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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나인 하프 위크 (Nine and a Half Weeks, 1986) 예전 영화를 감상할 때는 항상 그 영화가 만들어졌던 그 시대상을 어느 정도 머리 속에 깔아주고 감상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는 1986년에 만들어졌는데 요즘 시대 관점에서 그렇게 야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는 영상미지만(오히려 준수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 당시에는 충분히 사람들을 극장으로 유혹할 만한 선정적인 영상미였을 것이다. 필자는 그 당시에도 못 봤고, 나중에 비디오로도 못 봤고, 최근에 풀타임으로 감상했는데 아무래도 영화의 여러 요소를 생각하며 감상하다보니까 그런지 몰라도 그 나름대로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킬링 타임용 싸구려 에로틱 영화는 아니었다. 명작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1980년대를 대표할만한 일정 수준을 갖춘 에로틱 로맨스 영화임에는 자타가 .. 2016. 2. 18. 20:16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2015) 언젠가 봤던 '하나와 앨리스(2004)'의 프리퀄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확연히 놀랄만한 사건이 발생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관객은 그런 컨셉의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이와이 슌지 감독의 전작을 통해서 충분히 숙지하고 감상 했으리라. 쉽게 말해서 두 여주인공 하나와 앨리스가 어떻게 만나서 둘도 없는 친한 친구가 되었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제목에 살인사건이 있어서 뭔가 스릴러 장르의 호기심을 자극할지도 모르겠지만 딱히 아니라고 말하기도 뭐하고 전적으로 그렇다고 말하기도 뭐하다. 학생들의 아기자기하고 소소하고 순수한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깔려있다. 아마도 이 영화는 현시대 십대 관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을 위한 작품일 것이다. 그들의 먼 옛날 어렸을 때 순수했던 학창시절에 대한 향수.. 2016. 2. 9. 17:17
내부자들 (Inside Men, 2015) 얽히고 섥힌 내용을 영화적으로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듬어지지 않은 어수선함도 있지만, 작은 장면에도 인상적이고 재밌는 대사를 넣는 센스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역동적인 굴곡을 갖춘 이야기 골격이 흥미진진했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주요 인물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이 영화처럼 이야기와 여러 인물들이 매력적인 존재감을 이렇게까지 야무지고 균등하게 배분되어 완성도를 이뤄낸 국내영화도 흔치 않을 것이다. 또한, 구린내가 나는 정치인, 경제인, 공권력(이 영화의 경우에는 흔히 사용되는 경찰이 아니라 검찰), 조폭, 매스미디어(이 영화의 경우에는 흔히 사용되는 방송사가 아니라 신문사 논설의원)의 어두운 비리를 다루는 영화가 요즘 시대에 제작되는 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대중들의 관심이 과거에 비해서 줄었기 .. 2016. 1. 25. 18:43
대호(The Tiger, 2015) 이 영화를 요즘 시대 트렌드와 흥행성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평가해보면 그렇게 좋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짠 하는 감정을 느낀 것이 괜찮아서 감상글을 쓰게 되었다. 아무래도 이런 인물들과 이야기의 결말은 80년대 이전의 영화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요즘이라고 전혀 없지는 않지만 옛날에 훨씬 많았다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은 한 번도 보지 못 했던 추억의 옛날 영화를 그때와는 많이 다른 요즘이라는 시대에 감상하고 그 시절에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던 그 어떤 감상을 느낄 수 있어서 괜찮았단 얘기다. 그런 패턴이란 뭘까? 일단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무겁거나 장엄하거나 진중하다. 하나 더 추가하면 서정성도 무시 못 한다. 주인공.. 2016. 1. 21. 17:57
러브, 로지 (Love, Rosie, 2014) 남녀 사이에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고 절친의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통속적인 소재로 수많은 로맨스 스토리 작품이 만들어졌는데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여전히 재창작되고 재해석되는 것을 보면 그 정답은 아무도 모르고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처럼 결과를 확인해볼 때만 비로소 알게 되는 섭리인 것 같다. 여주인공 '로지(Rosie, 릴리 콜린스(Lily Collins) 분)'와 남주인공 알렉스(Alex, 샘 클라플린(Sam Claflin) 분)는 죽마고우였고 각자의 사랑과 삶을 깊게 상담해줄 정도로 절친이었다. 마침내 그들의 우정이 이길까 사랑이 이길까? 그런데 영화는 그렇게 심플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원작 소설이 영화화될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로지.. 2015. 10. 23. 20:04
뷰티 인사이드 (The Beauty Inside, 2015) '김우진(여러 남녀 배우 분)'과 '홍이수(한효주 분)'라는 두 남녀가 주인공인데, 초반에는 남자가 주인공의 무게감이였다가 끝으로 갈수록 여자가 주인공의 무게감이였다.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를 마치 '시간 여행자의 아내' 처럼 로맨스 장르에 사용했는데 액션이나 스릴러 장르로 만들었어도 그 나름대로 흥미로웠을 것 같다. 또는 로맨틱 코메디 장르도 괜찮았을 것이다. 아무튼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전달하는 로맨스 느낌은 순수하고 지고지순하고 달콤하고 매혹적이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다소 미지근하고 속도감이 느렸던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후반부에 뭔가 하나 더 로맨스의 긴장감을 고조시켜주는 사건이 없어서 다소 아쉬웠다. 남주인공 김우진은 18살 생일 이후부터 매일 전혀 다른 남자 또는 여자로 변한다. 아침에 일.. 2015. 9. 26. 19:49
