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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극장 상영중일 때는 안 봤고,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었던 저화질 영상으로 감상해서 본래의 작품성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기에 참고 기다렸다가 최근에 고화질이 풀리자 마침내 마음을 가다듬고 감상했다. 먼저, 이 영화를 한국에서 1천만 관객이 봤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의외라는 놀라움이다. 지금까지 소위 초대박을 쳤다고 볼 수 있는 1천만 관객 고지를 넘은 영화는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영화들이었다. 영화 본연의 깊은 작품성과는 무관하게 한국 사람 특유의 기질이나 관습이나 취향에 잘 맞았기 때문에 1천만을 넘었다는 분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 시대에는 대기업 극장주들이 작정하고 어떤 영화를 전략적으로 전폭적으로 지지하느냐에 따라 흥행이 결정되기도 하지만, 그렇더라도 보통 한국인들의 .. 2015. 4. 5. 19:00
버드맨 (Birdman, 2014) '버드맨'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고나서 관심을 갖고 봤다. 작품상 후보작들 중에서 다른 작품은 아직 못 봤고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 2014)'만을 봤고 깊은 감동을 느꼈었는데, 그것과는 감동의 질감이 다르지만 충분히 재밌었고 작품성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버드맨에게 작품상을 주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최근뿐만 아니라 대개 여러 영화제에서는 '어떤 스토리이냐'를 중점적으로 따져보는 경향이 강한데, 그 이유는 CF, 뮤직비디오, 게임 오프닝 동영상이 잘하는 현란하고 다이나믹하고 풍요로운 영상미를 심도있게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 영화 장르에서 파고들어봐야 세속적이거나 흥행위주의 (어떤 영화도 흥행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느낌만 들기 때문에 평가절하되는 편이었을 수도 있는데,.. 2015. 2. 28. 19:04
명량 2014 2014년 국내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니까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었다. 강한 이끌림에 의해서 봤다기보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봤다고 하니까 정말 특별한 뭐가 있나, 하고 호기심에 봤다는 말이 더 옳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우려했던 것처럼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놀라울 정도로 출중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현시대 한국의 영화 제작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런 대규모로 이런 퀄리티까지 만들어냈다는 점에는 칭찬할 만하다. 아무튼 기존의 한국 작품들 중에서 대규모 해전을 이렇게까지 풍부하게 다뤘던 작품은 없었기 때문에 한국 영화의 발전에 확실히 일조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냥 순수하게 객관적인 입장으로, 필자가 한국 사람인 것을 떠나서 한국 영화에 주관적인 애정을 담지 않고 영화의 작품성을 평가하.. 2014. 12. 21. 19:33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국내 제목만 봐서는, 불교 관련 다큐멘터리같은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이 영화를 망설임없이 보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데이빗 핀처 감독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그가 만든 작품들을 보면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만 북미에서는 그럭저럭 흥행에 성공적이었고, 무엇보다 데이빗 핀처 감독만의 독특한 세련미를 느낄 수 있어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감상하게 되었다. 물론 베스트셀러 원작소설의 뛰어남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이 영화에는 흥행에 성공했던 다른 영화들과 차별되는 그 어떤 세련미가 들어있다. 이 세련미는 디즈니적인 무엇도 아니고 헐리우드 대박영화의 전형적인 무엇도 아니고 한국인 특유의 보편적인 감수성의 무엇과도 전혀 다른 무엇이다. 게다가 그 세련미가 수많은 인간에게 그렇게 좋은 양질의 비타민이라.. 2014. 12. 18. 14:12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 쇼 2014 (Victoria's Secret Fashion Show 2014) 필자가 처음으로 '빅토리아 시크릿' 이라는 미국에서 꽤 유명한 속옷 전문 회사가 있다는 것을 들은 것은 8년 정도 전이었다. 미국 LA에 여행 겸 몇 달 동안 헝그리하게 살아본 적이 있는데, 그때 옆방 사는 청년의 여자 친구가 '자바 지역'(LA에서 많은 한인들이 옷장사를 하는 지역으로 한국으로 치면 규모가 아주 작은 동대문 상가 같은 느낌. 그 지역을 두리뭉실하게 '자바'라고 부른다고 들었다)에서 의류 디자이너로 일했는데 그래서 그 업종에 대해 좀 알고 있던 그 청년과 함께, 야자수 꼭대기로 기어올라가는 팔뚝만한 다람쥐가 더 이상 놀랍지 않고 귀뚜라미들 합창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는 어느 늦여름 밤, 파라솔에 앉아 캔맥주를 마시며 문뜩 필자가 '속옷 전문 인터넷 쇼핑몰을 하면 잘 되지 않을까?'라고 .. 2014. 12. 14. 12:14
메이즈 러너(The Maze Runner, 2014) 스토리와 메시지는 흔히 예상되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관객에게 긴장감과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유도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롭게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헐리우드 영화에는 심심찮게 이런 소재의 영화가 발표된다. 어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폐쇄공간 속에 주인공과 사람들을 가둬놓고 그곳을 죽기살기로 탈출하게 하는 이야기, 마치 새장 속을 탈출하는 새들처럼, 생각해보면 가끔 심심찮게 등장하는 감옥탈출 이야기의 현대적 변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메시지적으로 봤을 때 기존질서체계의 틀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라는 메시지가 표현되어 있는데 이것도 서구문학 또는 헐리우드 영화에서 심심찮게 자주 사용하는 메시지이다.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설령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하라고 말하는 사.. 2014. 12. 4. 19:16
