2010, 국내) 새로운 이야기를 시도했다는 것에 만족해야할 것 같다. 고어 장르를 무난하게 관람할 수 있는 관객에게는 그럭저럭 괜찮게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 했다. 사실 너무 잔혹한 장면들은 건너 뛰면서 그리고 중간 쯤에 계속 감상하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그만 봤기 때문에 정확히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아니긴 하다. 김지운 감독도 이 영화에서 연출, 촬영, 편집을 기존의 자기 것과 다르게 시도해보려고 했던 것 같다. 시도 자체는 좋았지만 이야기와 캐릭터는 둘째 치고 매력적인 영상미를 만들지 못 한 것 같다. 보는 중에 심지어는 '이거 정말 김지운 감독의 영상 맞아?'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내 생각에 김지운 감독의 영상미가 가장 좋았던 작품은 '달.. 2010. 11. 9. 19:33
맨 프럼 어스(Man From Earth, 2007) 연극적인 공간 배경에서, 달랑 오두막 하나, 연극적인 대사톤이 느껴지는 인물들이 대여섯명 등장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영화의 전부이다. 정말 재미 없게 보일 수도 있도 있지만, 인류학, 종교, 신화 이런 것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존은 스스로 10년 동안 재직했던 고고학 교수직을 사직하고 떠나려 한다. 동료들이 아쉬워 모여든다. 갑자기 떠나려는 이유도 궁금해서이다. 망설이다가 존은 자신이 '크로마뇽인'이고, 14,000년 동안 살았으며, 10년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이 늙지 않는 불사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 미리 미리 떠나는 거라고 고백한다. 동료들은 대부분 관련 분야 교수들이다. 호기심이 강하고 일단 들어보는 캐릭터들이란 뜻이다.(그래야 이.. 2010. 10. 10. 10:10
킥애스(Kick-Ass), 이끼(Moss) 킥애스(Kick-Ass, 2010) 만화적이면서 동시에 영화적인 스타일리쉬한 영상미가 인상적이었고 B급 정서의 캐릭터들과 스토리가 괜찮았다. 초반에는 흡인력있는 매력을 느끼지 못 했다. 그런데 '힛걸'과 '빅대디'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흥미로워졌다. 만약 이들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다소 미지근한 이야기가 됐을 뻔 했다. 힛걸을 연기한 '클로에 모레츠'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미국판 '렛미인(Let Me In)'에서도 뱀파이어 '애비(원작에서는 엘리)'를 연기했다는데 기대된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만화적이면서 B급 정서지만, 힛걸의 활약은 스케일이 크지 않으면서도 근사하고 재밌게... 게다가 은근히 감동까지 밀려오게 표현한 액션 영상미가 출중했다. 표현력이 신선하고 독특해서 좋았다. 슈퍼 히어로물이지만.. 2010. 10. 2. 13:07
인셉션 (Inception, 2010) - 중후하고 묵직한 세계관이 매력 그러나 대중 친화적인 장르 오락 영화는 아니다. 다분히 영화 전문가들이 손바닥이 벌개지도록 박수칠만한 영화다. 놀란 감독의 전작 '다크 나이트'의 충격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그런 느낌의 영화를 기대했었는데 다소 빗나갔다. 그러나 결코 좋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비록 영화 중반에 살짝 졸기도 했지만, 괜찮았던 후반부를 비롯, 영화 전체적으로 깔려있는 정서, 분위기, 느낌, 인물들의 개성 등이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세계관과 비주얼을 보는 재미가 좋았다. 다소 복잡하고 난해한 이야기에 감동받지는 못 했지만 매력적인 세계관, 분위기, 인물들을 보는 재미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처음으로 용산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봤다. 혼자서 봤다. 함께 갈 사람은... 현재로서는 내 자아 속의 나 .. 2010. 8. 4. 22:45
테이큰, 하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테이큰(Taken, 2008) 내용은 대중친화적인 추격물인데, 그 표현이 담백하고 심플하고 속도감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그 전개 느낌이 과거 프랑스 예술 영화 같다. 어떤 면에서 중년판 본(Bourne) 시리즈라고 생각된다. 현대적인 미니멀리즘 장르 영화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나름 인상적이어서 이 감독의 다음 작품을 찾아서 봤다. 다음 작품도 이 영화를 제작했던 뤽 베송이 했다. 이 영화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대박을 쳤기 때문에 뤽 베송이 서둘렀던 것일까? 아니면 뤽 베송이 자신의 스타일을 너무 앞세웠던 것일까? 기대했던 것보다 별로였다. 다음 작품은 테이큰에서 보여준 미니멀리즘하고 심플한 연출 스타일을 더욱 업그레이드한 작품이면 좋겠다. 하녀(국내 2010) 몇 년 전에 김기영 감독의 오리지널 하녀.. 2010. 7. 18. 22:55
에반게리온 2.22, 색계, MV: Mayonaise 에반게리온 2.22 기대 들었던 만큼 감동적이지 않았지만 훌륭한 애니인 것은 분명했다. 단지 개인적으로는, 전편인 에반게리온 1.11 이 더 직접적으로 감동적이었다. 이번 작품은 철학적으로 신화적으로 훌쩍 달려가 버렸다. TV 판에서는 거의 끝부분에 등장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었다. TV 판에는 없었던 여조연도 추가되었는데, 그 캐릭터는 다음 번 극장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같은 기대감도 들어서 다음 극장판도 단순히 TV판을 윤색하게 약간 수정한 수준을 넘어 새로운 작품일 거라고 관객을 유혹하는 것 같다. 그 캐릭터는 자신만만한 여자 에반게리온 파일럿인데 그럭저럭 매력적이다.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주조연 여자 캐릭터들의 특징들과 일맥상통한다. 자신만만, 억척스러움, 열정, 자신의 분야에 전문가에 버금가.. 2010. 7. 7. 21:32