무뢰한 (The Shameless, 2014) 솔직히 이야기는 쉽게 흡수되는데 인물들에 대한 것은 쉽게 흡수되지 않는 작품이다.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멈출 정도로 매력이 없지도 않았다. 그 어떤 정형화되지 않은 신선하고 모호한 매력이 있었다. 다만, 그것이 필자의 취향 범주에 속하지는 않지만, 상업영화적인 요소를 수용한 예술영화가 어떠해야 하는지 그 방법론을 살펴보자면 괜찮았다고 생각된다. 인물들을 보면서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김혜경(전도연 분)은 박준길(박성웅 분)을 얼마나 믿고 진심으로 사랑했을까? 김혜경은 정재곤(김남길 분)에 대한 폭발(칼침)이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해서 분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단지 미래를 꿈꿨던 연인 박준길에 대한 보복일까? 아니면 자신의 삶의 주변에 그림자처럼 달라붙어서 그의.. 2015. 7. 5. 16:50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Mad Max: Fury Road, 2015) 먼 옛날 매드 맥스 시리즈 중에서 필자가 극장에서 봤던 것은 3편이었다. 그 당시 유명한 팝스타 '티나 터너'가 악의 도시의 지배자로 출연했었다. 나중에 1, 2편을 봤는데 확실히 3편에서는 헐리우드적인 느낌을 많이 수용한 듯 보여진다. 마치, 스타워즈 에피소드 6편과 비슷한 분위기가 있다. 관객을 많이 끌어모으기 위해서 어린이 관객을 많이 의식한 듯한 인물, 장면을 주요하게 활용하지만 그로 인하여 본래 하드코어적인 까끌한 맛이 떨어졌고 달짝지근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조지 밀러 감독의 절친이자 제작자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에 3편을 중도에 포기하려고 했고 부득이하게 다른 감독이 참여해서 공동 감독 작품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쩐지 헐리우드 가족영화 느낌이 .. 2015. 6. 26. 16:41
위나 (Weena) - 타임머신 (The Time Machine, 1960) 중에서 어렸을 때 'KBS 주말의 명화'에서 유명한 영화 평론가의 코멘트를 오프닝으로 듣고 이 영화 '타임머신(The Time Machine, 1960)'을 감상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아마도 흑백 브라운관 TV로 봤었던 것 같다. 당연히 화면크기도 작았고 화질도 별로였는데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이 영화의 영상적인 단점을 감춰준 것 같다. 최근에 구해서 본 바로는 특수효과 중에 다소 엉성하거나 조잡한 부분도 적지 않다. 다만, 이것이 흑백 브라운관 TV 또는 컬러 TV 라고 하더라도 요즘처럼 선명하지 않았을 테니까 구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옛날 TV에서는 미래 시대의 지하 동굴에 사는 '몰록' 종족이 무섭고 흉측했는데 지금 선명한 화질로 보면 거의 '모여라 꿈동산(미국으로 치면 '세서미 스트릿(Sesam.. 2015. 6. 17. 10:31
화장 (Revivre, 2015) 먼 옛날에 종로 단성사 극장에서 '서편제'를 봤던 때가 몇 년 전 같은데 꽤 많은 세월이 흘렀다. 아무튼 임권택 감독의 영화 하면 얼핏 떠오르는 영화가 '서편제'이다. 그 다음으로는 개인적으로 그림 그리는 것에 관심이 있으니까 그런지 몰라도 '취화선'이 떠오른다. 지금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니까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서 자각하지 못 했던 옛날에 동시상영 3류 극장에서 '티켓'을 본 것도 생각난다. 그 외에 '태백산맥', '장군의 아들' 등이 생각난다. 아무튼, 토속적이고 민속적이고 전통적인 소재와 주제를 다룬 영화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그렇지 않은 영화도 있지만 말이다. 영화 '화장'은 초반에 다소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몰입해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끝까지 가서 괜찮은 감상이었다라는 생.. 2015. 5. 1. 10:37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Fifty Shades of Grey, 2015) 이 영화가 국내에서 기대했던 것 만큼 흥행하지 못한 이유는 아마도 국내 관객은 또 다른 '색, 계(Lust, Caution, 2007)' 영화 또는 그 만큼의 수위를 기대했었는데, 그것에 못 미쳤기 때문인 것 같다.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아마도 요즘시대 10대 (또는 20대) 여성 관객 취향에 적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기는 학생들 소꿉장난 같고 강렬하지도 숨을 멋게 하는 장면도 없어서 많은 국내 남자 관객들이 김빠진 콜라 같다고 느꼈을 것이다. 국내 여성 관객의 경우에는 장면이 문제가 아니라, 남주인공 '그레이'가 이런 장르의 영화에 빠져들 정도로 강한 매력을 풍기지 않았기 때문일 것 같다. 남주인공은 보통 한국 로맨틱 드라마에서 매우 인기를 끌었던 타입은 아니다. 이 영화가 기존의 이런 장.. 2015. 4. 10. 14:28
라스트 콘서트(The Last Concert, 1976) 어느날 문뜩 어디선가 흘러들려와 필자의 귀를 점거한 낯익은 피아노 선율, 먼 옛날 TV에서 '주말의 명화' 또는 '토요명화'로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고, '그 영화 다시 보고 싶네.' 라고 생각했었지만 소용 없었던 최근의 어떤 날이 있었는데, 그 날은 못 보고 어제야 비로소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감상했다. 처음에는 너무 뻔하고 친숙한 남녀 주인공 캐릭터들이어서 실실 웃게 만들기도 하고 실소가 나오기도 했는데, 전매특허 같은 아름답고 이국적이고 화사하고 몽환적인 영상미에 빨려들어가서 마침내 고전적인 신파 로맨스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 옛날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밤 늦게까지 브라운관 TV 앞에 머물렀었고(감상했었고), 어렴풋이 떠오르는 이미지는 '화사한 햇살 아래 해변을 거니는 연인들, 둘 중 한 .. 2015. 4. 9.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