스타워즈 7 티저 1 (Star Wars Episode VII Teaser) 우연히 '스타워즈 에피소드 7 티저 트레일러 1(Star Wars: Episode VII - The Force Awakens Official Teaser Trailer #1)'를 봤는데(아래 유튜브영상), 머리카락이 쭈뼜하게 서는 닭살돋음을 느꼈다. 영화 티저만을 보고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문데 말이다. '엑스윙'과 '밀레니엄 팔콘(천년매호)'이 날아가는 두 장면에서 그랬다. 영화가 나와봐야하겠지만 '엑스윙(X-Wing)'이 비행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라 미니어처로 제작됐던 에피소드 4, 5, 6 때의 디자인 감각 느낌으로 (어딘지 모르게 아날로그 감성의 디자인으로 제작되었고) 마치 일본의 명작 애니메이션 '극장판 마크로스(Macross)'에서 발키리 전투로봇이 지구의 해수면 위로 물보라.. 2014. 12. 3. 19:53
다우더 (Daughter, 2014) 배우 겸 감독 겸 미술 음악 아티스트 구혜선이 감독한 영화를 거의 다 봤는데 이번 작품 '다우더'는 의욕이 너무 앞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타급 여배우가 자신만의 목표가 있는 예술을 창작해가고 있는 것은 매우 칭찬받을 만하다. 남자도 하기 힘든 일을 여자가 잘 해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다만, 작품의 어떤 요소가 아직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만큼 무르익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또는 여러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어떤 교집합 포인트를 잡지 못했을 뿐일 수도 있다. 문뜩 드는 생각에 구혜선 감독의 깊은 곳에는 아직 감수성이 짙은 소녀 같은 취향의 집, 마을, 이상향 같은 것이 있고 그곳에 사는 본인이 좋아하는 어떤 특징적인 인물들이 있는데 그것을 솔직하게 확연하게 겉으로 들어내기를 꺼.. 2014. 11. 30. 19:27
씬 시티 : 다크 히어로의 부활 (Sin City: A Dame To Kill For, 2014) 오래 전에 전작을 본 것 같은데, 나름 신선하고 짜릿하게 봤었는데, 이번 작품은 향상된 비주얼과 영상미는 인상적이었지만, 이야기 자체가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이런 액션 영화에서 흔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보편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었다. 만화적인 비주얼이니까 실사영화와 달리 좀더 잔혹한 표현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파리 목숨처럼,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저승으로 보내지는 잔혹한 장면들이 이 영화 속 비정한 도시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지만, 비록 그들이 악당 보스의 잔챙이들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많이 잔혹하게 죽여지니까 (앞 장면에서 잔챙이들의 악질 범죄가 구체적으로 보여지지 않았는데 그렇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 영화 속 주인공이 착한 놈인지 적어도 이야기를 따라가며 공감하.. 2014. 11. 23. 15:49
비우티풀(Biutiful, 2010) 언젠가 봐야겠는데, 라며 미루고 있다가 최근에야 비로소 봤다. 아마도 '하비에르 바르뎀' 배우는 미국인이 아니면서 전 세계적으로 헐리우드 스타 못지 않게, 게다가 깊고 폭넓은 연기력까지 인정받는 남자 배우 톱10에 들어갈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한번 더 그의 깊은 연기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시작부분과 끝부분에 약간의 트릭을 사용하는데, 보통 관객은 십중팔구 어떤 상황이라고 상상하게 되기 마련인데, 영화의 끝에 가면 그런 것이 아님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깊고 잔잔하고 뭉클한 감동까지 느끼게 된다.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기 보다는 일종의 다소 무거운 내용의 '인간극장'을 영화화한 것 같은 느낌도 있다. 그러나 어느 사건과 장면에서는 확실히 영화적이고 픽션이기에 가능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 2014. 11. 21. 18:42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2014) 히어로물을 많이 다루는 '마블(Marvel) 코믹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지만, 홍보 문구만큼 완전히 새로운 히어로물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B급 정서 스타워즈의 외전' 쯤 될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히어로물'에 속하지도 않을 것이다. 주인공들은 출신지가 다양한 용사들이지 초인적인 인격체는 아니다. 게다가 무엇보다 그들의 가치관과 행동은 흔히 볼 수 있는 영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넓은 의미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영웅이야기 범주에는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굉장하게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나름 재밌었다. 리얼리티는 많이 떨어지고 아주 만화적인 설정이지만 너무 익숙한 가치관의 영웅들이 아니어서, 너무 많이 봤던 행적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서, 비록 전체적인 줄거리는 당연히 예상하는 .. 2014. 11. 20. 19:42
나의 독재자 (My Dictator, 2014) 나름 기획을 철저히 하고 정성을 쏟아부어서 제작한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이 영화가 여러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데 실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 첫째는 인물과 이야기가 요즘 시대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었고, 둘째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펼쳐서 보여주는 그 형식미가 다소 구식이여서 지루함을 증폭시켰다. 추가로,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다소 모호했고 그 모호함이 관객들로 하여금 재미 또는 감동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데 방해가 되었다. 혹시 이런 윤곽인가? 아니면 저런 흐름인가? 아니면 그런 분위기인가? 라는 생각이 들며 어느새 영화가 끝났다. 영화 홍보물에서 배우들이 나와서 영화에 대한 짧은 소개를 했을 때, 나름 재밌어 보였다. 그러나 그때 얼핏 떠오른 이야.. 2014. 11. 18. 20:41