아바타 2009 - 그림도 내용도 좋았다 어찌 하다가 이제서야 봤다. 어쩔 수 없이 기대를 하고 볼 수밖에 없는 영화였는데 결론적으로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이야기류 중에 포함되기 때문인 것 같다. 정서적인 느낌은 전혀 다르고 깊이감도 다소 떨어지지만 '다크 나이트(Dark Knight)'를 봤을 때에 비견되는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재편집해서 재개봉한다는 얘기도 들리던데 그때는 꼭 극장에 가서 봐야겠다. 옛날에는 혼자서도 극장에 가끔 갔었는데, 요즘은 그냥 집에서 보고 만다. 어떤 작품을 감상할 때 개인적으로 감동적이었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대개 그 영화 속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그렇다. 정말 할수만 있다면 판도라 행성에서 살고 싶다. 나비 족에 영원히 로그인 .. 2010. 6. 10. 02:15
크로싱(2008) - 한국판 '더 로드'의 감동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이 세상은 무엇이고 나는 무엇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했다 사라졌고 나 또한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다. 언젠가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분들과 영원히 헤어질 것이고 나 또한 누군가의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사람 중 한 명이고 그들과 영원히 헤어질 것이다.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 또한 무엇을 의미할까? 영화 초반에 어린 주인공 준이(신명철 분)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난 죽은 다음에 딴 세상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담고 있는 정서를 은유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 어떤 면에서 영화 '파이란' 같이 어두운 밤에 세상 끝의 절벽을 걸어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또.. 2010. 5. 8. 23:47
볼만했던 뉴문(New Moon)에서 인상적이었던 시퀀스 전편을 신선하고 인상적이게 봤었기에 뉴문도 기대했었지만 왠지 보지 않고 지나갔었는데 최근에 봤다. 흥행에서는 대박을 쳤다지만 별로였다는 반응도 많았기에 그다지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런대 생각했던 것보다 그럭저럭 괜찮게 재밌게 봤다. 원작의 신선하고 묘한 느낌과 순수하고 원초적인 에너지가 그럭저럭 살아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CG를 비롯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전편보다 훌륭했지만 정서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하락한 듯 했다. 본래 여자 주인공의 정서적인 성장과 순수한 사랑이 주요한 줄거리인 만큼 전편처럼 여자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할 줄 아는 여류 감독이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뉴문은 어떤 면에서 슈퍼 히어로물의 성장기편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현란한 기술이 다소 과하게 들어간 느낌도 들.. 2010. 5. 7. 00:06
셔터 아일랜드, 블라인드 사이드, 하프웨이, 페어 러브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 2010) 거장 감독에게 습관적으로 상상되는 영상미는 아니다. 고풍스런 집에 들어섰을 때 압도되는 중후함 같은 것은 희박하다. 영상미는 매우 신선하다. 연출, 카메라 워크, 편집의 협업이 매우 인상적으로 잘 진행된 듯 하다. 스코시즈 감독은 세월의 풍파에 맞서 변덕스런 세상의 바다를 제자들과 함께 항해해서 순항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도 어떤 젊은 제자의 영향이 진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름 신선하고 재밌었다. 캐릭터 설정이나 내용도 그럭저럭 흥미로웠다. 끝까지 화면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신들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럭저럭 수준급이었다. 영화의 결론이 내가 좋아하는 취향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설정이고 작품성도 훌륭했지만 그냥 개인적.. 2010. 4. 15. 00:50
전우치 2009 아쉬운 감이 있지만 재밌게 볼만 했다. CG 수준이 현재 시점에서 많이 떨어져 보였다. 자동차 같은 사물 CG는 그런대로 봐줄만 했지만 영화 '차우'에서도 느꼈던 것처럼 생명체 CG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관객들의 눈은 헐리우드 최고 작품에 길들여져 있는데, 그 수준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라도 돼야 '그림이 약간 모자라도 우리 정서가 들어간 작품이 좋지'하면서 관람 할텐데, 많이 아쉽다. 최근에 한국의 CG 기술 수준이 어떤 면에서 헐리우드 최고 수준까지 뒤쫓아 갔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순식간에 헐리우드는 저만치 앞질러 달아난 양상처럼 보인다. 영화의 컨셉은 요즘 10대 20대 관객층이 좋아하는 유형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일본 애니 '원피스'의 분위기를 닮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 2010. 3. 24. 11:20
시리어스 맨 (A Serious Man, 2009) 풍자하는 의미가 들어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고 블랙 코메디라면 재미라도 있었겠지만 그렇지도 않고 보는 내내 어려웠다. 그래도 살아있는 거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감독이 만들었고 올해 아카데미 상에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었으니까 끝까지 봤다. 중산층 유대인 중년남이 주인공이고 이야기도 유대교와 깊게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미국 영화계의 자금줄을 장악하고 있는 유대인의 입장이라면 흥미로울지 모르지만, 나같은 평범한 한국인이 보기에는 난해하고 지루했다. 코엔 형제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유대인이고 자신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것들도 많을 것이므로 영화를 만들면서 흥미로웠겠지만, 나에겐 심각하게 재미 없었다. 그나마 흥미로운 에피소드 하나는, 주인공 교수에게 학점을 올려달라며 돈을 건네는 한국 대학생이.. 2010. 3. 22.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